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원래 계획인 이틀에서 사흘로 늘어났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날인 25일 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이틀 전인 24일에 이어 26일에도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내용의 '인사청문 실시계획서 변경의 건'을 의결했다.
민주당 소속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노종면 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인사청문회에서 요구했던 자료 제출이 결국 이뤄지지 않았다"며 "요청한 자료는 다른 것이 아니다. 자녀 입학 관련 자료, 외환 관련 자료, 출입국 관련자료, 주식 매매 자료, 가상 화폐 매매 자료다"고 했다. 이어 "이날 오전 11시59분까지라고 정확히 제출 시각을 얘기했는데 자료가 오지 않았다"며 "노 의원이 제안하신 것에 따라 인사청문회를 내일까지 실시하기 위해 인사 청문회 실시계획서 변경의 건을 추가 상정한다"고 말했다.
과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은 유례없는 인사청문회 기간 연장이라며 반발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3일을 한 전례가 있었냐"며 "당장 검증할 수 있는 자료 중에 부족한 게 있으면 추후 서면으로 답변받으면 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도 "오늘 청문회도 차수를 변경하면서까지 했는데 누구 맘대로 하루 더하려고 하느냐"고 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국회의장에게 사안을 보고드리고 청문회를 하루 연장하겠다고 요청했다. 방금 전에 의장 허가서가 도착했다"고 반박했다. 노종면 민주당 의원도 "오전까지 자료 제출을 하지 않으면 청문회를 하루 연장한다는 이야기를 제 기억으로 최소 3번 이상 했다"며 "유례나 관행보다는 이 청문회 목적을 달성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 유감스럽게도 오늘 청문회 상당 시간이 마치 고용노동부 장관이나 MBC 청문회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고 맞받았다.
여당 의원들은 인사청문회 연장에 대한 과방위원 간 거수 투표를 최 위원장이 강행하자 회의장을 떠났다.
24일과 25일 사이에도 차수 변경을 하며 13시간 넘게 인사청문회를 이어갔던 과방위는 이날도 0시 30분 기준 계속해서 질의를 이어가고 있다.
인사청문회법은 국회 인사청문회 기간을 3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앞서 과방위는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지난 24~25일 이틀간 열기로 했다. 그동안 국회는 통상 장관이나 장관급 후보자를 대상으로 하루씩 인사청문회를 진행해왔다.
방통위원장은 장관급 인사로 분류하는데 장관이나 장관급 후보자를 상대로 사흘동안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건 보기 드문 일이다. 대부분 장관 인사청문회의 경우 하루 길어야 이틀 청문회로 마무리된다. 여권에 따르면 국회는 정홍원·정운찬 전 국무총리와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이홍훈 전 대법관 등 일부 대법관 검증 당시 사흘 청문회를 진행한 사례가 있다.
한편 전날인 25일 밤 인사청문회 과정에선 증인으로 출석한 방통위 직원 1명이 무리한 인사청문회 일정 탓에 쓰러져 신성범 국민의힘 의원이 119에 신고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송정은 기자 blue1004sje@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