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극적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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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극적 타결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02.20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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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대표 해수부 양보 결단... 21일 국회 본회의 처리 예정

▲ 손학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의 최대 쟁점이었던 해양수산부 존폐와 관련하여 양보할 뜻을 밝히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여야가 극한 대치를 해오던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이 극적인 타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은 곧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공동대표는 20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의 마지막 쟁점이었던 해양수산부 존폐와 관련해 폐지 요구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김효석 원내대표 등 협상단에 전권을 위임한다는 뜻도 밝혔다.

이로써 지난달 21일 이후 줄다리기를 해오던 여야 간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여야 원내대표 간 협상이 곧 재개돼 빠르면 오늘 안에 협상이 타결될 전망이다.

손 대표는 정부조직개편안 관련해 전날 밤늦게까지 이루어진 핵심참모들과의 논의를 토대로 이날 새벽 해양수산부를 폐지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손 대표는 "바다는 우리의 미래이고 바다는 통합관리돼야 한다"며 해양수산부 폐지에 강경한 입장으로 반대해 왔다.

손 대표는 "그러나 저는 정상적인 정부 출범을 위해 결단하고자 한다. 솔로몬의 지혜처럼 사랑하는 자식을 내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며 "정부조직법 개정안 가운데 아직도 타결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지만 국민을 위해 매듭을 풀고자 한다"고 해수부 폐지 반대 입장을 접었다.

이어 "이제 남은 문제는 양당 원내대표 간에 전권을 갖고 협상을 재개해서 조속히 해결하기 바란다"며 협상대표단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늦었지만 환영할 만한 결정이라고 크게 반겼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곧 협상을 재개해 오늘 안으로 최종 협상을 마무리짓고 내일 본회의를 열어 통과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손 대표는 그러나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이 파행된 데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책임이 크다며 이 당선자의 일방주의 국정 철학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새정부 출범 닷새를 남겨 놓고 순조로운 출발이 염려되는 불행한 사태를 맞고 있는데, 여기에는 이명박 새정부가 국가운영에 대한 진지한 인식이 부족하고, 성과주의와 밀어붙이기식 전시행정에 급급한데 기인하고 있다"며 "이명박 정부의 자세에는 진정성이 없다"고 혹평했다.

이어 "여야가 협상 중에 있는데 내각명단 발표를 강행한 이명박 당선인의 자세는 오만과 독선 그 자체였다"고 비난했다. 또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이명박 정부는 한마디로 민주주의를 할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정부조직법 개편은 흥정의 대상이 아니며, 아무리 효율과 능률이 중시되는 사회라고 하더라도 국가를 전적으로 시장에 맡길 수는 없다"며 "이것이 제가 지키고자 한 원칙이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기획예산처, 과기부, 정통부 등의 통폐합에 동의했지만 통일부, 여성가족부, 해양수산부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미래와 국가 비전에 입각해서 존치를 요구했다"며 "마지막까지 요구한 해수부 존치는 해양강국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에서 해수부를 폐지하는 대신 여성가족부를 존치시키기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럴 경우 새 정부 내각은 애초 대통령직 인수위가 마련한 13부 2처에서 15부 2처로 조정된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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