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주민 10명 중 4명, '서울로 쇼핑 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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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주민 10명 중 4명, '서울로 쇼핑 원정'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1.11.13 1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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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공회의소 설문조사 결과... 54% "옷과 패션용품 사러 서울행"

# 광주에 사는 30대 직장인 ㄱ씨는 한 달에 한 번 고속철도(KTX)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다. 백화점 명품관을 둘러보거나 '신사동 가로수길' 등에서 옷을 사기 위해서다.

ㄱ씨는 "서울은 지방에 비해 유행에 민감하기 때문에 트렌드를 살펴볼 겸 방문하곤 한다"며 "지방에서 찾기 힘든 고급브랜드나 다양한 디자인들이 많은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 대구에 사는 20대 대학생 ㄴ씨는 일주일에 한 번꼴로 정기적으로 서울로 올라온다.

그는 "공연 기획 분야에 관심이 많은데 서울에는 관련 아카데미가 많아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뮤지컬이나 대형콘서트에도 자주 갈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비수도권 주민 10명 가운데 4명은 수도권으로 쇼핑을 오고, 주된 목적은 '옷을 사기 위해서'란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도권 이외 거주자 510명을 대상으로 '지방주민의 수도권 소비실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1.4%가 지난 1년 간 수도권 소비 지출이나 소비 목적 송금 경험이 있다고 했다.

특히 '의류·패션용품'(54%)에 가장 많은 돈을 쓴 걸로 나타났다. 이어 '문화·레저'(26.5%), '외식·숙박'(19%), '건강·의료'(18%), '교육'(14.2%) 등의 순이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50대 모두 '의류·패션용품'(82.0~40.9%)에 가장 많은 돈을 들였으며, 60대 이상은 '건강용품·의료'(42.6%) 지출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소비 횟수는 '매월 1회'(30.3%)가 가장 많았으며, '3개월에 1회'(27.5%), '6개월에 1회'(14.7%), '연간 1회'(13.3%), '보름에 1회'(9.5%), '주당 1회 이상'(4.7%) 등의 순이었다.

이들의 총지출 대비 수도권 소비 지출 비중은 평균 9.9%로 집계됐다.

수도권 소비 지출은 20대(52.1%)와 호남권(55.4%), 월 평균 수입 500만원 이상 고소득자(76.6%)에서 특히 활발한 것으로 대한상공회의소는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정보화와 생활패턴 변화로 소비자 요구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지방의 소비 여건은 일부 대도시 지역을 제외하면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가격보다 질을 중시하는 고급쇼핑, 문화생활, 교육·의료 분야에서 지방 주민의 수도권 소비 지출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방 주민들에게 수도권 소비 지출의 이유를 물어본 결과 '지방제품·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거나'(48.8%), '지방에 원하는 것이 없어서'(28%)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지방 주민들은 수도권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종으로 '교육업'(47.3%)과 '의료업'(46.3%)을 가장 많이 꼽았다. 다음으로 '관광업'(30.6%), '외식업'(23.5%), '도·소매업'(20.2%), '금융업'(10.2%)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지역 내 소비 여건이 나아지면 '역내 소비 지출을 늘리겠다'(59.4%)는 의견이 60%에 가까웠다.

지방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 과제로는 '기업투자 확대를 통한 지역 고용 및 소득 증대'(38.4%), '교육·의료·문화 여건 개선'(27.5%), '지역 상권 활성화 및 우수브랜드 육성'(16.7%), '세제 지원 등 지역 내 소비 촉진 대책 마련'(11.6%) 순으로 답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13일 "소비는 경제성장의 중요한 원천인데 지방의 소비 여력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 지방경제의 활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방 소비 확대를 위해 소득과 고용 증대는 물론, 서비스산업 육성, 소비 여건 개선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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