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임직원들, 경영악화에도 성과급 잔치... '코로나19? 우린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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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임직원들, 경영악화에도 성과급 잔치... '코로나19? 우린 몰라'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1.09.24 17:2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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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 분석, 한전 및 발전자회사 경영악화에도 기관장 억대 성과급 지급
36개 공기업 중 34개, 퇴직금 산정 때 성과급 반영... 나갈 때까지 세금으로 배 불려
구자근 의원 "공기업 부실화는 국가와 국민 부담... 경영효율화 위한 제도개선 시급"
2016~2020년 공기업 성과급 지급 현황(단위: 백만원). * 공공기관 제출 자료를 구자근 의원실이 구성함.copyright 데일리중앙
2016~2020년 공기업 성과급 지급 현황(단위: 백만원). * 공공기관 제출 자료를 구자근 의원실이 구성함.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공기업들이 경영악화에도 불구하고 기관장과 임직원들은 해마다 성과급으로 현금 잔치를 벌이는 등 방만경영과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공기업 36개의 경영상황을 분석한 결과 기업의 경영 성과와 재무 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당기순손익은 2016년 10조8000억원에서 2020년 -1758억원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기관장 성과급은 27억6000만원에서 28억1000만원으로 증가했다. 

공기업 직원들의 성과급 역시 2016년 1조9253억원에서 2020년 2조1359억원으로 2106억원 늘어났다.

이들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죽어나는 코로나19 공세에도 끄떡없이 저희들끼리 성과급을 늘리며 돈잔치를 벌여온 것이다.

또한 최근 한전을 비롯한 발전자회사들의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1억원대의 성과급을 지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성과급은 퇴직금에 포함이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음에도 36개 공기업 중 34개 공기업이 퇴직급여 산정 때 성과급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사실은 24일 국민의힘 구자근 국회의원이 예산정책처에 분석 의뢰한 '공기업 경영현황 및 성과급 지급제도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국회예산정책처은 주요 공기업 36개(공기업 16개, 준시장형 공기업 20개)를 대상으로 2016~2020년 동안 당기순손익 및 부채 비율 증감 내역을 비교 분석했다.

국회예정처 보고서에 따르면 공기업군(36개)의 당기순손익은 2016년 10조8000억원에서 2020년 -1758억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2016년 10조8000억원이던 당기순손익은 2017년 6조3000억원, 2018년 2조1000억원, 2019년 1조5000억원에서 2020년에는 마이너스(-) 1758억원을 기록했다. 

부채총계는 2016년 362조6700억원에서 2020년 396조2900억원으로 33조6200억원 증가했다. 2020년 36개 공기업 중에서 절반에 해당하는 18개의 공기업이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22개의 공기업은 2019년 대비 2020년 부채총액이 13조6968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1조원을 넘어선 기관은 한국석유공사(-2조4391억원), 한국광물자원공사(-1조3543억원), 한국철도공사(별도 기준 -1조2380억원)로 나타났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20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공기업의 매출이 전체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이며 고정비(감가상각비 및 인건비)가 큰 원가가 하방경직성을 띄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걸로 분석했다. 매출 감소와 경영 악화로 당연히 깎여야 할 인건비가 내려가지 않거나 오히려 올랐다는 얘기다. 

36개 공기업 상임기관장 성과급 총액은 2016년 27억6000만원에서 2017년 25억5000만원, 2018년 22억5000만원으로 줄다가 2019년 27억원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2020년 28억1000만원으로 나타났다.

2020년 기준 상임기관장 성과급이 1억원을 넘는 기관은 8곳(한국남동발전, 한국수력원자력공사, 한국부동산원,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조폐공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 한전과 발전자회사들의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한국남동발전의 기관장이 가장 많은 1억3000만원의 성과급을 챙겼다. 한국수력원자력공사 1억2000만원, 한국전력공사 1억1000만원, 그리고 한국서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부발전 등이 각각 약 1억원의 성과급을 받은 걸로 나타났다.

또한 공기업군 임원 성과급은 2016년 105억3000만원에서 2019년 101억7600만원으로 줄었다가 2020년 107억2700만원으로 다시 증가했다. 

특히 직원들의 성과급은 2016년 1조9253억원에서 2019년 2조1054억원억, 2020년 2조1359억원으로 4년 만에 2106억원 증가했다. 
 
36개 공기업 중 34개 공기업은 또 퇴직급여 산정 때 성과급을 반영해 나가면서도 국민 세금으로 배를 불려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월 대법원에서 "성과급은 임금이 아니기 때문에 퇴직금에 포함이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36개 공기업 중 한국동서발전, 강원랜드를 제외한 34개 공기업은 직원 퇴직급여 산정 때 성과급을 포함해 퇴직급여를 산정하고 있는 걸로 나타났다.

대법원 이번 판결에 따라 퇴직금을 성과급에 반영하도록 하는 현행 공기업의 취업규칙 상 보수규정에 손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공기업들이 경영 악화에도 불구하고 성과급을 대놓고 지급하는 이유는 뭘까. 성과급 지급 기준이 되는 정부의 공기업 경영평가 기준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의 '2021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편람'에 따르면 평가점수 총 100점 중에서 '재무예산 운영성과'는 5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자리창출'은 7점, '균등한 기회와 사회통합'은 4점 등으로 상대적으로 비중이 큰 편이다.

이러다 보니 공기업 입장에서는 적자 운영을 하더라도 예산절감, 부채감축 노력, 부채비율 관리보다는 평가 배점이 높은 신규인력 채용 등에 비중을 더 두게 된다는 것이다.

구자근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4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기업들의 방만경영 심각성을 지적하고 "공기업 부실화는 결국 국가와 국민 부담"이라며 공기업 경영효율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copyright 데일리중앙
구자근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24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공기업들의 방만경영 심각성을 지적하고 "공기업 부실화는 결국 국가와 국민 부담"이라며 공기업 경영효율화를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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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근 의원은 "문재인 정부 들어 공공기관 평가항목에서 경영효율화를 통한 재무개선 등에 대한 평가는 줄어들고 일자리창출과 사회적 공헌도에 대한 평가가 높아지면서 공기업들의 방만경영이 더욱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 의원은 "공기업의 부실화는 결국 국가와 국민들의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점에서 경영효율화를 위한 제도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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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준 2021-09-25 12:14:58
지금 같은 비상시국에 공기업들이 저 지랄하고 있으니
나라꼴이 이 모양이지.
촛불 백날 들어봐야 위에 있는 놈들이 변하지 않고는
나라꼴 안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