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 사고를 낸 가해 운전자 A씨(68)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차량에 동승했던 아내 B(65)씨가 사고 전후 상황을 털어놨다.
지난 3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B씨는 사고 당시 차량의 속도가 갑자기 빨라졌다고 주장했다.
B씨는 "(속도가 빨라져서) 내가 아! 소리를 지르면서 남편한테 '천천히 가라. 왜 이렇게 빨리 가냐'고 외쳤다"고 설명했다.
블랙박스 음성 기록에는 '어, 어'라고 외치는 목소리만 담긴 것에 대해서는 "(대화가) 녹음이 안 됐나 보다"라고 말했다.
사고 이후 B씨가 남편 A씨에게 "왜 그렇게 역주행했느냐"고 묻자 A씨는 "(브레이크를) 밟을수록 더 가속돼서"라고 답했다고 한다. 브레이크를 밟을수록 차가 더 빨라졌다는 것.
사고 원인 중 하나로 A씨의 고령이 꼽히는 것에 대해서는 "고령은 다 나름이다. (나이가) 똑같아도 (남편은) 육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부부 싸움이 사고 원인이라는 일각의 추측에 대해서는 "(그 이야기를) 병원에서 뉴스로 다 봤다. 좋은 호텔에 갔다 오면서 무슨 싸울 일이 있었겠냐"며 반박했다.
B씨는 시민 9명이 숨진 것과 관련해 "나도 자식을 키우는데. 40대 자녀를 둔 부모로서 저도 너무 안타깝다"며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경찰은 주요 참고인 조사를 시작하고 물증을 확보하는 등 사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오후 9시 27분쯤 A씨가 몰던 제네시스 차량이 시청역 인근 호텔에서 빠져나와 일방통행인 4차선 도로를 역주행했다. 이후 차량 2대를 잇달아 들이받고 인도와 횡단보도에 있던 보행자들을 쳤다. 이어 100m가량 이동하다 건너편에 있는 시청역 12번 출구 앞에서야 멈춰 섰다. 역주행한 거리는 모두 200m에 달한다.
이번 사고로 인한 사상자는 총 16명이며 사망자는 9명으로 모두 30~50대 남성 직장인이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