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언동을 자제해야
상태바
[칼럼]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언동을 자제해야
  • 이병익 기자
  • 승인 2021.08.14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병익(칼럼니스트)
국민의당 이준석 대표와 당내 일부 대선후보와의 갈등이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대선을 앞두고 야권 지지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국민의당 이준석 대표와 당내 일부 대선후보와의 갈등이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는 등 대선을 앞두고 야권 지지자들의 우려를 낳고 있다.
ⓒ 데일리중앙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자당의 후보자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주려고 한다는 말을 해왔다. 그래서 지지율 1위인 윤석열 후보에게 어떤 기득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견지해왔다고 보인다. 그렇다고 지지율이 미약한 후보에게 기회를 더 준 것 같지는 않다. 

지금까지 이 대표와 몇 차례의 마찰이 언론에 보도되는 것을 보면 오히려 윤석열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마찰의 빌미를 윤 후보가 준 측면도 있지만 대응하는 이 대표의 태도가 별로 우호적이지 못한 것 같았다.

거슬러 올라가서 지난 3월에 유튜브에서 이준석 대표가 한 말이 심상치 않게 보였다. 그 시기는 윤석열 후보가 검찰총장을 사직하고 정치에 입문을 숙고하던 때 같은데 당시 대표경선을 준비하던 이준석이 노골적으로 윤석열을 디스했다.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뜬다는 다소 황당한 말을 거침없이 하고 있었다. 자신은 유승민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표명했다. 

이것은 이준석이 오래전부터 주변에 말을 하고 다녀서 그의 신념인 것처럼 보였다. 당 대표가 되기 전의 일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파장이 적지 않다. 알려진 대로 이준석은 유승민 의원실에서 근무한 인연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이준석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버리고 유승민을 택한 전력이 있다. 처음부터 유승민과의 인연이 있었으니 유승민과 정치를 함께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당시 안철수의 바른미래당으로 유승민과 함께 옮겼고 안철수의 지역구였던 노원병에 출마하기도 했다. 이준석은 정치적으로는 유승민의 편에 섰으니 안철수 대표와도 좋은 사이가 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의 편향성이 대표가 되었다고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도 유승민과 함께했고 당 대표 선거에서도 유승민의 지원을 받았다. 이런 인연이 유승민이 대선후보로 나선 지금에 중립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당 대표가 된 지금에는 유승민 후보에 경도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야권 대선후보 지지율 1위인 윤석열을 유리하게 만드는 어떤 시도도 하지 않을 것은 분명할 것이다. 윤석열과 대립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도 이준석의 셈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간다. 실제로 이준석은 윤석열의 행보에 과민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대선 후보들을 자신의 지휘하에 묶어 두려는 시도가 있는 듯 보였으나 후보들의 개별 전략이 있어 이 대표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 후보들의 반발도 있고 최고위원회의 견제도 작동한다. 이준석의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 같다.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개성이 강하고 자존심 강한 후보들도 있다. 이 대표는 어느 후보에게도 감정을 건드릴만한 언행을 해서는 안 된다.

야권 후보를 단일화해도 선거에 이길까말까 하는 상황에 이준석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척을 졌다. 안철수 후보는 급기야 독자출마 선언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야권 구도에서 리더십을 보이지 못하면 이준석 대표는 조기 퇴진을 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어느 대선후보가 야권단일화의 조건으로 이준석의 퇴진을 걸고 나오면 정권 창출을 위해서 이준석 대표는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선거관리 대표로서 책임을 느끼고 자제하고 겸허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실책이 쌓여만 가는데도 당 대표가 나서서 비판도 하지 못한다는 당 내외의 지적이 많다. 후보자들과 다투려고 하지 말고 문재인 정부에 강력히 경고하는 일을 해야 할 것이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유승민 후보까지 나서서 이 대표에게 말수를 줄이고 신중하게 처신하라는 충고를 하고 있다. 필자도 며칠 전에 칼럼을 통해 지적을 한 바가 있다. 이준석 대표는 자신을 내세우는 정치를 접고 후보를 빛나게 하는 것이 이 대표의 미래를 위해서도 필요한 일일 것이다. 대선에서의 승리는 이준석의 승리가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