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다시 찾은 철원 노동당사 그리고 한탄강 트레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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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다시 찾은 철원 노동당사 그리고 한탄강 트레킹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9.02.24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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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탄 자국과 깨진 외벽으로 전쟁 상흔 또렷... 주상절리와 얼음계곡 비경에 탄성
▲ 앙상한 뼈대만 남은 3층 짜리 철원 노동당사. 건물 전체가 검게 그을리고 곳곳에 포탄과 총탄 자국이 선명하다. 출입문 쪽에 난 계단에는 유엔군의 탱크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어 한국의 분단 현실과 전쟁의 상흔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우리가 철원 노동당사(조선노동당 철원당사)에 도착한 것은 23일 오전 10시5분께였다.

앙상한 뼈대만 남은 3층 짜리 철원 노동당사는 건물 전체가 검게 그을리고 곳곳에 포탄과 총탄 자국이 선명했다. 특히 출입문 쪽에 난 계단에는 유엔군의 탱크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한국의 분단 현실과 전쟁의 상흔을 상징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건물 뒤쪽으로 돌아가자 숭숭 뚫린 포탄 자국과 깨진 외벽으로 전쟁의 상흔은 더욱 또렷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노동당사 뒤쪽이 포격을 많이 받은 것은 유엔군이 건물 뒤쪽에 무기고가 있을 것으로 보고 집중 공격을 퍼부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20세기 말(1990년대 후반)에 군의 검문을 받으며 이곳을 찾은 적이 있는데 그때나 20년이 지난 지금이나 전쟁의 상흔은 여전했다.

조선노동당 철원당사는 세월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건물 전체가 깨지고 금이 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롭게 서 있었다.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1년 2월 근대문화유산에 등록되면서 정부 차원의 보호를 받고 있다. 일반인의 건물 안 출입은 통제되고 있다.

30분 간 노동당사 탐방을 마치자 우리를 태운 버스는 철원 시내를 가로질러 달리기 시작했다. 길 양 옆으로는 드넓은 들판이 펼쳐졌으며 그 위를 철새들이 평화의 깃발처럼 한가로이 하늘을 날고 있었다.

임꺽정의 전설이 전해져 오는 고석정에서 함경도의 전통 음식인 어랑 만두로 이른 점심을 해결한 우리는 낮 12시10분부터 한탄강 트레깅에 나섰다.

 

▲ 23일 오후 태봉대교~송대소~승일교(한탄대교)~고석정~순담계곡~고석정에 이르는 7km 구간을 우리는 3시간 넘게 트레킹을 즐겼다.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한탄강의 빼어난 풍광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으며 특히 주상절리와 얼음계곡이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 데일리중앙

태봉대교~송대소~승일교(한탄대교)~고석정~순담계곡~고석정에 이르는 7km 구간을 우리는 3시간 넘게 웃고 떠들며 걷고 또 걸었다.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한탄강의 빼어난 풍광에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특히 신비로운 주상절리와 얼음계곡이 우리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우리는 평생에 남을 추억을 만들어갔으며 인상적이고 기막힌 대자연을 배경으로 껑충대며 카메라를 눌러댔다.

모래와 돌멩이가 많은 협곡을 걸을 때는 다소 힘이 부치기도 했지만 다들 모처럼의 한탄강 도보 여행에 한껏 들뜨고 즐거운 표정이었다.

한탄강 물결 위를 흔들흔들 부교를 걷는 것은 또 다른 이색 즐거움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우리는 포천 고모리저수지 근처 한정식집에 들러 만찬을 즐기며 한탄강 트레캉 일정을 마무리했다.

20명의 대학 동창들이 함께한 이날 한탄강 트레킹은 살아가면서 두고두고 되새길 자산이 될 것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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