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코로나19 백신 도입 및 접종 시기 놓고 또다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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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코로나19 백신 도입 및 접종 시기 놓고 또다시 설전
  •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 승인 2020.12.24 12: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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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백신의 안전성이 우선 과제... 국민의힘은 '신속한 접종'에 방점
김태년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양 확보해 안전하게 접종하는 게 백신 원칙"
김종인 "정부는 제발 앞으로 백신 어떻게 도입할 수 있는지 정확히 밝혀라"
"코로나 위기에 가장 효과적 대응한다는 건 전세계가 인정했다. 왜 부정하나"
"정권 유지를 위해 과학조차 거짓말이라고 우기는 상식과 이성을 잃은 정권"
미국과 영국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국내 백신 접종 시기를 놓고 민주당(위)과 국민의힘(아래) 연일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미국과 영국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국내 백신 접종 시기를 놓고 민주당(위)과 국민의힘(아래) 연일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미국과 영국 등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국내 백신 접종 시기를 놓고 여야가 또다시 설전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각당 공식회의에서 저마다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며 상대를 향해 설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백신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국민의힘은 신속한 접종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양 확보해서 안전하게 접종하는 것이 정부의 백신 관련 원칙"이라고 밝혔다. 백신은 전 국민 접종 대상인 만큼 안전성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라는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통상 다른 백신 같은 경우 임상만 해도 4~8년, 10년 이상 개발 과정을 통해 완성된다"며 "그런데 코로나 백신은 전세계적으로 대규모 대유행했고 확진자 수도 과거 다른 감염병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고 사망자 또한 많기 때문에 급하게 개발됐다"고 말했다. 1년도 채 안 돼 개발된 백신을 급하게 접종하기보다는 안전성을 신중하게 검토한 뒤 맞는 게 합리적이라는 얘기다.

접종을 시작한 미국, 영국의 경우 일반 방역 체계로는 코로나19 관리가 안 되는 아주 비상한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긴급 접종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감염병 전문가, 의학 전문가들은 일단 미국, 영국 접종 상황을 잘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이구동성으로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화이자에서 1000만명 분, 얀센에서 600만명 분 등 모두 4400만명 분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내년 2~3월부터 순차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해 11월까지 끝낼 계획이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러한 정부 입장을 소개하며 "백신 물량은 더 확보하고 접종 시기도 더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방역 성공적으로 통제 관리하면서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양만큼 안전 접종하는 정부 백신 정책을 흔들림없이 추진할 것"이라 강조했다.

일부 야당을 향해선 국민 혼란과 공포를 부추기는 도를 넘는 백신 정쟁화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김성주 의원은 방역에 실패해 다급한 입장에서 백신 긴급사용승인과 접종에 나선 나라와 비교적 방역에 성공한 우리나라는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나라마다 방역 정책과 그 성과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백신을 대하는 속도와 심각성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 

김 의원은 "우리나라가 코로나19 위기 대하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한다는 것은 전세계가 인정했다"며 "그런데 왜 우리나라 일부 야당과 언론은 이를 부정하냐"고 볼멘 목소리를 냈다. 

"문재인 대통령님! 우리 백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국민의힘 국회 원내대표실)
"백신이 먼저다" (국민의힘 국회 회의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백신을 빨리 도입해서 접종하자는 게 어째서 정쟁이냐고 반박하며 '백신이 먼저'라고 대통령과 여권을 압박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당 비대위원회의에서 미국, 영국 등 백신 접종을 시작한 나라를 언급하며 우리나라는 '백신 후진국'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 등 다른나라 최고 지도자는 백신리더십을 발휘해 코로나 위기에 안정적 대처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나라는 언제 백신이 도입이 돼서 백신 주사를 맞을 수 있을지 아직도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백신 도입 시기를 놓고 불협화음이 일고 있는 정부를 향해 비판을 쏟아냈다.

김 위원장은 "대통령은 지시를 했는데 밑에서 제대로 순응을 못해서 백신 확보를 못했다는 얘기를 하는가 하면 마치 국민 안전을 위해서 다른 나라에서 백신을 맞고 안전성이 보장된 다음에 도입하려는 구차스런 변명까지 정부당국이 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제발 이미 지나간 일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변명할 게 아니라 앞으로 백신 어떤 방법으로 어떤 시기에 도입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국민께 밝혀줄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백신의 안전성'을 우선 과제로 강조하고 있는 정부에 대해 국민을 더 불안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백신 관한 국민의 불안은 두 가지다. 얼마나 빨리 백신 조달해서 접종할 수 있는지와 그 백신이 안전한지"라며 "정부가 백신의 안정성을 보고 나서 도입·접종하겠다고 하니 국민들은 '백신이 문제가 있나 보다'하고 더 불안하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가 두 가지 측면 불안을 야기했으면서 야당과 언론에 책임을 돌리는 철면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식과 이성을 잃은 정권이라는 원색 비난도 나왔다. 정권 유지를 위해 과학조차 거짓말이라고 우기고 있다는 것이다.

성일종 최고위원은 "백신 안정성이 문제라면 주한미군에도 안전성 문제 확보할 때까지 접종을 멈추라고 해야 한다"며 "과학의 기본조차 선동적 정치 언어로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석희열 기자·김용숙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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