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금융권도 국민 고통에 참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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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금융권도 국민 고통에 참여하라
  • 이병익 기자
  • 승인 2021.09.0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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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칼럼니스트)
이병익 칼럼니스트. copyright 데일리중앙
이병익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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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영업자가 죽어간다. 자영업자뿐 아니라 저소득층의 국민도 죽어간다. 일자리를 뺏긴 아르바이트 임시직 국민도 죽어간다. 전 국민이 고통을 받는데 금융권은 돈 장사를 하면서 여전히 자신들의 배만 불리고 있다. 국민은 제1금융권인 은행들과 저축은행, 캐피탈 같은 제2금융권. 사채로 인해 목조임을 당하고 있다. 신용불량 사태는 늘어나고 가정경제 몰락의 악순환이 되풀이되는 현실을 정부는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모르면 직무유기이고 알면서 방치하면 국민의 재산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국가의무의 방기이다.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내려야 한다.

국난의 상황에서 모든 국민이 고통을 받는 시점에 금융권은 고통을 나누는 일에 동참하고 있는가? 동참은커녕 한 푼도 손해되는 일을 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대출 상환을 연기해준다든가 대출이자를 낮춰준다는 등 국민의 고통을 분담을 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국민의 금융권 부채는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빚더미로 목숨을 끊는 국민이 얼마나 많은지 정부는 통계를 공개해 보라. 금융권 대출이나 사체로 인해 압박을 받고 고통을 받는 국민이 어느 시대보다 많다고 한다. 금융권은 대출연체를 하는 국민에게 압박을 가하는 어떤 행위도 멈추고 상환을 연기하거나 소액결제를 하게끔 하여 죽어가는 국민에게 살 수 있게 기회를 줘야 한다.

사람이 살아야 부채를 갚을 것 아닌가. 금융권 스스로 이런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행태를 보면 절대로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할 것 같지 않다. 정부가 관여해 금융권에 권고를 하고 그래도 안 되면 강제 조치라도 시행하기 바란다.

재난지원금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그보다 백배, 천배의 금액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갚아야 하는 셀 수 없는 수의 국민의 고통을 정부는 파악해 보기를 바란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은 사채 빚에 시달리는 기업과 국민에게 사채동결이라는 획기적인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지금의 금융권 이자율은 신용도와 담보물건 유무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신용도 약한 국민에 대한 이자율이나 신용카드 장기대출이나 제2금융권의 이자율은 사채에 버금갈 정도로 높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여 주어야 한다. 금융권 빚으로 인해 삶을 포기하는 실태를 파악하고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하지 않도록 보호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금융권을 단속해 과도한 압박을 하지 않게 하고 분할상환 기간을 늘려 조금씩 갚는 방법으로 숨통을 틔워 주어야 한다.

과거 8.3 사채동결과 같은 조치를 발동할 수도 있다는 강력한 경고를 금융권에 줌으로써 금융권이 선제적으로 국민 보호조치를 하게끔 유도해야 한다. 전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 금융권만 편하게 안정적으로 돈을 버는 것은 공정에도 반하는 행위다.

말로만 서민을 위한다는 공약을 하는 정당에게 경고한다. 진정으로 서민을 위한다면 필자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 어느 정당이 진정으로 서민을 위하는 정당인지 알아보는 척도가 될 수 있다. 빚에 몰려 목숨을 던지는 것보다 상환 기간을 늘리고 이자율을 낮춰 주는 정책을 당장 시행할 수 있는 정부라면 그나마 한 줄기 빛을 보게 될 것이다.

극한의 상황에 몰린 서민을 위해 어떤 정책이 효율적인지 정부는 각성하기 바란다. 쥐 눈물 같은 재난지원금으로 잠시 국민의 환심을 사겠지만 그보다 통 크고 확실한 금융권의 결단을 바란다.

필자의 주장과 발상이 자본주의에 반한다고 말할 수 있으나 자본주의도 국민이 살아야 지탱할 수 있는 것이다. 가게는 망하고 일자리는 없고 갚아야 할 돈은 많은 국민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가정이 파괴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고 상상하면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각 대선 예비후보들이 다양한 공약을 내고 있지만 이런 현실적인 문제를 제기하거나 우려하는 사람이 없다. 이 정부에서 당장 시행하지 못하면 어느 대선 후보가 선제적으로 필자의 주장에 공감하고 결단을 내려 줄 것인지 기대를 걸어본다.

이병익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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