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가족위원회 민주당 백원우 의원(경기 시흥갑)은 12일 "이명박 정부의 민간 의료보험시장 활성화 정책으로 인해 2008년 건강보험 보장률이 지난 2005년 수준으로 축소됐다"고 밝혔다.
백 의원이 밝힌 연도별 건강보험 보장률을 보면, 2004년 61.3%에서 2007년 64.6%로 지속적으로 확대되다 2008년 들어 62.2%로 떨어졌다.
이는 조사를 시작한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확대되던 건강보험 보장률이 최초로 큰 폭으로 줄어든 것으로서, 2005년의 61.8%와 비슷한 수치로 후퇴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건강보험 보장성이 3년 이상 뒷걸음질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04년부터 '건강보험 환자의 본인부담 진료비실태조사'를 해마다 실시하고 그해 9~10월에 결과보고서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왔다. 그러나 올해는 현재까지 보고서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백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건강보험 보장률이 급격히 감소한 것을 은폐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 의원은 이어 "집권 1년 만에 건강보험 보장률을 2.4% 하락시킨 원인과 이에 대해 정부 차원의 확실한 책임 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건보공단은 <데일리중앙>과의 통화에서 백 의원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공단 홍보실 성진영 부장은 쟁점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 보장성 축소에 대해 비급여 부문의 자연증가와 재정 부족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신기술 등 비급여 부문이 해마다 증가하고 수가는 오르는데 이에 따른 정부의 예산 지원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공단은 또 2008년 실태조사 자료를 제출하라는 백 의원실의 요구에 대해 "통계수치의 오류로 인해 아직까지 통계를 내지 못한 상태"라며 "11월 말께 발표가 가능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공단의 해명은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오는 19일이 건강보험 수가 협상 마감일인데 수가 결정의 근거 자료가 되는 본인부담 실태조사 결과 없이 협상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
백 의원은 "이명박 정부는 돌아올 비난이 두려워서 밝히지 않을 것이 아니라, 하루빨리 건강보험 보장율의 하락율을 공개하고 국민들에게 하락의 원인과 책임 규명을 밝혀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