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항습지, 11년 만에 람사르습지 등록... 생태적 가치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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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항습지, 11년 만에 람사르습지 등록... 생태적 가치 국제적으로 인정받아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1.05.20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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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하구 고양시 구간 7.6km의 도심속 습지...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기수역이자 물새의 중간기착지
해마다 3만여 마리 새들이 찾아와 쉬어감... 재두루미·저어새·큰기러기 등 1066여 종 서식 생태계 보고
한강하구 고양시 구간 7.6km에 이어진 도심 속 습지인 장항습지가 오는 21일 람사르협약에 따른 한국 24번째 람사르습지(Ramsar site)로 공식 등록된다. (사진=장항습지보전협의회)copyright 데일리중앙
한강하구 고양시 구간 7.6km에 이어진 도심 속 습지인 장항습지가 오는 21일 람사르협약에 따른 한국 24번째 람사르습지(Ramsar site)로 공식 등록된다. (사진=장항습지보전협의회, 고양시) copyright 데일리중앙
한강하구 고양시 구간 7.6km에 이어진 도심 속 습지인 장항습지가 오는 21일 람사르협약에 따른 한국 24번째 람사르습지(Ramsar site)로 공식 등록된다. (사진=장항습지보전협의회, 고양시)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고양시의 장항습지가 람사르습지로 공식 등록된다.

장항습지는 오는 21일 람사르협약(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에 따른 한국 24번째 람사르습지(Ramsar site)로 등록될 예정이다. 

고양시는 21일 목포시 고하도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에서 열리는 '2021 생물다양성의 날 및 습지의 날 기념식'에서 '람사르습지 인증서'를 받는다.

장항습지는 한강하구 고양시 구간(신평동·장항동·법곳동) 7.6km에 이어진 도심 속 습지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기수역(汽水域)이자 대륙간 이동 물새의 중간기착지로 해마다 3만여 마리의 새들이 찾아아 쉬어간다.

또한 재두루미·저어새 등 천연기념물과 큰기러기·붉은발말똥게 등 멸종위기동물을 포함해 1066종 이상의 생명체가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2006년에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고 2019년 철새보호 국제기구인 EAAFP(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에 등재된데 이어 이번에 람사르습지로 공식 등록된다.

'람사르협약(Ramsar Convention)'은 자연자원과 서식지의 보전 및 현명한 이용에 관한 최초의 국제협약으로 현재 171개 나라가 가입돼 있다.

자연 생태계로서의 습지를 인류와 환경을 위해 체계적으로 보전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인만큼 고양시는 이번 람사르습지 등록을 통해 장항습지의 생태적 가치가 국제적으로 공고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20일 "도심 속 탄소저장고인 장항습지를 보전하고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11년간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았다"라며 "환경파괴는 미래세대가 갚을 수 있는 빚이 아니며 지금 보존하지 않으면 되살릴 수 없다는 마음으로 장항습지를 비롯한 환경 보존에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평수 한강하구 장항습지보전협의회 대표는 "오늘의 경사를 축하하며 장항습지의 보호와 관리에 더욱 앞장서겠다"며 "이번 람사르 등록을 계기로 김포와 파주에 속하는 한강하구 전체를 습지보호지역으로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20일 장항습지 람사르습지 등록과 관련해 "도심 속 탄소저장고인 장항습지를 보전하고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11년간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진=고양시)copyright 데일리중앙
이재준 고양시장은 20일 장항습지 람사르습지 등록과 관련해 "도심 속 탄소저장고인 장항습지를 보전하고 국제적으로 널리 알리기 위한 11년간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보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진=고양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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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년 만에 빛을 보게 된 장항습지... 한강하구 습지 중 우선적으로 람사르 등록

2010년 고양시가 처음으로 환경부에 장항습지를 람사르습지로의 등록을 건의한 뒤 장항습지의 람사르습지 등록은 오랜기간 동안 정체를 겪었다.

장항습지를 포함해 한강하구습지 전역을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려는 방안이 다른 지역 이해관계자들의 이견으로 빈번히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장항습지 람사르습지 등록 추진'을 민선 7기 공약으로 걸고 막혔던 사업의 물꼬를 트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2019년 고양시는 한강하구 전역을 람사르습지로 등록하는 방안이 아닌 '장항습지를 우선 람사르습지에 등록 후 한강하구 전역으로 확대 등록'하는 방안을 4차례에 걸쳐 환경부에 건의했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 1월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한강하구 람사르습지 등록설명회'를 열고 "한강하구 4개 지자체(고양·파주·김포·강화) 중 고양시 장항습지를 우선적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 전체 등재라는 원론적 입장을 고수하던 환경부가 처음으로 고양시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어 환경부는 지난해 10월 람사르협약사무국에 장항습지를 우선적으로 등록 요청했고 11년 만에 장항습지가 람사르습지 등록이라는 결실을 보게 된 것이다.

◆ 람사르습지에 걸맞게 고양시 장항습지 보전 노력 박차

고양시는 앞으로도 장항습지를 보전하고 생태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장항습지를 행주산성·한강생태공원·호수공원 등의 주요 관광자원과 연결시킬 생각이다. 생태 관광의 거점 지역으로 조성해 친환경 도시브랜드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한다.

단기적으로는 우선 장항습지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일산동구 장항동 536-90번지 일대에 장항습지센터(가칭)를 건립할 계획이다.

장항습지센터에서는 시민대상으로 습지 견학과 습지 보전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장항습지 보전과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연구와 계획 수립 등을 추진한다. 올해 6월 착공하며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사업비 47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장항습지 버드나무숲에 있는 33개의 물골을 복원하기 위한 사업도 추진한다. 물골은 습지 내 물 흐름 기능을 강화하고 수변의 육지화를 방지해 습지생태계를 보전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시는 인위적으로 변형된 물골을 자연적인 물골로 복원하고 단절된 물골들을 연결하기 위해 올해 예산 1억원을 투입한다.

이와 함께 2019년부터 가시박 등 생태계교란종과 하구 쓰레기 제거사업을 시행해오고 있다. 올해에도 6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해 6월·11월 2차례에 걸쳐 장항습지 탐조대를 조성한데 이어 올해도 탐조대 1곳을 추가할 예정이다. 시민들은 탐조대를 통해 장항습지를 직접 관찰하고 습지의 중요성을 몸소 느낄 수 있다.

겨울철새의 먹이활동을 돕기 위한 활동도 추진한다. 장항습지 내 논 68만8395㎡에는 수확 후 남은 볏짚을 존치하고 5만9970㎡에는 벼를 수확하지 않은 상태로 존치하는 등 총 74만8365㎡의 공간을 조성한다. 

시는 4만1181kg의 겨울철새 먹이를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겨울철새가 쉬어갈 수 있도록 지난해 11월 쉼터 2만7200㎡를 추가로 조성하기도 했다. 이로써 장항습지에는 총 5만9717㎡의 겨울철새 쉼터가 생겼다.

같은해 탐방객들이 이용하는 생태통로 주변에 나무 255주를 심었다. 통로 경관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탐방객이 야생동물 생태계에 간섭하는 것을 방지해 줄 수 있다.

한강하구에 조성할 예정인 'DMZ 평화의길'도 장항습지와 연계해 걷기프로그램과 교육체험프로그램 개발을 추진 중이다. 'DMZ 평화의길' 조성사업은 강화, 김포, 고양, 철원, 고성 등 10개 시·군을 잇는 도보 여행길을 만드는 것으로 2022년 12월 완성될 예정이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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