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의힘 당 대표는 누가 돼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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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민의힘 당 대표는 누가 돼야 하는가
  • 이병익 기자
  • 승인 2021.05.2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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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칼럼니스트)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당대표 예비경선 후보자 8명이 참석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국민의힘은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당대표 예비경선 후보자 8명이 참석했다.
ⓒ 데일리중앙

6.11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8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나이순으로 보면 의원경력이 없는 이준석 37세 전 최고위원, 김은혜 50세 초선 전 청와대 대변인, 김 웅 51세 초선 전 검사, 조경태 53세 5선 전 최고위원, 윤영석 57세 3선 전 당 대변인, 나경원 58세 4선 전 당 대표, 주호영 61세 5선 전 원내대표, 홍문표 74세 4선 전 당 사무총장 등이다. 이름 정도는 들어본 적이 있거나 인지도가 매우 높은 분들이다. 이번 대표선거의 특징은 출마자 연령층의 폭이 넓어진 것과 젊은 후보군의 진출이라고 보여진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노쇠한 정당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나 21대 국회에 젊은 층이 대거 진출해서 당이 젊어졌다. 국민의힘 뿐만 아니라 다른 정당들도 젊어진 모습으로 21대 국회에 나섰다. 젊은 정당이란 의원들의 나이가 적어졌다는 뜻보다는 초선의원들의 진출이 두드러졌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국민의힘은 개혁과 쇄신이 필요하다. 노회한 정당의 모습으로는 정권창출이 어렵다는 뜻이다. 개혁과 쇄신은 젊은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젊은 정당은 국민에게 다가가기에 용이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분명하게 말하면 패기와 경륜이 조화된 정당이 제일 바람직한 정당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의 주류는 노동력과 소비력을 튼튼히 받쳐주는 30대~50대라고 생각한다. 국가경제와 가정경제를 이끌어 가는 주역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 정치사에 젊은 세대의 진입은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정치권은 노년층이 물러나고 젊은층이 진입하는 정치의 물갈이가 지속되어 왔다. 헌정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세대교체의 역사는 1970년도 초반의 지금의 여당 뿌리인 민주당의 ‘40대 기수론’이었다. 김영삼의 주도로 김대중, 이철승이 야당의 기존 정치 틀을 뒤흔들어 놓았다. 자유당 때부터 정치를 해왔던 노장세력들을 뒤로 물러나게 했던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는 21세기의 현재는 과거의 습관으로는 발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사회 전반에 걸친 혁신이 필요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사회 전반의 혁신을 이끌어 나갈 주연들이 20대 30대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럼에도 50대 60대가 필요한 이유는 경륜이라는 특별한 자산 때문이다. 경륜이라는 것은 꼰대정신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혼란과 실패를 막아주는 방파제 역할이다. 방파제가 없으면 쓰나미가 밀려올 때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민여론조사에서 30%를 넘는 지지율을 보이는 이준석 후보를 주목해오면 국민들이 느끼는 혁신의 정도를 가늠해 볼 수 있겠다. 한때 선거구호로 ‘바꿔’ 열풍이 분 적이 있다. 기존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 새롭게 등장하는 후보들이 여. 야 관계없이 외쳤던 구호였다. 이 구호가 얼마나 적중했는지는 알 수가 없으나 기존의 정치인 교체 패턴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다. 역대 국회의 초, 재선의 당선율은 대체로 전체 의원 수의 50% 전후의 비율로 이어져 왔다.

국민의힘은 국민들의 쇄신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그러므로 후보자들은 쇄신, 혁신을 위한 노력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국민의힘 당대표는 당에 대한 기여와 당원에 대한 충성도를 기준으로 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대통령 선거가 아닌데 국민에게 당 대표를 묻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국민여론은 참고로 하든지 일부 반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국민여론조사가 당 대표를 뽑는 기준이 되는 것은 당원들의 권리를 뺏는 것이다. 당 대표가 당원의 뜻과 관계없이 당 대표를 한다는 것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당 대표가 되겠다는 것도 잘못된 것이다. 전학 온 지 며칠 되지 않은 친구가 반장 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지금까지 당에 대한 기여도가 없이 당을 위한 척 해왔던 사람도 당연히 자격이 없다. 나이가 젊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는 있다. 젊은이가 나이 든 사람 뺨칠 정도의 노회함을 보인다면 그는 이미 젊은이가 아니다. 필자가 스스로 느낄 때 제일 교만했던 시절은 30대라고 생각한다. 자신감이 앞서고 주장이 강했으며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이 내 생각만 옳다고 생각했던 시절이었다. 30대의 나이는 실수가 많고 후회스러운 일이 많았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나는 이번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중 50대 후보를 주목한다. 50대의 나이는 경륜은 부족할 수는 있지만 사회 경험이 충분하고 국회의원 경험도 있다면 당 대표에 적합하다고 본다. 출마한 후보들 중에 특별히 노회한 후보도 없고 꼰대 이미지의 정치인도 없다. 스스로를 갈고 닦아 변화와 개혁에 충실할 수 있는 후보들이다.

나의 기준으로 당 대표를 뽑는다면 30대 후보는 제외하고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선의원을 제외하고 60대 이상은 젊은 당의 이미지를 상쇄할 것으로 보여서 50대 후보로 한정하여 조경태, 윤영석, 나경원 중에서 개혁적인 인물이 되면 좋을 듯하다. 이들 중에 53세의 나이로 5선의 관록을 가진 조경태와 4선의 나경원이 결선에서 대결했으면 한다. 이들이 나이가 상대적으로 젊고 국회의원을 하면서 느끼는 바가 클 것이므로 변화와 개혁에 대한 의심은 없다. 어차피 국민의힘은 개혁하지 않고는 지탱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집권당인 민주당보다 더 개혁해야 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후보들은 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개혁의 의지를 보여야 한다. 민주당의 정세균 정 총리가 장유유서를 말했다가 당 안팎에서 비난을 받았는데 나는 그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장유유서의 관습은 수천 년 내려온 동양의 가치관이다. 장유유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은 전통을 부정하는 사람이라서 신뢰할 수 없다. 장유유서는 현대에 와서 변화는 있을지언정 부정될 수는 없다. 스승을 존중하고 부모님을 존중하는 것도 장유유서와 관련이 있다. 누가 당 대표가 되든 당의 원로를 존경하고 나이 든 당원에게도 깎듯이 예의를 갖춤이 당연하다. 이런 것 못하면 대표는커녕 인간의 자격도 없는 것이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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