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커피 점주들 이달부터 손흥민 선수 광고비 각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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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커피 점주들 이달부터 손흥민 선수 광고비 각출해야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3.01.06 0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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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메가커피가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한 광고비 수십억 원을 가맹점에 부담시키기로 하면서 점주들 사이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메가커피는 올해 광고 집행 예상비용인 60억원을 본사와 가맹점이 절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메가커피 본사는 지난달 공문을 발송해 올해 광고비를 본사와 가맹점이 분담하는 데 대한 사전조사를 실시했다.

메가커피 관계자는 "이번 사전조사에서 가맹점주 절반 이상이 광고비 분담에 찬성해 본사와 가맹점주가 함께 광고비를 분담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개정된 가맹점거래법에 따라 전체 점주들 중 50% 이상의 동의를 받으면 점주들에게 광고비를 분담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메가커피 전국 가맹점은 이달부터 한 달에 12만원씩 광고비로 지불하게 됐다. 가맹점당 일년에 144만원을 내는 것으로, 전국 메가커피 가맹점 약 2000여곳이 약 30억원을 부담하게 된다.

이 같은 본사의 광고비 분담에 메가커피 가맹점주들 사이에서는 반발이 거센 분위기다.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손 선수를 모델로 앞세워 놓고 국내 점주들에게 광고비를 내도록 하는 게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메가커피 측은 60억원이라고 알려진 광고 집행비는 손흥민 선수의 모델료 뿐 만 아니라 올해 광고비 총 집행 금액이며, 법에 따라 광고비 분담을 진행한 것이라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해 메가커피 가맹본사 측은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해 매출이 증대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한 지난해 8월 이후 모바일 e-쿠폰 판매량이 3배 가량 늘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메가커피 가맹점 점주들의 입장은 다르다.

메가커피 가맹점주 A씨는 5일 기자와 만나 "광고비 분담으로 인해 점주들의 반발이 고조되는 분위기"라며 점주들이 광고비 전가에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3주 전쯤 본사에서 광고비 분담에 대한 공문을 받았는데, 서명란에 '비동의'란도 없었다"면서 "손흥민을 모델로 선정한 것은 메가커피가 동남아시아로 진출하기 위한 목적으로 아는데, 왜 국내 가맹점이 그 비용을 분담해야 하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메가커피 본사 측은 "글로벌 진출을 위해 손흥민 선수를 전속 모델로 계약한 것이 아니고, 현 시점에서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동남아시아 진출 역시 계획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A씨는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하면 메가커피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되고 매출도 증대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한 이후 매출이 늘지 않았다"며 "매출이 늘었다면 점주들이 불만을 제기 하겠느냐"고 했다.

손흥민 모델 기용 이후 늘어난 e-쿠폰 매출 증가는 결국 가맹점도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고 묻자 "본사 매출이 늘어나는 것이지 가맹점에 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고객이 e-쿠폰으로 결제할 경우 가맹점에서 내는 수수료는 7~10% 사이로, 일반 카드결제 수수료(1%대)보다 높아 가뜩이나 낮은 마진율이 더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그는 "본사가 지난해에 원두 가격을 두 번이나 올리고, 물류비 등도 야금야금 다 올렸다"며 "그때마다 점주들은 힘들었지만 이렇게까지 동요하지는 않았는데, 이번 광고비 분담으로 점주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광고비로 월 12만원을 낸다는 것은 그만큼 임대료가 오른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A씨는 "1500원하는 아메리카노 한 잔 팔아봐야 300~400원 남는다"며 "12만원 내려면 도대체 아메리카노 몇 잔을 팔아야 하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점주들 사이에서는 본사에 이렇게 당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점주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서도 "브랜드 이미지 개선하려고 손흥민 모델로 기용한 것은 본사인데, 왜 가맹점주에게 부담을 지우느냐", "광고비만 분담시키지 말고 본사 수익도 나눠야 공평한 것 아니냐", "손흥민 보고 메가커피 가는 사람이 있겠느냐. 본사가 감당할 수 없으면서 광고비 엄청 썼다"는 등 비판적인 견해가 다수다.

다만 프랜차이즈 협회의 한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광고비를 가맹점주와 분담하는 것은 드문 일은 아니다"며 "규모가 작을 수록 본사와 가맹점이 광고비를 분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또 "메가커피가 가맹점주에 광고비를 분담시키는 데 대해 갑질 논란이 일고 있는데, 갑질로 보기는 힘들다", "지난 7월 개정된 광고판촉 사전동의제에 따라 가맹점의 50%이상이 동의하면 광고비를 분담할 수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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