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숙현 선수 동료들, 감독·주장·닥터 엽기행각 증언... "뺨 때리고 발로 차고 밟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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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선수 동료들, 감독·주장·닥터 엽기행각 증언... "뺨 때리고 발로 차고 밟고~"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7.06 12:13
  • 수정 2020.07.06 14:2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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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김00 감독과 특정 선수의 왕국이었다" 폐쇄적이고 은밀한 폭력 고발
"김00 감독, 일부 선수를 밖에 세워두고 뺨을 때리고 발로 차고 아파서 웅크리니까 발로 밟았다"
회식 자리서 선수 아버지에게 다리 밑에 가서 한판 붙자고 하고 엄마한테는 뒤집어 엎는다고 협박
주장 장 00선수 엽기행각도 충격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특정 선수 따돌림시키고 폭행·폭언
"최숙현 선수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서로 이간질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다"
"멱살잡고 옥상으로 끌고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해 살려달라고 빌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모든 피해 선수들, 처벌 1순위로 주장인 장00 선수 '지목'
최숙현 선수와 유가족에게 죄송...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야"
최숙현 선수가 팀 감독(김00)과 닥터, 주장(장00) 선수 등의 일상적인 폭력과 폭언 등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열흘째인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 선수 동료 선수 2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상황을 직접 증언했다. 증언 내용은 그야말로 엽기적이고 충격적이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최숙현 선수가 팀 감독(김00)과 닥터, 주장(장00) 선수 등의 일상적인 폭력과 폭언 등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열흘째인 6일 국회 소통관에서 최 선수 동료 선수 2명이 기자회견을 열어 당시 상황을 직접 증언했다. 증언 내용은 그야말로 엽기적이고 충격적이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담배를 입에 물리고 뺨을 때리고 
다른 선수와 얘기했다고 뒤통수를 내리치고
아파서 주저앉으니까 발로 걷어차고 밟고~.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최숙현 선수가 팀 감독과 닥터, 주장 선수 등의 일상적인 폭력과 폭언 등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지난 6월 26일 새벽 팀 숙소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열흘.

최숙현 선수 동료 선수 2명이 당시 상황을 직접 증언하기 위해 큰 결심과 용기를 내어 6일 국회 소통관(기자회견장)에 나타났다.

이들의 기자회견에는 이용 의원 등 미래통합당의 '최현숙 선수 사망 사건 관련 TF' 소속 국회의원들이 함께했다.

"감독이 숙소에서 일부 선수를 밖에 세워두고 뺨을 때리고 발로 차고... 엎드려 뻗치기 한 다음 행거봉으로 때려 휘어지니깐 밖에 선수에게 야구방망이를 찾아오라 하고, 찾아올 동안 다른 행거봉으로 맞다가 아파서 웅크리니까 발로 밞았다."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감독(김00)과 주장(장00) 선수의 폭행 폭언은 정말 엽기적이고 충격적이었다.

팀 닥터(안00)는 여자 선수를 상대로 치료를 한다는 이유로 허벅지를 만지거나 가슴을 만지는 등 성희롱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만의 왕국이었다"고 증언했다.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이뤄졌다는 얘기다. 

김00 감독의 폭행 폭언은 엽기적이고 충격적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에게 담배를 입에 물리고 뺨을 때리는 등 엽기적인 가혹행위를 휘두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의 이러한 폭력에 고막을 터진 선수도 있다고 전했다.

감독은 화가 나면 선수들에게 청소기를 집어 던지고 쇠파이프로 머리를 때리고 눈에 보이는 거는 다 집어 던졌다는 증언도 나왔다.

선수들이 감독에게 뺨을 맞고 가슴을 주먹으로 맞고 명치 맞고 하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김 감독과 주장 장00 선수는 자신들의 이 같은 왕국을 유지하기 위해 선수들을 외부와 철저히 차단시켰다. 시합 나가서 다른 선수들과 이야기하지 말라고 하고 인사만 해도 뒤통수를 내려쳤다.

감독이 선수들을 도로 한복판에 세워서 욕하고 때리기도 했다고 선수들은 증언했다.

김 감독의 폭언은 상상을 초월했다. 2년 간 거의 매일 입에 욕을 달고 살았다는 게 선수들의 증언이다.

감독이 선수들에게 주로 사용하는 폭언은 'ㅆㅂ년' 'ㅆ년' 'ㄱㅅ끼' 'ㅅㅅ끼' 등이다. 술을 먹으면 폭언과 폭언 버릇이 더욱 도져 걷잡을 수 없었다고 한다.

김 감독의 엽기 행각은 회식 자리에서 선수들의 부모님 앞에서도 멈추지 않았다.

김 감독은 회식 자리에서 한 선수의 아버지에게 다리 밑에 가서 한판 붙자고 얘기하는가 하면 어머니한테는 뒤집어 엎겠다고 협박을 하기도 했다.

선수들에게 술 강요 또한 엽기적이었다.

감독은 선수들에게 술을 억지로 많이 마시게 하고 술 마시다가 화장실 가서 토하면 다시 잡아와 먹이고 또 토하면 다시 잡아와서 먹이고를 반복했다.

2015년 뉴질랜드 전지훈련 당시 회식을 하는데 감독이 당시 고등학생인 선수들에게도 술을 먹이고 다른 선수에게 "토하고 와서 마셔라. 정신이 나약해서 무슨 운동을 하나"라며 바닥을 기면서 봐달라 했지만 감독은 웃으며 조롱했다고 한다. 

당시 최숙현 선수도 몸을 못 가눌 정도로 화장실에서 엎어져 속이 아파 소리만 질렀다고 동료 선수들이 전했다.

두 동료 선수는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게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으며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저희를 집단 따돌림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감독은 2016년 8월 점심에 콜라를 한 잔 먹어서 체중이 불었다는 이유로 빵을 20만원치 사와 최 선수에게 새벽까지 먹고 토하게 만들고 또 먹고 토하게 했다.

감독은 설거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선수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경주시청 선수들은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 하루를 폭언 속에서 생활했다. 사실상 80년대 이전 군대생활보다 더 혹독했다는 얘기다.

가혹행위는 감독만 한 게 아니었다. 

팀의 최고참인 주장 장00 선수는 항상 선수들을 이간질하며 따돌림을 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통해 선수들을 지옥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

장00 선수 앞에서 후배 선수들은 사람이 아니었다고 한다.

장 선수는 최숙현 선수를 정신병자라고 말하며 서로 이간질을 해 다른 선수들과 가깝게 지내지 못하게 막았고 아버지도 정신병자라며 가깝게 지내지 말라고 했다.

"주장 선수는 훈련을 하면서 실수를 하면 물병으로 머리를 때리고 고소공포증이 있는 저를 멱살을 잡고 옥상으로 끌고 데려가 '뒤질 거면 혼자 죽어라'며 뛰어내리라고 협박해 잘못했다고 살려달라고 사정까지 했습니다."

또 피로 골절로 반깁스를 한 선수가 있었는데 주장인 장 선수는 "꼴 보기 싫다" "내 눈앞에 나타나지 마라"고 해 잠자는 시간 빼고는 하루 종일 웨이트장이나 창고에서 숨어 지내기도 했다고 한다.

심지어 주장 선수는 술에 취해 잠이 든 상태에서 몰래 방에 들어와 휴대폰에 지문을 인식시켜 휴대폰 잠금을 풀고 카톡을 읽었으며 후배가 팀을 나간다고 말하자 "너 팀 나가면 명예훼손으로 신고하겠다"고 협박까지 했다.

팀 닥터의 엽기 행각도 드러났다.

팀 닥터는 자신은 대학교수라고 말하며 치료를 이유로 여자 선수의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희롱을 일삼았다.

심지어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최숙현 선수를 "극한으로 끌고 가서 자살하게 만들겠다"라고 까지 말했던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줬다. 닥터가 아니라 극악무도한 조폭보다 못한 존재였다. 

감독과 주장 선수, 닥터의 엽기 행각과 폭력이 얼마나 몸서리가 났던지 일부 선수들은 무릎을 꿇고 이들 앞에 싹싹 빌기도 했다. 운동이 제대로 될 리가 없는 환경이었다.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피해 선수들은 "최숙현 선수와 저희를 비롯한 모든 피해자들은 처벌 1순위로 주장선수를 지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선 두 동료 선수는 "선수 생활 유지에 대한 두려움으로 숙현 언니와 함께 용기 내어 고소를 하지 못한 점에 대해 숙현 언니와 유가족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이들은 끝으로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이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 모든 운동선수들의 인권이 보장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연대, 젊은빙상인연대, 체육시민연대 등 40여 개 체육·시민사회단체는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숙현 사건 관련해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특히 독립성, 전문성, 신뢰성, 책임성이 보장되는 진상조사단을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진상조사의 주체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조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미온적인 대응으로 비판 여론과 마주하고 있는 대한체육회의 이기흥 회장은 당장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국회를 향해서는 진상조사, 책임자처벌, 체육계 개혁을 위해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최숙현 선수는 팀 감독 등의 가혹행위를 견디다 못해 지난 6월 26일 새벽 엄마에게 '그들의 죄를 밝혀줘'라는 마지막 카톡 메시지를 남기고 운동부 숙소에서 뛰어내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최 선수는 지난 2년 동안 감독 등에 의해 지속적인 폭행·폭언에 시달렸다.

고등학생이었던 2016년 이후 최근까지 선배, 감독, 팀 닥터 등으로부터 지속적인 가혹 행위가 있었다며 경찰에 고소했다. 

또 지난 4월에는 대학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행, 폭언에 대한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다.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도 진정서를 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최 선수의 절박한 호소에 귀기울이지 않았다. 어디에서도 사후 조치는 없었다. 

죽음의 벼랑 끝에 선 최숙현 선수를 살릴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관계 기관 모두 그를 외면했던 것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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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규 2020-07-06 19:27:14
이번에는 주리를 틀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저런 삶들을 어찌 인간이라 할 수 있으리.
선수들이 당한만큼 똑같이 돌려줘야 한다 ㄱㅆㄲ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