빚더미 수협, 직원들은 억대 연봉잔치... 직원 13%가 억대 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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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더미 수협, 직원들은 억대 연봉잔치... 직원 13%가 억대 연봉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8.10.25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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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5000억원 공적자금 줬더니 자신들 주머니만 두둑 챙겨(?)... 수협 "장기근속자가 많고 호봉제 때문"
▲ 수협이 국민 혈세로 조성된 1조5000억원대의 공적자금을 수혈 받고도 직원들이 억대 연봉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국회 국정감사에서 방만경영에 대한 강한 질타가 쏟아졌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수협(수협중앙회, 수협은행 등)이 1조5000억원대의 공적자금을 수혈받고도 임직원들이 억대 연봉잔치를 벌이는 것으로 드러나 국회 국정감사에서 질타가 쏟아졌다.

수협의 억대 연봉잔치 논란은 해마다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라 되풀이되고 있는 단골 메뉴다.

수협 쪽은 억대 연봉자가 많은 것에 대해 장기근속자가 많고 호봉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국회 농해수위 민주평화당 김종회 의원(전북 김제·부안)이 25일 수협중앙회에서 받은 국감자료에 따르면 수협중앙회는 정부로부터 1조5000억원의 공적자금을 수혈받았지만 지난해까지 상환한 돈은 고작 127억원에 불과하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 수협중앙회의 누적결손금은 1997년 851억원, 1998년 3551억원, 1999년 4442억원, 2000년 9887억원으로 해마다 급증하며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했다.

이에 정부는 예금자 보호와 어업인에 대한 정책자금 지원 업무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국민 혈세로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정부는 2001년 4월 26일 1조1095억원을 시작으로 그해 12월 31일 486억원을 지원했으며 수협은행에 총 투입한 공적자금은 1조1581억원이다.

그리고 매년 수산예산의 10%가 넘는 2000억원대(2018년 기준 2700억원)를 지원해 오고 있다.

그러나 수협중앙회가 지난해까지 정부에 상환한 돈은 127억원에 불과하다.

수협의 계획은 오는 2028년까지 공적자금을 갚겠다는 입장이지만 해마다 수백억, 수천억원을 갚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우리은행 등 공적자금을 받았던 제1금융권 4개 은행 가운데 지금까지 정부의 공적자금을 갚지 못한 곳은 수협 뿐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수협은 억대 연봉잔치를 벌이며 자신들의 주머니만 두둑하게 챙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017년 한 해 수협중앙회와 수협은행 억대 연봉자는 379명으로 2013년 93명에서 2017년 379명으로 4년 만에 4배 넘게 늘어났다. 수협 임직원의 억대 연봉 비율은 13%에 이른다.

더욱이 입사 후 평균 4500만원 연봉을 받는 사람이 10년도 안 돼 2배 이상 연봉이 상승하면서 억대 연봉 대열에 가세하고 있다고 한다.

회사는 빚더미인데 그 빚더미 속에서 일하는 사람은 억대 연봉잔치를 벌이며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챙기고 있다는 얘기다.

김종회 의원은 "수협은 억대 연봉잔치에 혈안이 될 것이 아니라 공적자금을 모두 상환하기 위해서 임직원 스스로 고통을 분담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또다시 공적자금을 지원받는 굴욕의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공적자금 상환 때까지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수협 쪽은 공적자금을 상환기한 내 순차적으로 갚고 있으며 임금체계도 합리적으로 개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공적자금 상환과 관련해 "지난해 127억원을 상환했고 올 상반기에도 1100억원을 갚아 지금까지 1227억원을 상환한 상태"라며 "2028년까지, 또는 그보다 일찍 공적자금을 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억대 연봉잔치 논란과 관련해서는 수협에 장기근속자가 많고 호봉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억대 연봉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임금 협상을 개별 노사협상이 아닌 은행 공동으로 상급기관이 산별 협상하고 그에 따라 임금이 올라간 것이 반영됐으며 장기근속자가 많고 호봉제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협의 억대 연봉자 379명의 평균 근속연수는 25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입사 10년차의 억대 연봉에 대해 "영업을 하면서 수당을 많이 받은 경우다. 예를 들어 수협보험을 많이 팔아 판매왕이 되면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런 경우는 이례적인 일이지 일반적인 사례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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