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현대차가 꿈꾸는 수소사회는 비효율적... 기후위기 대응위해 탈내연기관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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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현대차가 꿈꾸는 수소사회는 비효율적... 기후위기 대응위해 탈내연기관 집중해야"
  • 김영민 기자
  • 승인 2021.09.07 1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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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퍼드·코넬대 연구진, '수소 생산 과정서 온실가스 다량 배출' 논문 발표... 수소차는 에너지효율도 전기차 절반 불과해 경쟁력 낮아
현대차 "수소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이 인류의 지속가능한 진보"... 그린피스 "현대차의 수소사회 비전은 근본 문제 안고 있다"
영국 기후변화위원회 '저탄소 경제에서 수소의 역할' 보고서. (자료=그린피스)copyright 데일리중앙
영국 기후변화위원회 '저탄소 경제에서 수소의 역할' 보고서. (자료=그린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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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중앙 김영민 기자] 그린피스는 현대자동차가 꿈꾸는 수소사회는 "비효율적"이라 비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7일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기 탈내연기관 선언을 미룬 채 수소사회 비전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전날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 일정을 포함한 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이날 오후 '수소물결'이라는 동영상을 통해 수소비전을 공개했다. 

하지만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전기차에 비해 반도 안 되는 에너지 효율 등을 고려할 때 수소차는 무늬만 친환경이라는 게 그린피스의 판단이다.

현대차는 "수소로의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이 인류의 지속 가능한 진보"라며, 이번 행사에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수소 사업을 수소 트럭, 수소 스포츠카는 물론 트램,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로 확대하고,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수준의 경제성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에 대해 그린피스는 ;현대차가 꿈꾸는 수소사회 비전은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전 세계 수소의 96%는 천연가스를 개질한 그레이수소로 생산과정에서 상당량의 온실가스를 생성하기 때문이는 설명이다. 

천연가스 개질 화학식은 CH4(천연가스) + 2H2O(물) → CO2(이산화탄소) + 4H2(수소)로 수소가 만들어지는 만큼 이산화탄소도 발생한다.

현대차는 단기적으로는 탄소포집 기술을 이용해 만드는 블루수소를 개발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미국 스탠퍼드대와 코넬대 연구진은 한 달 전인 지난 8월 12일 천연가스 누출과 탄소포집 기술의 한계 등으로 인해 블루수소 생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그레이수소 대비 88~91% 수준으로 감축 효과는 9~12% 정도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공동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 최신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블루수소를 기반으로 하는 수소사회 비전은 탄소중립 실현을 통한 기후위기 대응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영국 수소-연료전지 협회 회장을 맡았던 크리스 잭슨은 "블루 수소는 탈탄소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자원낭비일 뿐이며 이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미래세대를 배반하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블루 수소 확대 정책을 지지한 영국 정부의 방침에 항의하는 의미로 협회 회장직을 전격 사임했다. 

현대차는 장기적으로는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그린수소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수소차의 경우 그린수소의 생성과 압축, 동력 전달 등 전 과정에서 투입 에너지의 반 이상이 유실되고 41% 정도만 바퀴에 전달된다고 한다. 투입 에너지의 86%가 바퀴에 전달되는 전기차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반에도 못 미친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수소차는 전기차 대비 두 배 이상의 에너지를 소비해 사회에 부담이 되는 셈이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은 "그레이수소나 블루수소에 의존하는 수소차와 수소 경제는 탄소중립 달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차며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서는 매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8% 정도 줄여서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너지 효율이 극히 낮으며 그레이 수소에 의존하고 있는 수소차에 한눈팔지 말고 2030년까지 내연기관차 판매를 중단해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탈탄소 모빌리티로 직행하는 것이 시간과 자원을 아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린피스는 보수적인 분석기관으로 알려진 세계에너지기구(IEA)조차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2035년까지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럽연합이 2035년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선언했고 세계 곳곳에서 내연기관차 판매 중지 시점은 점차 빨라지는 추세다. 

지난 6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독일국제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는 유럽연합의 내연기관차 규제에 맞춰 유럽은 2035년까지, 미국, 중국, 한국에서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 판매 중단을 약속했다. 사실상 지난해 말 발표한 대책과 큰 차이가 없다. 

그린피스는 "현대차가 탄소제로 시대에 기여하고 미래차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수소사회 비전이 아니라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과 전기차 전환을 더욱 앞당기는 계획을 발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린피스는 2016년부터 포드, 폭스바겐, 다임러, BMW 등 자동차 제조사를 상대로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 및 친환경차 전환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지난해 9월에는 정의선 당시 현대차 부회장의 포스터를 띄워 전 세계 모든 시장에서 탈내연기관을 선언할 것을 촉구하는 활동을 벌였다. 

김영민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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