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증원에 반발해 5개월 동안 학교에 돌아오고 있지 않는 의과대학생들이 의사 국가고시(국시) 시험을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내년 의사 배출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국시 통과자가 없어 의사 배출이 되지 않으면 수련병원에 들어갈 전공의(인턴)도 없는 것이어서 연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전날(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의사 국가시험 응시 예정자 중 95.52%가 의사 국가시험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의대협에 따르면 전국 40개 의대 본과 4학년 3015명을 상대로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제출 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2903명의 응답자 중 95.52%인 2773명이 제출을 거부했다.
2025년도 의사 국가시험 응시 대상자 명단 확인을 위해서는 각 의대가 졸업 예정자 명단을 지난 6월 20일까지 국시원에 제출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응시 예정자의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가 필요하다.
국시원에 따르면 개인정보 제공을 하지 않을 경우 의사 국가시험 접수가 불가하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들의 결정에 힘을 실었다.
박 위원장은 같은 날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대생 졸업 예정자의 96%가 올해 치러질 국시를 거부하겠다는 내용의 기사를 올린 뒤 "학생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며 "우리의 요구는 단호하고 분명하다. 나도 안 돌아갈 것"이라는 글을 남겼다.
만약 의대 본과 4학년 학생 96%가 의사 국시를 치르지 않을 경우 매년 배출되던 약 3000여 명의 의사가 내년엔 약 100명 수준에 그친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국시 합격자가 있어야 수련병원에 근무할 인턴, 레지던트 등 전공의도 나오기 때문에 수련병원에까지 타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국시를 추가 실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의료계는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의대생들이 추가 국시도 응시하지 않을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