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살인기업에 대한 투자금액 늘린 국민연금 강력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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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 살인기업에 대한 투자금액 늘린 국민연금 강력 규탄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08.08 17:32
  • 수정 2022.08.08 1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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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2016년 1546억원에서 2021년 3539억원으로 옥시 투자금액 129% 늘려
시민단체 "가습기살균제 참사 일으킨 옥시에 투자금액 늘려 국민 기만했다" 규탄
"국민연금은 ESG 사회책임투자를 준수하고 국회는 국민연금법을 개정하라" 촉구
국민연금공단 "현재 해외주식에 대한 수탁자 책임 활동 강화 방안 마련하고 있다"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8일 살인기업에 대한 투자금액 늘린 국민연금공단을 강력히 규탄했다. 공단은 해외주식에 대한 수탁자 책임 활동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copyright 데일리중앙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가 8일 살인기업에 대한 투자금액 늘린 국민연금공단을 강력히 규탄했다. 공단은 해외주식에 대한 수탁자 책임 활동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경실련과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가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옥시 영국 본사에 투자금액을 늘린 국민연금공단을 강력히 규탄했다.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해외주식에 대한 수탁자 책임 활동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JTBC는 국민연금공단이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기업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의 지분을 늘린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이 보유한 옥시 본사의 주식은 약 3600억원으로 0.53%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2016년 1546억원에서 2021년 3539억원으로 5년 만에 129% 증가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로 수많은 국민들이 자신과 가족들의 목숨을 잃었음에도 참사 이후 국민연금공단은 국민이 맡긴 노후자금으로 살인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왔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금융정의연대, 민변 민생위원회, 민변 환경보건위원회,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환경운동연합은 8일 공동으로 성명을 내어 "국민연금공단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옥시 영국 본사에 참사 이후 투자금액을 늘려 국민을 기만했다"고 강력히 규탄했다.

이들은 "국민연금이 투자처에 대한 자율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의 돈으로 운영되는 만큼 살인을 저지른 비윤리적 기업에 투자금액을 늘린 이유를 충실하게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국민연금공단은 가습기살균제 참사를 일으킨 살인기업에 왜 투자 규모를 늘렸는지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국민연금이 수익성만 보고 투자하는 것은 윤리적 투자를 추구하는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며 부끄러운 일"이라 지적했다.

미국과 노르웨이 등 선진국들의 경우 환경파괴나 국민들의 건강에 문제를 입힌 기업들을 투자대상에서 완전히 배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31일 기준으로 가습기살균제 피해구제 신청자는 7768명이고 사망자는 1784명이다. 이 가운데 절반의 피해자들이 옥시가 판매한 제품을 사용했다고 한다.

결국 국민연금공단의 이번 행태는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투자하는 비상식적인 결과를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시민단체들은 "국민연금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회책임투자를 준수하고 국회는 국민연
금법을 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연금공단은 지난 4일 설명 자료를 내어 "레킷벤키저(옥시)에 대한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금액은 기금 규모 및 해외주식 투자 규모 증가에 따라 2016년 대비 증가했으나 전체 해외주식 투자 규모 대비 비중은 2016년 0.18%에서 2021년 0.14%로 줄어들었다"고 해명했다. 옥시에 대한 투자금액은 늘었지만 전체 해외주식 투자 규모에서 옥시가 차자하는 비중은 줄었다는 궁색한 변명이다.

공단은 "현재 해외주식에 대한 수탁자 책임 활동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기금의 수익 제고를 위한 수탁자 책임 활동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해명을 요구하는 질문에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데일리중앙>과 통화에서 "해당 부서에 확인한 다음 내일 중으로 설명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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