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홈 생계급여 혼자는 55만원, 삼형제엔 1인당 39만원... 복지부의 이상한 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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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홈 생계급여 혼자는 55만원, 삼형제엔 1인당 39만원... 복지부의 이상한 샘법?
  • 김용숙 기자
  • 승인 2021.10.20 10: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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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홈에 홀로 입소 아동은 1인가구 기준으로, 원래 가족 출신 아동은 일반가구 기준으로 생계급여 지급
1인가구 기준으로 지급했을 때보다 3인가구 기준일 경우 매월 49만4805원, 연간 593만7660원 덜받아
최혜영 의원 "형제/자매라고 해서 비용 안 줄어... 그룹홈 입소 아동 모두에게 차별없이 생계급여 지급해야"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20일 그룹홈 입소 아동의 생계급여가 혼자는 55만원,삼형제엔 1인당 39만원이라는 복지부의 이상한 샘법을 지적하고 제도개선을 촉구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국회 보건복지위 민주당 최혜영 의원은 20일 그룹홈 입소 아동의 생계급여가 혼자는 55만원,삼형제엔 1인당 39만원이라는 복지부의 이상한 샘법을 지적하고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김용숙 기자] 그룹홈에 입소하는 아동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생계급여 셈법이 도마 위에 올랐다. 

혼자는 55만원인데 삼형제엔 1인당 39만원이 지급되는 식이다.
 
아동 그룹홈은 가정해체·방임·학대·빈곤·유기 등 위기 가정에서 돌봄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동들에게 가정과 같은 주거여건에서 양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다. 보통 3~7명의 아이들이 한 그룹홈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런데 원래 가족이었던 형제/자매가 입소할 경우 시설장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따른다. 형제/자매가 그룹홈에 함께 입소하면 생계급여가 1인 기준이 아닌 일반가구 기준으로 적용되고 있어 운영비가 줄어들기 때문. 

부모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형제자매와 함께 있는 것이 심리적으로 중요한데 수급비가 적다보니 그룹홈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다.

실제로 그룹홈에 홀로 입소하는 아동은 1인가구 기준으로 매월 약 55만원의 생계급여를 받지만 원래 가족이었던 3형제가 그룹홈에 함께 입소할 경우 다른 입소 아동들과 달리 생계급여가 3인가구 기준으로 지급돼 1인당 39만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최혜영 의원이 20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그룹홈에 입소한 아동 중에서 2인 기준으로 생계급여를 지급받은 아동은 488명, 3인 기준은 69명, 4인 기준은 4명으로 집계됐다

그렇다면 이들은 1인가구 기준으로 지급받는 아동보다 얼마를 적게 받았을까.

최혜영 의원실이 확인 결과 1인가구 기준 지급액보다 2인가구 기준으로 지급받은 경우 매월 20만8340원, 3인가구 기준으로는 49만4805원, 4인가구 기준으로는 74만6560원 적게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연간으로 계산해보면 2인가구는 250만원, 3인가구는 593만7660원, 4인가구는 895만8720원을 적게 받은 셈이다.  

보건복지부도 개선의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혜영 의원실에 "국민기초생활보장지침 상 그룹홈은 일반가구 기준으로 생계급여를 지급하도록 하고 있으며 지자체마다 1인가구 기준으로 지급할 것인지, 일반가구 기준으로 지급할 것인지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있어 지자체마다 달리 해석해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룹홈은 가정에서 돌봄을 받지 못하는 등의 사유로 아동을 보호하는 곳이므로 1인가구 기준으로 지급하는 것이 타당할 것으로 사료된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최혜영 의원은 "5명 중 1명 꼴로 생계급여를 적게 받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충격적이다. 형제/자매가 그룹홈에 함께 입소했다는 이유로 다른 아동들보다 지원을 적게 받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형제/자매가 그룹홈에 함께 입소했다고 해서 다른 아동들보다 비용이 적게 들 이유가 없다"며 즉각 제도개선을 주문했다.

최 의원은 "이미 소외계층인 그룹홈 아이들에게 또 다른 소외감을 안겨주는 복지부의 셈법을 이해할 수 없다. 위기 아동을 두텁게 보호하고 이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국가의 책무인 만큼 생계급여 지급 과정에서 그룹홈에 머무는 모든 아이들이 부족함이나 차별을 겪지 않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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