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단체 회장 "의대 증원 백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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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단체 회장 "의대 증원 백지화해야"
  • 송정은 기자
  • 승인 2024.02.14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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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증원 방침을 규탄하는 전공의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대표가 의대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다만 전공의들이 언제 어떤 집단행동을 할지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은 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이라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2000명 의대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회장은 전날(12일) 열린 임시대의원총회에 대해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대전협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총회 의결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했으며 제27대 집행부는 박 회장을 제외하고 전원 사퇴했다"는 내용만 알린 상태였다.

그는 "정부는 설 연휴 직전(2월 6일) 의대증원 발표를 강행했다. 이런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면서 "곧 있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파업을 조장하는 게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고 반문했다.

이어 "100여명의 수련병원 대표들과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눴고 각 병원 전공의들의 분위기도 서로 공유했다"며 "일선 의료 현장을 외면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좌절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민간인 사찰 수준의 개인정보 수집을 당당하게 언급하며 말을 듣지 않으면 처벌을 내려 통제하면 된다는 강압적이고 독재적인 보건복지부 장차관 태도에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말 국민을 생각한다면, 환자를 생각한다면, 그리고 전공의를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대 증원 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논의하라"고 촉구했다.

또 전공의가 국가의 노예는 아니라면서 △전문의 인력 기준과 의료 사고 처리 특례법 마련 △전공의 근로 시간 단축 및 수련 비용 지원 정책 우선 시행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정말 의사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정부와 의료계 간 합의하에 의사 인력을 추계해야 하며 이를 담당할 기구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주 80시간 이상 근무와 최저 임금 수준의 보수 △전문의를 값싼 전공의와 PA(진료보조인력)로 대체하는 병원 행태 △전공의 대상 폭력 사건 등을 정부가 외면해왔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암담하다"며 의사단체의 집단행동에 업무개시명령, 면허 취소 등을 예고한 정부에 "어떻게 신뢰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부디 우리의 분노와 좌절을 외면하지 말라"며 "젊은 의사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지금의 정책을 강행한다면 대한민국 의료는 완전히 무너질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는 본질을 외면한 허울뿐인 의료 정책을 중단하고 젊은 의사들이 마음 놓고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의료 정책을 제시하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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