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중앙 송정은 기자] 중학생 74.2%, 고등학생 88.4%, 학부모 64.3%가 학교 수학시험이 '수학포기자' 발생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교육위원회 민주당 강득구 의원은 14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수학 내신 평가에 대한 학생·학부모·교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 의원은 또한 다른 문항을 통해서도 중·고등학교 수학 내신 평가의 구조적인 문제가 수학교육을 망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설문 문항 중 '수학 시험으로 인해 수학을 포기하는 주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중·고등학생의 60.5%가 '학교 수학 시험에 출제된 문제가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보다 과도하게 어렵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세부적으로 중학생의 45.1%, 고등학생의 76.2%가 수업에서 배운 내용보다 어려운 문제가 출제된다고 봤다. 

고등학생들의 수학 교육에 대한 현실 인식 수치는 매우 나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수학교사들도 응답자의 64.6%는 '변별 때문에 가르친 내용보다 더 어렵게 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설문문항 중 '학교 수학 시험이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것에만 몰두하게 만든다'는 문항에 대해 중학생 65.8%, 고등학생 85.2%, 학부모 75.3%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중학교보다 고등학교에서 제한된 시간 안에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만 집중하게 하는 형식적인 학습이 지속되면서 매우 큰 고통을 가중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지막으로 '학교 수학 시험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사교육이 필요하다'라는 설문에 중학생 81.5%, 고등학생 90.5%, 학부모 90.7%가 '그렇다'고 답했다.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갈수록 학교 시험문제가 어려워지고 변별을 위한 문제가 많이 출제되기 때문에 사교육 필요성이 더 높아지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득구 의원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기자회견을 통해 △교육부의 변별만을 목적으로 하는 학교 시험과 입시 제도 개선 △교육부 차원에서 교육과정 평가 기준에 대한 상세한 지침 마련 후 학생, 학부모, 교사가 평가 기준에서 충분히 인식할 수 있도록 안내 △공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수학 책임교육 실현 등의 구체적인 대안 마련을 정부에 촉구했다.

강 의원은 "초저출산이라는 국가 위기 속에서 윤석열 정부가 국가교육책임제 강화를 국정 목표로 내세운 만큼 아이들을 경쟁교육 고통의 수렁으로 모는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된다"며 "정부에서는 시급히 학교 수학 평가를 개선하여 수포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4월 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내 중·고등학교 90개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설문에는 중·고등학생 4758명과 학부모 3136명, 수학교사 194명 등 모두 8088명이 응답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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