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된 서울 충정아파트 철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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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된 서울 충정아파트 철거된다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2.06.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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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인 충정아파트가 85년의 역사를 끝으로 허물어지게 됐다.

서울시는 제7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개최해 서대문구 충정로3가 및 합동, 중구 중림동 및 순화동 일대 마포로5구역의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수정된 정비계획에는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던 충정아파트를 철거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서울시 건축물대장 기준)에 준공된 충정아파트는 철근 콘크리트로 지어진 국내 최초의 아파트다. 건축물 대장의 준공 시기보다 앞선 1932년에 지어졌다는 기록도 있다.

애초 4층짜리였지만, 1961년 불법 증축으로 한개 층이 늘어나 지금은 5층까지 있다.

85년의 긴 역사만큼, 아파트 이름도 일제강점기 아파트 건립자 도요타 다네오의 이름을 딴 도요타아파트에서 1967년 유림아파트, 1975년 지금의 충정아파트로 두 차례 바뀌었다.

일제강점기와 6·25 등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고스란히 겪은 충정아파트는 박정희 정권시절인 1979년 재개발 대상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논의는 지지부진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지역 유산을 지키는 차원에서 충정아파트를 그대로 보존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4층과 불법 증축해 사는 5층 주민들간의 갈등, 건물 자체의 안전문제 등이 계속되면서 서울시는 결국 아파트 철거를 결정했다. 서울시는 대신 해당 부지에 충정아파트의 역사를 담은 공개 공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번 계획안에서 충정아파트 인근에 있는 충정각은 보존키로 결정됐다. 1900년대 초에 건립된 서양식 건축물인 충정각은 서울에 남은 서양식 건축물 중 유일하게 첨탑을 가지고 있고 건축 당시 원형이 잘 유지돼 있어 보존 필요성을 인정받았다.

서울시는 이밖에도 지형 현황 및 보전정비지구 신설에 따라 기반시설 계획 등을 재정비했다.

이번 정비계획 변경은 구역지정 이후 40년이 경과한 마포로5구역에 대해 정책목표 실현하고, 다양한 지역 여건을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로 진행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정비계획 재정비로 주변 지역과 함께 낙후된 도시경관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면서 충정로·서소문로 간 연계를 통해 원활한 차량 통행 및 보행 연속성을 확보했다"며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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