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삼성전자 재생에너지 전환 달성 분석한 보고서 발표
상태바
그린피스, 삼성전자 재생에너지 전환 달성 분석한 보고서 발표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6.29 10: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 세계 사업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환 등 공격적 목표 세워야
주요 생산거점인 한국 및 베트남에서 재생에너지 100% 전환 촉구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9일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전환 사업을 총체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서 그린피스는 주요 생산거점인 한국 및 베트남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100% 전환 달성을 촉구했다. (자료=그린피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9일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전환 사업을 총체적으로 평가한 보고서를 펴냈다. 보고서에서 그린피스는 주요 생산거점인 한국 및 베트남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100% 전환 달성을 촉구했다. (자료=그린피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 전환 사업을 총체적으로 평가한 보고서가 나왔다. 

7월 중순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세 법안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기업의 재생에너지 전환 중요성은 날로 커져가고 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탄소 과배출 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경제 질서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화석연료를 100% 재생에너지로 전환시켜 나가자는 RE100은 사회적 트렌드를 넘어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는 삼성전자의 재생에너지 달성 현황 및 한계를 분석하고 100% 재생에너지 로드맵을 제시하는 보고서를 29일 펴냈다. 

2016년부터 삼성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펼쳐온 그린피스는 <삼성전자 100% 재생에너지 로드맵>이라는 제목의 이 보고서에서 최근 삼성이 진행해온 100% 재생에너지 전환 사업의 성과를 분석했다.

삼성은 2018년에 미국·유럽·중국 시장에서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겠다는 목표를 밝혔고 지난해 이를 달성했다. 

그린피스는 삼성의 미국·유럽·중국 시장 재생에너지 목표 달성 과정과 성과 및 한계를 분석하고 삼성이 기후 리더십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린피스는 삼성의 재생에너지 전환 성과를 '부분적 달성'으로 평가했다. 

삼성이 달성한 재생에너지 전환은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낮은 조달수단인 '언번들 REC'(Unbundle 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언번들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 방식과 녹색 요금제가 88%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언번들 REC는 실제 전력 그리드로 추가되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는 방식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인증서만 분리해서 구매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삼성이 2020년 이후에도 미국 유럽, 중국 시장에서 100% 재생에너지 전환을 지속할지 분명하지 않다는 점도 고려됐다.

삼성이 진출한 세계 시장 가운데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은 한국과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시아다. 

그러나 삼성은 처음부터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에서 한국과 베트남을 제외했다. 당시 삼성은 두 나라의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하고 정책적 장벽이 높다는 점을 제외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한국과 베트남 경제에 삼성이 미치는 영향 및 삼성의 사업 성과 등을 고려할 때 그린피스는 삼성이 두 나라에서도 재생에너지 성과를 낼 수 있는 역량을 상당히 갖추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경우 올해 3월 전기사업법 개정으로 신재생공급자와 전기 소비자 간 직접 전략구매계약(PPA) 체결을 허용했다. 5월부터는 한국형 RE100의 하나로 녹색 요금제와 REC 거래 플랫폼을 도입했다. 

베트남 역시 대체 기술과 재생에너지 간의 경쟁을 촉진하고 민간부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관련법과 규정을 개정하는 등 전력시장을 적극 개편하고 있다.

그린피스는 또한 삼성이 기후 대응에 앞장서는 기업이 되기 위해 재생에너지 적용 사업장 확대와 더불어 제조 공급망을 대상으로 한 목표 수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재생에너지 사업장에 대한 경제적 지원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재생에너지를 추진하는 협력업체를 우대하는 방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재생에너지 조달이 어려운 시장이라면 재생에너지 친화적 정책 도입과 재생에너지 투자를 촉구하는 정책 옹호 활동을 통해서도 시장 장벽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보고서의 저자인 이현숙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프로그램 국장은 "삼성전자는 단기간에 미국, 중국, 유럽에서 100% 재생에너지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삼성은 자사 전력 사용량의 82%를 차지면서도 기후변화
에 취약한 한국과 베트남에서 100% 재생에너지 사용 목표를 세우고 온실가스 감축에 앞장서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보고서에서 삼성이 기후 리더십을 발휘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방안의 시행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첫째, 100% 재생에너지 전환 선언을 연장하고 빠른 시간 안에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사업장에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주요 생산거점인 한국 및 베트남 사업장에서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달성할 것을 주장했다. 삼성전자의 100% 재생에너지 사용 약속은 현재 계획하고 있거나 미래에 추가되는 모든 시설에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둘째, 제조 공급망(기존 및 신규 협력업체)을 대상으로 경제적 유인책 제공 등의 우대 방침을 포함한 야심찬 100% 재생에너지 목표를 수립할 것을 주문했다.

셋째, 지역성, 추가성, 옹호 활동이라는 기본구매원칙에 부합하는 효과적인 재생에너지 조달 방법(PPA, 직접투자 등)을 선택할 것 

넷째, 정부 및 전력회사, 삼성 계열사 및 기타 기업 등과 연계해 재생에너지 친화적인 정책을 수립하고 투자 사업을 옹호하는 활동을 전개할 것을 또한 요구했다.

기후위기가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 수많은 글로벌 기업은 기후 리더십이 곧 기업 경쟁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삼성 역시 기후 리더십을 발휘할 일생일대의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보고서는 마지막으로 삼성에게 "자사의 고객과 투자자 앞에서 기후 변화 대응 노선을 명확히 해야 한다"면서 "과거의 성과에 그치지 말고 2021년에도 다른 선도적 기업들과 기후 변화 리더로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린피스는 삼성이 주요 사업장 및 제조시설이 집중돼 있는 한국과 베트남
에서 재생에너지 전환 목표를 수립할 것을 요구하며 캠페인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