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수·민주노총, '간접고용 특별대책단' 구성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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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수·민주노총, '간접고용 특별대책단' 구성 제안
  • 김주미 기자
  • 승인 2010.09.29 1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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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근절 및 직접고용 촉구 결의안' 발의... 기업 인식 전환 촉구

"'모닝'이라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기아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입니다. 하지만 모닝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기아가 아니라 동희오토라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기아차 모닝'을 만드는 노동자들은 기아 소속도, 동희오토 소속도 아닙니다.

그들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12개의 동희오토 하청 업체에 고용된 채 최저임금을 가까스로 넘기는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시간당 44대의 모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더 기이한 일은 기아차 모닝을 만드는 설비는 현대캐피탈에서 임대한 것이고 부지와 공장 건물은 현대자동차 소유입니다. 실로 복잡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왜 이렇게 복잡할까요?"

진보신당 조승수 국회의원과 민주노총은 불법 파견 근절과 직접고용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한다고 29일 밝혔다.

조 의원과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이백윤 동희오토 지회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이 밝히고 정부와 기업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국회의 역할도 강조했다.

"'모닝'이라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기아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입니다. 하지만 모닝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기아가 아니라 동희오토라는 회사입니다. 그리고 '기아차 모닝'을 만드는 노동자들은 기아 소속도, 동희오토 소속도 아닙니다.

그들은 이름도 알려지지 않은 12개의 동희오토 하청 업체에 고용된 채 최저임금을 가까스로 넘기는 수준의 임금을 받으며 시간당 44대의 모닝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더 기이한 일은 기아차 모닝을 만드는 설비는 현대캐피탈에서 임대한 것이고 부지와 공장 건물은 현대자동차 소유입니다. 실로 복잡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왜 이렇게 복잡할까요?"

 

이백윤 동희오토 지회장은 "간접고용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이 노동자를 싼 임금에 마음껏 부려먹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고를 마음대로 하면서도 사용자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기 위해 직접고용 대신 간접고용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 지회장은 "(기업들이) 법이 허용하지 않는 파견 노동자를 사용하거나 도급으로 위장해서 이 모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난해 국가인권위는 간접고용 노동자에 대해 실제 사용 기업이 사용자 책임을 지고, 간접고용 노동자를 차별해서는 안 되며, 기본적으로 직접고용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부는 제대로 된 간접고용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민주노총의 생각이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심지어는 공공기관이 간접 고용을 남용하고 있다. 얼마 전 KTX 승무원들에 대해 철도공사가 승무원들의 실질 사용자라는 서울중앙지법의 판결(8.26)에도 불구하고 철도공사는 KTX 승무원들의 복직 및 직접 고용은 거부한 채 항소했다"며 "모범을 보여야 할 정부가 도리어 위법 탈법 고용을 고집하는 형국"이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불법파견 근절 및 직접고용 촉구 결의안' 발의 배경에 대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간접고용의 폐해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며 위법·탈법한 간접고용에 대한 정부의 엄정한 법 집행을 강조했다.

아울러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대책 수립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장도급·불법파견 실태를 전면적으로 파악하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사 대표가 참여하는 '간접고용 특별대책단' 구성을 정부에 제안했다.

이들은 또한 불법 파견에 따른 피해 방지를 위해 정부의 근본적 해결 방안 수립을 주장했다. 기업의 인식 전환도 요구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끝으로 "이제 국민의 대표로서, 노동자 서민의 뜻을 대변하는 헌법기관으로서 국회가 답해야 한다"며 "오늘 제출하는 이 결의안이 그 시작"이라고 말했다. 

김주미 기자 kjsk@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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