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윤석열의 정치와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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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석열의 정치와 선택
  • 이병익 기자
  • 승인 2021.06.0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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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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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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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정치권 진입은 이제 시간 문제가 되었다. 그동안 언론의 보도와 윤석열의 실제 행보는 오보의 가능성이 없는 정확한 팩트로 보인다. 부친과 인연이 있는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를 처음으로 만나 조언을 구했고 친구의 부친인 이종찬 전 국정원장도 만났다. 4월에는 노동,복지 전문가인 정승국 승가대 교수를 만났고 이어서 권순우 한국 자영업 연구원장도 만났다. 5월에는 친구인 외교안보 전문가 김성한 고려대 교수를 만났고 반도체 전문가인 정석균 교수도 만났다고 전해진다. 최근에는 골목상권 전문가인 모종린 교수와 장예찬 정치평론가도 만났다. 정치인을 만난 것은 어릴 적부터 친구 사이인 정진석 의원과 권성동 의원을 만났고 윤희숙 의원과도 만났다고 한다. 윤석열은 다양한 사회계층의 전문가를 만나고 싶어 한다고 느껴졌다.

윤석열은 오랜 검사직이 체질에 배어 있을 것인데 정치인에 대한 시각이 그리 좋았을 리가 없을 것으로 본다. 본인이 정치에 뛰어들고자 마음먹었을 즈음이 검찰총장을 그만두기로 마음먹은 시점이었을 것이다. 본인의 말대로 검찰총장으로서 임기를 마치기를 원했는데 정권의 사퇴 압박에 더 버티기 힘들었을 것이다. 여당이 윤석열을 평가한 대로 준비된 대통령 후보는 분명히 아니다.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끊임없는 헌신과 노력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대통령직은 연습이 없는 엄중한 자리이기 때문에 대통령의 실책과 실수는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쓰기는 했지만 실제로 준비가 된 대통령이 있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대통령은 본인이 되겠다고 하는 의지와 시대적 요구가 있어야 한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시점은 정의와 공정이라는 시대적 요구가 있었고 문재인은 그 요구에 충실한 후보였다고 본다. 대통령의 취임사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완벽한 의지의 표현이었고 그의 지지율은 한동안 고공행진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대통령의 의지와 국민의 기대가 서로 맞지 않았고 그 결과는 정권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국민은 지금도 여전히 정의와 공정을 요구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에게도 정의와 공정은 중요한 덕목으로 요구하게 될 것이고 그 요구가 있어서 윤석열이 국민의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켜줄 대통령으로 인정받는 결과가 된 것이다. 윤석열에 대한 시대적 요구는 충족되었고 본인의 의지만 남아있다. 최근의 행보는 윤석열이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국립묘지 방명록에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이 분노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고 쓴 것은 확실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판단되었다. 또 천안함 생존자회 회장을 만나고 K9자주포 사고 부상자도 만났다. 국방에 관한 관심과 의지를 볼 때 대통령 행보가 확실하다고 믿게 되었다.

야권에서는 윤석열이 검사 시절에 박근혜, 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을 구속한 것에 대한 반감이 있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이 문제는 윤석열이 확실한 견해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검사로서의 당연한 의무를 실행했는지 당시 국민의 여론에 따른 무리한 기소였는지에 대한 명확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소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기소는 시점이 서로 다르고 윤석열의 당시 지위도 달랐다. 또 두 전직 대통령에 기소에 대한 역할도 다르기에 해명의 정도가 다를 수 있다. 야당 지지자들의 양해가 있어야 완벽한 후보가 될 수 있음을 윤석열 전 총장이 이해해야 할 것이다. 윤석열은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좌고우면하거나 머뭇거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정면돌파와 솔직한 해명이 후보로서 도움이 될 것이다. 국민은 윤석열을 지켜보고 있는데 믿음이 가지 않으면 지지를 철회할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행동과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런 점이 지지율과 상관관계를 보여주게 될 것이다. 윤석열의 뚝심과 진정성과 소탈함이 장점으로 작용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윤석열은 아마추어 정치 스타일이 오히려 기대와 지지를 받는 것인데 노회한 프로 정치인의 모습을 보게 될까 하는 우려가 있다. 노회한 정치인의 모습은 피해야 한다. 속마음은 솔직하고 담백해야 국민이 지지를 보낼 것이다. 정치권에 처음 들어온 신인의 자세로 대통령 선거에 임한다면 국민의 감동이 있을 것이고 사안에 대해서도 뚜렷한 소신을 표명하고 분명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며 잘못된 것이라고 느끼면 바로 사과하고 시정하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 지금까지 지도자들의 우유부단한 모습과 애매하고 모호한 답변이나 행동은 윤석열에게는 어울리지 않는다. 경험 많은 정치인의 조언은 받아들이고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이 현명한 일이다. 그들의 경험을 윤석열의 경험으로 만들려는 노력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 약이 되는 조언은 받아들이고 윤석열의 아이텐티디를 창조개발 하는 것이 지도자로서의 필요한 조건일 것이다.

윤석열은 민심의 배를 탔다. 윤석열은 선장이 되어 이제 시동을 걸고 앞으로 나갈 일이 남았다. 바람이 불 것이고 물결이 일렁일 것이다. 바람의 강도와 물살의 세기는 알 수가 없다. 배는 앞으로 나가야 하는데 경험 많은 항해사도 있어야 하고 엔진이 멈출 때 고칠 수 있는 기술자도 있어야 하고 식량과 의료품도 충분히 실어야 한다. 조리사, 의사도 함께 가야 한다. 갑자기 등장하여 국민의 기대를 받고있는 정치계의 이단아 윤석열은 별의 순간을 잡은 것은 틀림 없다. 여건도 좋고 조건도 좋아 보인다. 구슬이 서말 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지는 본인의 의지와 능력에 달려있다고 믿는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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