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 장애(4급)를 앓고 있는 안 교수는 지난 3월 계약만료를 이유로 학교로부터 해직 통보를 받았다. 정년이 보장되는 전임교수(조교수)를 2년 계약 강의전담교수로 신분을 낮춰 해고한 것은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학교와 동료 교수들에게 "집단 따돌림 당했다"
안 교수가 이 학교에 교수로 채용된 것은 지난 99년 9월. 애니메이션과 전임강사(전임교원)로 임용돼 만화창작과 학과장을 거쳐 조교수까지 승진했지만 2004년 9월 이후 몇 차례 불안한 신분 변동을 거친 뒤 지난 2월 28일 계약기간이 끝나면서 해직됐다.
안 교수는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학교와 동료 교수들로부터 부당하게 차별받았다고 주장하며 부당 해고 철회와 원직 복직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만화창작과 교수들에게 수년간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밝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안 교수는 이 학교와 감사원 앞 등에서 석달 넘게 원직 복직을 주장하며 일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교수노조, 민주노동당 장애인위원회, 전국전문대교수협의회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12일 ㅊ대학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안 교수의 원직 복직과 이 대학 학장의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조교수가 비교원인 시간강사 신분으로 낮춰진 것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만화창작과에서 유독 청각장애인인 안태성 교수만 해직된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안 교수에 대한 학교의 일방 해임은 단순한 교권 침해를 넘어 인권침해이고 명백한 장애인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학교당국, 교직원 중국 연수 때 안 교수에게만 "오지 마라"
또 "이 대학 학장은 안 교수에 대한 그간의 차별적 행위를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하며, 만일 공개사과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교육단체 등과 연대하여 이 문제를 더욱 공론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인권위 진정과 법적 고발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동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안태성 교수가 '슬픈 삐에로' 복장을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안 교수는 "안에 있는 슬픔을 밖으로 드러내기 위해 삐에로 복장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와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대해 학교 쪽은 억울하고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안 교수 해직을 둘러싸고 '장애인 차별'이 쟁점이 되고 있는 것에 대해 난처하다는 입장이다.
"안 교수를 부당하게 차별한 적 없다"
이 대학 유대근 기획실장은 "안 교수를 그동안 장애인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장애인으로 대우한 적도 없다"며 "안 교수의 주장처럼 학장이나 전 기획실장이 신체장애를 이유로 안 교수를 부당하게 차별하거나 인격적으로 모욕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안 교수의 해직에 대해서도 "계약 기간 만료에 따른 것으로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학교에서는 재계약을 간곡히 요구했지만 안 교수 쪽에서 2004년 이전 신분 보장을 요구하며 재계약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잘 어울리지 않아 오지 말라 했을 뿐"... 교육부, 18일 소청심사
또 논란이 되고 있는 '지난해 6월 교직원 중국 해남도 연수 때 안 교수만 참가하지 못하도록 따돌렸다'는 주장에 대해 "안 교수가 동료 교수들하고 얘기도 잘 안 하고 어울리지도 않는 등 혼자 있는 걸 좋아해 그런 일이 있었던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오는 18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어 안 교수가 청구한 '부당 해고' 논란에 대해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양쪽 다 불리한 결정이 나오면 행정소송 등 후속대응에 나선다는 입장이어서 상당기간 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