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전 '길'...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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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사진전 '길'...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다"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0.08.31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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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카페 갤러리' 18번째 전시... 9월 1일~3월 7일
다양한 길 위의 풍경과 삶이 담긴 37점 흑백사진 전시
바람이 불어오면 2008년 에티오피아 곤데르 고원에 바람이 불어오면 아이들은 어디로든, 어디로든 달려 나간다. 초원을 달리고 흙길을 달리고 밀밭을 달린다. (사진=박노해)copyright 데일리중앙
바람이 불어오면
2008년 에티오피아 곤데르 고원에 바람이 불어오면 아이들은 어디로든, 어디로든 달려 나간다. 초원을 달리고 흙길을 달리고 밀밭을 달린다. (사진=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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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라는 세계적 재난 앞에 가야 할 길을 잃고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끊긴 2020년 오늘. '인간의 길, 시대의 길'을 담은 박노해 시인의 새 사진전 '길'전이 열린다. 9월 1일~3월 7일, 서울 종로구 라 카페 갤러리.

언제나 우리 가슴을 설레게 하는 말이자 영원한 인간의 화두, 저 먼 곳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 '길'. 지난 20여 년 간 지구 시대의 유랑자로 지도에도 없는 길을 걸어온 박노해 시인의 이번 '길' 사진전에는 다양한 길 위의 풍경과 삶이 담긴 37점의 흑백사진과 이야기가 펼쳐지며 우리를 저마다의 '다른 길'로 안내한다.

하늘까지 이어진 밭. 2010년 페루 안데스 고원. 눈바람 사이로 눈부신 태양이 길을 비춘다. (사진=박노해) copyright 데일리중앙
하늘까지 이어진 밭 
2010년 페루 안데스 고원. 눈바람 사이로 눈부신 태양이 길을 비춘다. (사진=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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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으면 길이 찾아온다.
길을 걸으면 길이 시작된다
길은 걷는 자의 것이니" - 박노해

인류 최초의 문명길인 차마고도, 눈 덮힌 만년설상과 끝없는 사막길, 정겨운 마을길과 아름드리 나무숲길, 배움에 목마른 아이들의 '길 위의 학교'와 할머니의 마지막 순례길, 그리고 눈물 흐르는 지구의 골목길까지.

티베트 초원의강  2012년 티베트 루얼까이 초원의 강물 위에 붉은 석양이 내린다. 절경을 촬영하기에 바쁜 관광객들 사이로 종일 손님을 태우지 못한 티베트 여인이 저녁 기도를 바친다. (사진=박노해)  copyright 데일리중앙
티베트 초원의강
2012년 티베트 루얼까이 초원의 강물 위에 붉은 석양이 내린다. 절경을 촬영하기에 바쁜 관광객들 사이로 종일 손님을 태우지 못한 티베트 여인이 저녁 기도를 바친다. (사진=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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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나무돌이' 2013년 인도 카슈미르 땅에 피어나는 아몬드나무 꽃은 긴 겨울이 끝났음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다. (사진=박노해) copyright 데일리중앙
아이들의 '나무돌이'
2013년 인도 카슈미르 땅에 피어나는 아몬드나무 꽃은 긴 겨울이 끝났음을 알리는 봄의 전령사다. (사진=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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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두인 소녀 2008년 아프리카 북부 수단의 알 카다리프(Al Qadarif)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베두인은 핏속에 바람이 들어있어 바람이 부는 곳으로 태양과 별의 지도를 따라 한평생 유랑하며 살아간다. (사진=박노해)copyright 데일리중앙
베두인 소녀
2008년 아프리카 북부 수단의 알 카다리프(Al Qadarif) 사막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베두인은 핏속에 바람이 들어있어 바람이 부는 곳으로 태양과 별의 지도를 따라 한평생 유랑하며 살아간다. (사진=박노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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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해 시인의 사진 속 '세계의 길'은 나만의 길을 찾아가는 우리에게 따뜻한 위로와 용기를 건넨다.

작가 박노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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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7 전라남도 함평 출생. 1984 첫 시집 <노동의 새벽>을 펴냈다. 군사독재의 감시를 피해 사용한 '박노해'라는 필명은 '노동자의 해방'이라는 뜻으로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알려졌다. 금서 조치에도 불구하고 100만부 가까이 발간된 <노동의 새벽>은 잊혀진 계급이던 천만 노동자의 목소리가 됐고 대학생들을 노동현장으로 뛰어들게 하면서 한국사회와 문단을 충격으로 뒤흔들었다. 

1989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을 결성했고 7년여의 수배생활 끝에 1991년 체포, 사형이 구형되고 무기징역형에 처해졌다. 1993 옥중 시집 <참된 시작>, 1997 옥중 에세이집 <사람만이 희망이다>를 출간했다. 1998 7년 6개월의 수감 끝에 석방됐다. 

이후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됐으나 국가보상금을 거부했다. 2000년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며 권력의 길을 뒤로하고 생명 평화 나눔을 위한 사회운동단체 '나눔문화'(www.nanum.com​)를 설립했다. 2003년 이라크 전쟁터에 뛰어들면서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중남미 등 가난과 분쟁 현장에서 평화활동을 이어왔다. 

2010년 낡은 흑백 필름 카메라로 기록해온 사진을 모아 첫 사진전 '라 광야'전과 '나 거기에 그들처럼'전(세종문화회관)을 열었다. 304편의 시를 엮어 12년 만의 신작 시집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를 출간했다. 2012년 나눔문화가 운영하는 좋은 삶의 문화 공간 '라 카페 갤러리'에서 글로벌 평화나눔 사진전을 상설 개최하고 있다. 

2014년 아시아 사진전 '다른 길'전(세종문화회관) 개최와 사진집 <다른 길>을 출간했다. 2019년 〈박노해 사진에세이〉시리즈의 첫 권인 '하루'를, 2020년〈박노해 사진에세이〉02 '단순하게 단단하게 단아하게', 03 '길'을 펴냈다. 

박노해 시인은 오늘도 세계 곳곳에서 자급자립하는 삶의 공동체인 '나눔농부마을'을 세우며 새로운 사상과 혁명의 길로 나아가고 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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