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구에 사는 친손자 허경성(93)옹 부부는 이날 경북 구미시청 정문 앞에서 “왕산광장과 왕산루 명칭을 변경하지 말라”고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1인 시위 등이 이루어진 것은 지난해 7월 취임한 장세용 구미시장이 남유진 전 시장의 결정을 번복, 갑자기 지명으로 변경해서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장 시장은 허 옹 부부와 시장실에서 15분 동안 면담했으나 고성을 지르는 등 갈등만 빚고 큰 소득은 없었다.
허 옹은 면담을 마치고 시장실 옆방인 접견실로 이동해 “장 시장이 고성을 지르며 자신의 말만 계속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장 시장은 잠시 접견실에 들어와 “우리 할배(할아버지)는 독립운동해도 산소도 없다. 이만큼 신경 써 해준다고 했는데…”라며 소리쳤다.
장 시장이 40여초간 말다툼하는 사이 짧은 욕설을 했다고 민족문제연구소 구미지회 측은 주장했다.
하지만 장 시장은 한 매체와의 전화 통화에서 "욕설을 한 적이 없다"고 사실을 부인했다.
허 옹의 부인 이창숙(88) 여사는 심장 수술을 한 전력이 있는데, 장 시장과 말다툼을 하다가 쓰러져 119구급차로 인근 구미차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왕산 허위(許蔿·1855∼1908) 선생은 경술국치 이전인 1908년 의병투쟁으로 일제에 의해 사형을 당한 ‘서대문형무소 1호 사형수’이자 독립운동의 선구자다.
주영은 기자 chesil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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