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청와대(대통령실)를 옮긴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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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청와대(대통령실)를 옮긴다고?
  • 이병익 칼럼니스트
  • 승인 2022.03.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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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익(칼럼니스트)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실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고 청와대는 국민께 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copyright 데일리중앙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청와대에 있는 대통령실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옮기고 청와대는 국민께 돌려 드리겠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면서 정부종합청사로 대통령실을 옮기고 청와대는 국민께 돌려 드린다고 말했다. 당선인의 이런 발상은 평소에 생각해온 소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가 내주에 본격 출범하게 될 것인데 과거의 인수위가 하는 일보다 큰 과제를 안고 출범하게 생겼다. 청와대의 이전 문제는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된다. 청와대는 대통령의 집무를 위한 공간이고 주거공간이기도 하고 외빈을 맞이하는 의전 공간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청와대는 대통령의 집무와 주거와 의전에 있어 문제 될만한 일이 없었고 경호, 경비의 문제가 불거진 일도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광화문 시대를 열겠다는 말을 재확인시켰다. 후보 시절부터 청와대 문화를 청산하겠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 요지는 청와대를 광화문 정부 종합청사로 옮기겠다는 뜻이었고 권위적 대통령에서 시민 속의 대통령으로 가겠다는 뜻이었다. 2019년도에 이전할 계획을 세우고 유홍준 명지대 석좌교수를 위원장으로 임명하고 광화문대통령 기획위원회와 역사문화벨트 위원회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이 계획은 무산되었다. 이전 장소와 경호, 경비문제, 유사시 사용할 지하 벙커시설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았던 탓이다.

윤 당선인이 청와대를 광화문으로 이전하겠다는 발상이 문 대통령과 다르지 않다고 본다. 윤 당선자는 한다면 하고 말 것이라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 의지에 따라 인수위내에 TF 팀을 만들고 경호, 경비의 수준을 낮추어서라도 권위적 대통령의 모습을 지우고자 할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 원로 선배가 필자에게 한 말은 “청와대를 옮긴다고? 난 반댈세” 라면서 하시는 말씀이 실감 났다. 새로운 광화문에 집무실을 만들려면 종합청사를 리모델링해야 하고 기존에 있던 청부부처가 옮겨가야 하고 출퇴근 시간에는 교통을 통제해야 할 것이고 그 시각에는 몇 분간 휴대전화 불통이 있을 것이고 순간적으로 교통정체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외국에서 국빈이 오면 오찬, 만찬장을 시내 호텔에서 한다고 가정하면 민폐가 충분히 예상된다.

경호, 경비를 완화한다는 것은 대통령의 안위를 소홀히 한다는 말과 다름이 아니다. 우리의 적은 항상 대통령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대통령이 청와대를 그대로 사용하면 이런 문제점이 해결되는데 고집을 부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청와대 이전은 경제적으로도 국민의 부담이 될 것으로 본다. 청와대를 국민의 공간으로 남겨주는 이득이 장기적으로 보면 더 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광화문 정부종합청사로 이전은 비용면에서나 국민편익의 면에서 볼 때 결코 합리적이지 않아 보인다. 한남동 3군 총장의 관사도 3호 터널과 한남대교의 교통상황으로 볼 때 적합지 않고 용산의 국방부 부지도 한강을 끼고 있어 경호상으로 취약하다고 본다.

앞으로 윤석열 당선인이 5월 20대 대통령에 취임하면 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이런 와중에 우선순위가 될 수 없는 청와대 이전 문제가 이슈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민정수석실을 없앤다든지 제2부속실을 없애겠다는 발상은 윤석열 당선자다운 생각이라고 보고 환영한다. 그러나 민정비서관직은 유지하기를 바라고 축소된 수석실의 기능은 비서관으로 낮추어서 참모 기능을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본다. 국민과 소통하고 친근한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소외계층이나 약자들을 자주 청와대로 초대해서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것이 훨씬 존경받을 것이다. 대통령은 통치능력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소통 잘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대통령으로 남기 보다는 경제를 살리고 코로나를 이겨내고 국민의 소득을 높여서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 좋은 대통령이 되는 길이다.

외향적인 구호나 의지를 표현하는 것보다 조용한 혁신을 기대한다. 바로잡을 일들이 너무 많은데 대통령 당선자는 국민통합에 치우치는 것만 같아 보인다. 통합은 당위성이고 개혁은 필요성에 있다. 윤석열 당선자는 기득권 적폐 청산에도 최선을 다하기를 바란다.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국민은 통합과 개혁을 함께 요구했다.

이병익 칼럼니스트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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