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 "당 얼굴을 또 특정세력이? 이게 쇄신이냐"... 2030의원들, 당혁신 전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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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웅래 "당 얼굴을 또 특정세력이? 이게 쇄신이냐"... 2030의원들, 당혁신 전면에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4.09 12: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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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재보선 참패 후폭풍 거세... 지도부 총사퇴하고 비대위 꾸렸지만 내부에서부터 반발 목소리
노웅래 "쇄신하자는 마당에 당내 특정세력의 눈높이로 대표를 뽑으면 쇄신의 진정이 생기겠냐"
이소영·장경태·전용기 등 당내 2030 국회의원들, 조국 사태 거론하며 "당 혁신 주체가 되겠다"
노웅래 민주당 국회의원은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당 얼굴을 또 특정세력이 맡는다면 그게 쇄신이냐"고 반문했다. 4.7재보선 참패에 따른 비대위원장에 친문 핵심인 도종환 의원이 임명된 것을 염두엔 둔발언이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노웅래 민주당 국회의원은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당 얼굴을 또 특정세력이 맡는다면 그게 쇄신이냐"고 반문했다. 4.7재보선 참패에 따른 비대위원장에 친문 핵심인 도종환 의원이 임명된 것을 염두엔 둔발언이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4.7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대위를 꾸렸지만 내부에서부터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 얼굴을 또 당내 특정 세력이 맡는다면 그게 쇄신이냐"는 것이다.

이소영·오영환·장경태·장철민·전용기 국회의원 등 당내 2030 국회의원들은 당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특히 당내 금기 사항인 조국 사태까지 거론하며 당 혁신을 외쳤다.

민주당은 4.7재보선 참패 하루 만인 8일 지도부가 모두 물러나고 대신 3선의 도종환 국회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를 띄웠다. 도종환 의원은 문재인 정부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지낸 친문(친문재인) 핵심이다. 

민주당은 또 당 지도부 선출 일정을 앞당겼다. 당대표 선출을 위한 임시 전당대회를 5월 9일에서 5월 2일로 일주일 앞당겼고 원내대표도 오는 16일 의원총회를 열어 뽑기로 했다.

당대표 경선은 송영길·홍영표·우원식 국회의원 3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모두 친문 인사다. 원내대표에는 윤호중·안규백·서영교·박완주 국회의원이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역시 윤호중 의원 등이 친문이다.

이러다 보니 당 안팎에서 "쇄신한다더니 또다시 기-승-전-친문이냐"는 비판 목소리가 나온다.

서울 3선의 노웅래 국회의원(서울 마포구갑)은 9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절체절명의 위기에 당 쇄신을 하자는 마당에 비대위원장을 뽑는데 국민의 눈높이가 아닌 당내 특정세력의 눈높이로 한다면 쇄신의 진정성이 생길 수 있겠냐"고 했다. 

노웅래 의원은 먼저 이번 4.7재보선과 관련해 "선거 내내 국민들이 너무 화가 나 있었고 민주당 정신차리게 좀 혼내줘야 되겠다 하는 이런 바닥 민심이 깔려 있었던 것 같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국민들이 민주당을 향해 막 소리치고 그러지는 않았지만 말이 없고 표정이 없고 침묵하는 것이 결국에는 민주당한테는 긍정적인 신호가 아니었다는 것. 

그런데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교만한 태도를 보여 선거에서 엄혹하게 심판을 받고 참패했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우리가 좀 잘못해도 아무리 수구적인 정당, 시대착오적인 대안정당이 아닌 정당을 찍어줄까 이렇게 생각을 한 것조차도 아마도 저희의 교만이었을 거고 오만이었을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저희가 정통으로 당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자기 편의적인 공정과 정의에 대해 20~30대 젊은 유권자들이 크게 분노하며 심판한 것을 성찰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택적 정의' '선택적 공정'에 대한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는 것.

노 의원은 "보통 20대, 30대가 우리를 지지했었고 투표율이 낮았는데 이번에는 막 다 나선 거 아니냐"며 "그런 면에서 저희들이 이번 선거를 통해 많이 자성하고 성찰할 부분이 많다고 본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만은 부동산 문제와 세금 문제지만 근본적으로는 조국 사태에서 비롯된 공정과 정의에 대한 민주당의 '내로남불' 식 위선적인 태도에 민심이 폭발했다는 것이다.

김해영 전 최고위원도 최근 페이스북에 "조국사태에서 민주당이 너무나 큰 실책을 했다고 생각한다. 당에서 조국 전 장관을 왜 그렇게 지키려 했는지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 국민적 저항이 그렇게 큰데도 왜 밀어붙인 건지 모르겠다"고 적었다.

노웅래 의원은 또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선거를 있게 한 근본적인 원인은 민주당의 귀책사유 때문이라는 사실을 지적했다. 

노 의원은 "이번 선거의 원인 제공을 한 게 저희다. 귀책사유가 있는 거고 당헌당규를 고쳐서까지 우리가 무리하게 후보를 냈던 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 쇄신을 제대로 하려면 국민이 납득할 얼굴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의원은 "벼랑 끝에 선 정도의 절체절명의 위기에 (내몰린) 당이 지금도 개혁을 하자는, 쇄신을 하자는 마당에 비대위원장을 뽑는데 그것조차도 국민의 눈높이가 아니고 또 당내 특정 세력의 눈높이로 후보를 뽑는다면 쇄신의 진정성이 생길 수 있느냐"고 말했다. 

당 속에 당이 있으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 안에 주류- 비주류, 친문과 또 다른 그런 게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노 의원은 "쇄신을 해야 되는 마당에 쇄신의 얼굴로서 당내 특정 세력의 대표를 내세웠다 그러면 솔직히 그거는 면피성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이 될 거고 국민들이 '아~ 이 사람들이 아직도 국민을 졸로, 바보로 보는 거 아닌가' 이렇게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문 핵심인 도종환 의원이 비대위원장에 선임된 것으로 겨냥한 발언이다. 새달 임시 전당대회에 출마한 당대표 후보들도 대부분 친문 인사들이다.

이소영·오영환·장경태·전용기·장철민 등 민주당의 2030 청년 국회의원들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사태 등을 거론하며 "당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밝혔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이소영·오영환·장경태·전용기·장철민 등 민주당의 2030 청년 국회의원들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국사태 등을 거론하며 "당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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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내 2030 청년세대인 이소영·오영환·전용기·장경태·장철민 국회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관행과 오만에 눈감지 않고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조국 사태에 대해 국민의 분열을 낳고 검찰개혁의 동력과 당위성을 잃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을 거론하며 당이 후보를 낼 수 없음에도 당헌·당규까지 고쳐 후보를 내고 피해자에게는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소영 의원은 "선거 유세 현장과 삶의 현장에서 만난 20대 30대 청년들은 민주당에 싸늘하고 무관심했고 지난 1년 동안 많은 분들의 마음이 돌아섰음을 현장에서 느꼈다"며 이번 선거 참패의 원인을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 때문이라고 자인했다.

이들 젊은 국회의원들은 당 안에서 사실상 금기시 되던 조국 사태를 직접 거론했다.

오영환 의원은 "조국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로 생각했다. 그래서 검찰의 부당한 압력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지 뒤돌와보고 반성한다"고 밝혔다.

'조국 사태에 대한 언급을 당 내에서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지 않겠냐'는 질문에 이소영 의원은 "불편해 하더라도 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2030 청년 국회의원들은 "지난 1년 간 국민의 대표로서 치열하고 엄밀하지 못했다"고 고백하고 "지금부터 민주당 내에서 할 말을 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체세력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바뀌어야 할 당의 관행과 기득권 구조, 국민들과 공감하지 못하는 오만과 독선, 국민 설득 없이 추진되는 정책들에 대해 더이상 눈감거나 침묵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전용기 의원은 "반드시 국민 눈높이에 맞는 민주당, 기대에 부응하는 민주당을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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