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들 "문재인정부에 기대 90.4%, 노동정책 불만 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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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들 "문재인정부에 기대 90.4%, 노동정책 불만 86.9%"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9.05.07 1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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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취임 2년 만에 기대가 실망으로... 오는 11일 서울 대학로에서 대규모 집회 예고
▲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문재인정부에 90.4%가 기대했지만 취임 2년이 지난 지금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에 86.9%가 불만을 드러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다가오는 5월 10일은 촛불을 들어 불의한 권력을 몰아내고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2년이 되는 날이다.

문재인 정부는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등 70건에 이르는 노동존중 정책을 공약했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1년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하지만 집권 2년이 되도록 1100만 비정규직 노동자의 삶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게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과 '직장갑질119'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비정규직 노동자 1244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26~30일 정부의 노동정책 평가 및 개선방안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7일 발표했다.

응답자 중 82.6%가 직장 안에서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고 괴롭힘 피해가 심각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88.3%에 이르렀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을 때 대응은 모른 척 넘어간다는 응답이 45.1%로 가장 많았으며 개인적 항의 22.6%, 집단 대응 12%, 관련기관 신고 11.6% 순이었다.

직장생활 만족도는 매우 불만과 불만을 합쳐 80.7%나 됐다. 만족한다는 응답(만족과 매우 만족)은 19.3%에 불과했다.

불만의 원인은 낮은 임금 36.5%, 불안정한 고용 34.3%, 장시간 노동 13.6% 순으로 조사됐다. 특수고용노동자의 경우 불안정한 고용(29.3%)과 장시간 노동(26.3%)이 1,2위를 차지했다.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기대했다'(매우 컸음 69.6%, 컸음 20.6%)는 응답이 90%을 웃돌았고 '기대를 하지 않았다'는 응답은 4.5%에 그쳤다.

그러나 취임 2년이 지난 지금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매우 불만(45.4%), 불만(41.5%)를 합쳐 86.9%가 불만을 표시했다.

취임 2년 만에 기대가 실망으로 돌아선 것이다.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의 경우 매우 불만(53.4%)과 불만(40.3%)이 무려 93.7%에 이르렀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노동정책에 대해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강력한 문제 제기를 했다.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은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거나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응답의 합이 95.1%를 기록했다. 잘 해결한다는 응답은 4.9%에 불과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인 최저임금 정책에 대해서도 소득증대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오히려 월급 감소를 겪었다는 응답이 90%로 부정적인 평가가 대다수를 차지했다.

또한 노동시간 단축 정책에 있어 탄력근로 확대에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중은 85.8%이며 탄력근로 확대가 어쩔 수 없다는 응답은 14.2%로 소수에 불과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에 필요한 것으로 정부 의지가 58%, 비정규직 노조 설립이 21.6%, 사회적 합의가 11.3%, 정규직의 양보가 9%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노동 친화적 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응답이 40.6%, 후퇴할 것이라는 응답이 59.3%로 부정적 전망이 높았다.

이 조사는 지난 4월 26~30일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 소속 노동자 및 '직장갑질119' 오픈채팅방 참여 노동자 1244명을 대상으로 인터넷과 이메일을 통한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편 문재인 정부 취임 2주년을 맞아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은 오는 11일 오후 4시 서울 대학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하고 있다.

이들은 '노동개악 멈추고 노동존중 세우는 5.11 비정규직 대행진'이라는 이름으로 3000명이 모인 집회에서 △ILO 핵심협약 즉각 비준 △비정규직 악법 폐기 △노조법 2조 개정 △문재인 3법 폐기, 비정규직 금지법 제정 △모든 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 △공공부문 제대로 된 정규직 정환, 불법파견 처벌, 정규직 전환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나라, 모든 노동자가 평등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은 대학로에서 집회를 마친 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 현수막과 상징물, 피켓 등을 들고 광화문 북광장까지 거리 행진에 나설 계획이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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