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1주일 전 허허벌판에 달랑 4층 건물 하나 지어놓고 '졸속개교'한 한전공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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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1주일 전 허허벌판에 달랑 4층 건물 하나 지어놓고 '졸속개교'한 한전공대
  • 석희열 기자
  • 승인 2022.09.26 12: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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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시설 부족해 1년에 31억원 임대료 지출... 2025년까지 약 125억원 지출 예상
문재인 "한전공대, 노무현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국정철학 담겨있다"
최악 적자 한전이 설립·운영비의 64% 부담... 2031년까지 총 1조6112억원 투입
박수영 의원 "포퓰리즘이 국가경제에 큰 부담 줘... 무의미한 혈세낭비 중단하라"
20대 대선 일주일을 앞둔 지난 3월 2일 허허벌판에 달랑 4층 건물 한 동을 지어놓고 졸속개교한 한전공대가 교육시설 부족으로 1년에 31억원 임대료를 지출하는 등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한전공대 홈페이지)copyright 데일리중앙
20대 대선 일주일을 앞둔 지난 3월 2일 허허벌판에 달랑 4층 건물 한 동을 지어놓고 졸속개교한 한전공대가 교육시설 부족으로 1년에 31억원 임대료를 지출하는 등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진=한전공대 홈페이지)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노무현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이어지는 일관된 국정철학이 담겨 있다."

지난 3월 2일 제20대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개교한 한전공대(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입학식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은 영상 축사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한전공대는 허허벌판에 4층 건물 한 동을 지어놓고 교육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개교를 강행해 '정치 논리로 탄생한 학교'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영 국회의원은 26일 "졸속 개교로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며 한전공대에서 제출받은 임대현황 자료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한전공대는 연구 및 교육시설 용도 2곳, 사무실 용도 3곳, 기숙사 용도 1곳 등 모두 6곳을 임대해 1년에 31억1700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부터 순차적으로 건물이 완공되는 것을 고려해 올해부터 단순히 계산하면 124억6800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해야 한다.

연간 임대료 중 절반이 넘는 19억5000만원을 지급하는 부영주택 소유의 골프텔과 클럽하우스는 학생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기숙사로 사용되고 있다.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학교까지 공사장을 지나 20분 정도 걸어가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형편이다. 

학교가 위치한 전남 나주가 아닌 서울에 있는 사무실 2곳에도 연 5600만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철학'이라던 '국가균형발전'이 무색하게 직원들은 서울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렇게 한전공대가 해마다 31억원의 임대료를 지불하는 이유는 강의동, 도서관, 기숙사 등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졸속 개교'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통상 대학 설립을 위해서는 최소 6년이 걸리는데 한전공대는 약 12만평 규모의 터에 4층 건물 한 동만 지어놓고 '대선 전 개교'라는 정치 일정에 맞추느라 일단 개교부터 한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호남 지역 표심을 얻기 위해 설립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상반기에만 14조3000억원의 적자를 본 한전이 협약에 따라 설립비와 운영비의 64%를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머지 36%는 한전의 자회사들이 부담한다. 

한전은 올해 946억원을 부담했고 내년에는 1320억원을 출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2031년까지 투입될 비용은 총 1조6112억원이다.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26일 한전공대의 졸속 개교를 비판하며 "포퓰리즘이 국가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며 무의미한 혈세 낭비 중단을 촉구했다.copyright 데일리중앙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 26일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허허벌판에서 문을 연 한전공대에 대해 '졸속 개교'라고 비판하며 "무의미한 혈세 낭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 데일리중앙

박수영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서 대선을 앞두고 밀어붙여 졸속 개교한 탓에 국민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며 "정권과 진영만을 생각한 포퓰리즘이 국가경제에도 큰 부담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이어 "탈원전 등 잘못된 에너지정책으로 적자를 보면서 전기요금을 인상시키고 있는 한전이 한전공대까지 책임져야 하냐"라고 반문하며 "학생 수 급감으로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한 와중에 무의미한 혈세 낭비를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2022년 3월 개교한 한전공대는 올해 신입생 100명을 선발했고 2023년에는 110명(수시 100명+ 정시 10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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