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인하로 혜택보는 기업, 상위 0.01%... 1조7000억원 세수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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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인하로 혜택보는 기업, 상위 0.01%... 1조7000억원 세수 감소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06.21 1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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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의 '총조세및부담률' 33.2%로 OECD 평균(41.6%)과 세계 평균(40.4%)보다 낮아
나라살림연구소, 새 정부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정책 평가 담은 '나라살림브리핑' 발표
"기업활동 활성화라는 실익보다 소수에게 혜택 주는 특혜 시비와 함께 세수에도 악영향"
나라살림연구소는 새 정부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정책 평가를 담은 '나라살림브리핑'을 21일 발표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나라살림연구소는 새 정부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정책 평가를 담은 '나라살림브리핑'을 21일 발표했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정책의 혜택을 보는 기업이 상위 0.01%에 불과해 특혜 시비와 함께 세수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나라살림연구소는 21일 새 정부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정책에 대한 평가를 담은 '나라살림브리핑'을 발표했다.

새 정부는 최근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21.5%보다 높은 25%이기 때문에 국제 조세 경쟁 및 기업활동 활성화 차원에서 세율을 22%로 내리는 것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용원 객원연구위원이 작성한 나라살림브리핑에 따르면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실익이 거의 없으며 혜택을 보는 대상이 극소수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실제 세 부담인 '총조세및부담률'의 경우 한국은 33.2%로 OECD 국가 평균 (41.6%), 세계 평균(40.4%)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트럼프 행정부 때 법인세를 크게 낮췄던 미국의 36.6%와 비교해도 4.4%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는 기업이 100원을 벌어들일 때 우리나라의 기업은 33.2원을 세금 등으로 부담하지만 미국은 36.6원, OECD 국가 평균은 41.6원, 세계 평균은 40.4원을 부담한다는 것을 뜻한다. 즉 우리나라 기업의 실질적인 조세부담률은 국제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기업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OECD 평균보다 높다고 하지만 실제 조세 관련 부담률은 낮은 상황인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라살림브리핑은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로 혜택을 보는 기업은 2020년 법인세 신고 기업 83만8000개 중 0.01%, 법인세 납세 대상인 흑자 기업 53만2000개의 0.02%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처럼 80여 개 기업에게만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인 점을 감안하면 고용과 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하한다는 정부의 명분은 다소 빈약한 논리라는 평가다.

나라살림브리핑은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안에 의해 법인세 최고세율이 인하될 경우 예상되는 세수 감소액은 2020년 신고 기준 약 1조7000억원으로 추정했다.

법인세는 기업의 투자나 입지 결정 등에 영향을 미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 사례 등을 감안하면 법인세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용원 객원연구위원은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들의 실질적인 조세부담률이 국제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임을 감안할 때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는 기업 활동 활성화라는 실익보다는 소수에게만 혜택을 주는 특혜 시비와 함께 세수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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