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 3차 파업투쟁... '노-노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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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 3차 파업투쟁... '노-노 갈등' 격화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7.07 15:24
  • 수정 2021.07.07 17:43
  • 댓글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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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 '직접고용' 깃발 들고 3차 파업...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 기능 못해
본사서 결의대회하려던 고객센터 노동자들을 공단 직원들이 철조망으로 막아
"본사 불법점거에 대비해 직원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안전망을 설치해 놓은 것"
노동계 "건보공단은 고객센터 노동자의 파업권을 보장하고 직접고용에 나서라"
공단 직원들 "공정한 채용절차 거치지 않고 들어오는 것은 '절대 반대'" 입장
건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지난 1일부터 '직접고용' 깃발을 들고 파업투쟁에 들어간 가운데 원주 공단 본사 앞에 철조망이 쳐져 있다. 파업 노동자들의 본사 진출을 막기 위해 쳐놓은 이 철조망을 공단 쪽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안전망'이라 주장했다. (사진=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copyright 데일리중앙
건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지난 1일부터 '직접고용' 깃발을 들고 파업투쟁에 들어간 가운데 원주 공단 본사 앞에 철조망이 쳐져 있다. 파업 노동자들의 본사 진출을 막기 위해 쳐놓은 이 철조망을 공단 쪽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한 '안전망'이라 주장했다. (사진=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직접고용' 요구 깃발을 들고 7월 1일 3차 파업투쟁에 들어갔다. 

그러나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에 반대하는 건보공단 직원(정규직 노동자)들의 방해(?)로 파업 현장에서는 노-노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앞서 지난 6월 2차 파업에 들어갔다가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이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위한 사전논의틀인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에서 협의하자고 해 파업을 중단한 바 있다. 

하지만 건보공단 쪽이 직접고용을 위한 논의보다는 일정을 늦추며 시간 끌기에 여념이 없어 다시 3차 파업에 들어갔다고 비정규직 노조 쪽은 밝혔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은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일 뿐 아니라 다른 사업장에서도 진행된 사항이다. 그러나 공단 쪽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핑계대며 정규직 전환을 미루고 있다.

공단 직원(정규직 노동자)들이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직접고용(정규직 전환)에 반대하는 이유는 공정한 채용 절차를 무시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건보공단 언론팀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공단 직원이 아닌 다른 사기업 직원들이다. 그런데 공정한 채용 절차를 거치지 않고 공단 정직원으로 들어오려 하기 때문에 이분들의 직접고용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기업 정직원이 공단의 정직원이 되기 위해서는 공단의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그걸 무시하고 들어오겠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노 갈등이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

공단 직원들은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요구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며 절대 반대 입장이라고 회사 분위기를 전했다.

'공단 직원들과 고객센터 상담사들이 하는 일에 동일노동은 없나'라고 묻자 이 관계자는 "물론 비슷한 업무는 있다. 단순 재증명서 발급이라든지 그런 건 고객센터 상담사들이 하고 있지만 개인압류라든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공단 직원들한테 호전환돼서 처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는 달리 노동계 안팎에서는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7일 성명을 내어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3차 파업을 지지한다"며 "건보공단은 고객센터 노동자의 파업권을 보장하고 직접고용을 위해 나서라"고 촉구했다.

특히 "직접고용이 답"이라며 공단의 직접고용을 압박했다.

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의 업무는 생명과 직결될 뿐 아니라 금융정보나 건강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고 있고 공단의 업무와 긴밀하게 연계되는 만큼 직접고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위탁으로 16년 간 외주화되는 동안 상담사들이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인권침해에 시달렸던 만큼 노동자의 인권보장을 위해서도 직접고용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건보공단은 노동자들과 시민사회의 요구는 외면하고 공단 정규직노조의 반대를 근거로 직접고용이 아닌 자회사 등의 대책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회사는 2019년 고속도로 톨게이트요금수납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알려졌듯이 동일한 간접고용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노동인권 보장과 공공성 실현을 위해서는 직접고용이 답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노동시민사회는 건보공단이 파업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단 쪽은 지난 5일 원주 본사에서 파업결의대회를 하려던 고객센터 노동자들을 사업장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천막으로 둘러싸고 철조망으로 막았다고 한다. 간접고용 노동자들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공단 본사 정문 앞 등 주변에는 빙둘러 철조망과 차벽을 쳐 파업 노동자들의 진출을 막고 있다. 또 노동자들이 모일 만한 공터에는 큰 돌덩이를 배치해 파업 집회를 사실상 원천 봉쇄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건보공단은 또 정규직 직원들을 동원해 파업권을 방해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공단이 정규직 노동자들을 앞세워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따르면 지난 5일 파업결의대회를 하는 내내 공단 직원(정규직)들이 현장을 둘러서서 막고 비아냥댔다고 한다. 

공단 직원들이 평일 근무시간대에 근무지를 이탈해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출입을 막는 행위는 본사의 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단 쪽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공단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지난 6월) 2차 파업할 당시 그쪽에서 무단으로 불법 점거해 건물 안 로비까지 들어와서 집회를 하다 보니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불법 점거를 통해 파업을 진행하려는 모습에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그걸 막기 위해 행동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고객센터 노동자들의 파업은 공단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하도록 신고가 이뤄졌을텐데 자꾸 건물 안으로 들어와 파업을 하려고 해 직원들이 안전상 문제와 민원인들에 대해 피해를 주면 안 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막아섰다"고 했다.

그는 철조망 관련해서는 "그분들이 새벽이고 밤낮 가리지 않고 건물 안으로 들어오려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직원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안전망을 설치해 놓은 것이다. 서로 간의 안전을 위해서 설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건보공단은 정규직 노동자들을 동원한 쟁의행위 방해를 중단하고 직접고용 이행을 위해 즉각 나서라"고 거듭 촉구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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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자은 2021-07-08 15:19:29
대화요청에 철조망으로 응답하는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 집단 이기주의 끝판왕! 정규직 을과 비정규직 을의 싸움구경에 빠진 사용자! 김. 용. 익. 이. 사. 장

원주시민 2021-07-08 14:27:49
원주시민들은 바본가
왜가만 있지?

시민 2021-07-08 08:01:41
철조망 헐~ 자발적 저지? 무슨 거짓말을 ..근무시간중에 회사동의없이 나오고 교대시간 맞춰 같이 교대하는데 ..공기관이 거짓말을 하네

솔직합시다! 2021-07-08 00:58:15
정규직 직원들이 고객센터노조파업을 저지하는 행동 자발적이었다구요? 그래서 월요일 오전 5시50분에 옷차림과 맞지 않는 운동화신고, 수십명의 직원들이 나와 있었나요? 우비도 단체로 나눠주고 준비 많이 했더군요. 공단에서 조직적으로 계획하고 준비지시했다고 솔직합시다!

독재노총 2021-07-07 23:04:36
파업은 단협상대자를 향해 하는것이고 타인의 일터까지 침범해서는 안된다
젊은 노동자의 의견도 합리적인 사고에서 나온걸텐데 생각이 다름을 존중하지 않는태도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전체독재주의다
민노총은 까불지마라
대화의 장은 니들이 닫았고
독재노총이 들어올 자리는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