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DJ) 3남 김홍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DJ 동교동 사저를 매각한 후폭풍이 거세다.
DJ를 당 뿌리로 여기고 있는 민주당은 당차원에서 재매입 등을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영원한 DJ의 비서실장'이라는 박지원 의원은 사저 재매입에 29억 원 상당의 전 재산을 내놓겠다고 해 '진정한 충신이다'며 칭찬 세례를 받고 있다.
반면 상속세 납부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끝에 사저 매각을 통해 해결하려 한 김 전 의원에겐 '패륜아'라는 등 험한 말이 쏟아졌다.
체납분까지 포함해 상속세가 20억 원이 넘어서자 김홍걸 전 의원은 지난 7월 2일 DJ의 동교동 사저를 커피업체 대표 A 씨에게 100억 원에 매각했다.
DJ 동교동 사저는 김 전 대통령이 1961년부터 2009년 타계할 때까지 정치 활동 터전으로 삼았던 곳으로 '동교동계'라는 이름을 낳게 했다.
지난주 매각 소식이 알려지자 민주당과 동교동계는 발칵 뒤집어졌다.
지난 2일엔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을 지낸 박지원 의원과 문희상 전 국회의장,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배기선 사무총장, 정동영·추미애·김민석 의원 등이 모여 사저를 되사들이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자리에서 박지원 의원은 사저 환수에 자신의 전재산을 내놓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22대 총선 때 재산신고 목록 등을 종합하면 29억여 원에 이른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박 의원의 SNS에 "존경합니다"라는 댓글이 이어졌다.
이밖에 "문제는 막내아들이 만들었는데 남아 있는 재산마저 다 털어 넣는다니 진정한 충신이다" "미국 이민시절 번 많은 재산도 김대중 대통령을 위해 다 쓰는데 또" "적은 돈이나마 동참하겠다"며 박 의원에게 감동받았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일부는 "김 전 의원이 지난 5년간 국가문화재 등록 신청, 은행 대출 타진 등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으나 무위에 그쳤다"며 나름 살필 사정이 있다고 김 전 의원을 옹호했지만 박지원 의원을 지지하는 목소리에 파묻혔다.
이와 달리 김홍걸 전 의원 SNS에는 "패륜아" "대형사고 쳤다" "할 말 없다"는 등 비난이 쇄도했다.
한편 DJ 사저를 사들인 A 씨는 채널A와 인터뷰에서 '소유권 이전에 따른 세금을 완납했고 명의이전도 완료했다'며 재매각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DJ 사저를 카페로 꾸밀 것이라는 일부 지적에 대해 "사저 바로 앞에 이미 카페를 운영 중이고 건너편 카페까지 입찰받았다"며 "따라서 동교동 사저까지 카페로 바꿀 생각이 없다. DJ사저는 전시관이나 박물관 형태로 리모델링, 내년 2~3월께 일반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A 씨는 "입장료를 받게 되면 고 이희호 여사 유지대로 김대중기념사업회에 기부하고 나머지는 전시관 유지에 사용하겠다"고 계획을 설명했다.
송정은 blue1004@daili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