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KBS)이 인기 프로그램인 <스타 골든벨>의 진행자 김제동씨에 대해 갑자기 출연 중단을 통보하고 나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과 진보신당 등 야당은 비판적 방송인에 대한 정치적 탄압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방송인 김제동씨는 그동안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에 참석, 노제 사회를 보는가 하면 최근에는 진보신당 특강에서 "사회적 약자가 마이크를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등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 발언을 거침없이 해왔다.

이에 따라 김씨의 갑작스런 프로그램 하차 배경에는 정치적 외압과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국회 문방위 민주당 간사인 전병헌 의원은 11일 "KBS의 김제동씨 방출은 소위 '개념 있는' 방송인에 대한 신종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도 "이명박 정권의 비판적 예술인에 대한 재갈 물리기"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이날 내놓은 보도자료를 통해 "MC 교체의 경우 통상 3~4주 전에 고지하던 관행을 깨고 불과 3일 전에 일방적인 내용을 통보한 것은 KBS 경영진이 외부로부터 부당한 압력을 받았다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청와대를 우회적으로 겨냥했다.

그는 KBS의 김제동씨 방출에 대해 "뉴스 및 시사비평 프로그램에 대한 1단계 통제가 1차적으로 마무리됐다고 판단돼 연예·오락 프로그램에 대한 2단계 통제 단계로 넘어가는 신호탄"이라고 해석했다.

이명박 정권에 대한 PD저널리즘의 논리적 비판 차단에 성공한 현 정부가 연예인 및 방송인들의 정서적 비판에 대해서도 통제·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는 것.

진보신당 김종철 대변인 또한 이날 논평에서 "우리는 김제동씨가 계속해서 민주주의에 대한 소신 발언을 한 것이 정권의 미움을 받아 KBS에서 그만 두게 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진보신당은 김제동씨를 비롯한 양심적 지식인, 문화예술인들이 정권으로부터 미움을 받아 자신의 자리를 떠나야 하는 이 현실에 결연하게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등 야당은 12일 국회에서 열리는 국회 문방위의 KBS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제동씨의 방송 중단 배경에 정치적 외압 의혹을 집중적으로 따질 예정이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