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5만개의 촛불 청계광장 밝혔다
상태바
[현장] 5만개의 촛불 청계광장 밝혔다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이성훈 기자
  • 승인 2008.05.18 02:59
  • 댓글 5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청소년들 "함께 촛불 밝혀달라" 대국민 호소... 24일 범국민대회

▲ 17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문화에는 5만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협상 무효, 고시 철회"를 외쳤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미국 국민들도 먹지 않는 위험한 쇠고기를 우리 국민에게 먹이려 하지 마십시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거짓말도,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는 궁색한 변명도 하지 마십시오. 국민의 건강과 주권을 포기하고 얻을 국익은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담보로 한 죽음의 도박 이제 멈추십시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열 한번째 촛불문화제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5만여 명(주최 쪽 6만명, 경찰 2만명 추산)이 모인 가운데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주최로 장엄하게 펼쳐졌다. 지난 2일 촛불집회가 처음 시작된 이래 최대 규모다.

문화공연-자유발언-콘서트... 4시간에 걸친 장엄한 촛불문화제

저녁 7시 문화공연을 시작으로 촛불문화제의 막이 오르고 자유발언, 촛불영상제, 콘서트가 4시간에 걸쳐 잇따라 벌어졌다. 문화제 시작할 때만 해도 2만여 명이던 것이 자유발언 등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점차 늘어나 밤 9시 김장훈, 윤도현 밴드 등 인기가수들의 콘서트가 시작될 즈음 5만여 명으로 불어났다.

이날도 친구끼리, 선생님과 함께, 또는 엄마 아빠 손잡고 나온 청소년들이 눈에 가장 많이 띄었다. 이들은 교과서에서 배운 대로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표현하기 위해 광장으로 나온 것이라고 했다.

청소년들은 특히 "교과서에서 학교에서 배운 대로 정의와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 그러니 정부와 학교는 저희들을 막지 말아 달라"고도 했다.

"정부와 학교는 더 이상 저희들을 막지 마십시오"

▲ 17일 오후 6시가 넘어서면서 청계광장으로 청소년들이 줄지어 들어서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단체로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수원 원천중학생들은 무대에 올라 "이명박 대통령 할아버지에게 우리는 광우병 쇠고기를 먹기 싫다는 뜻을 분명히 전달하기 위해 수원에서 올라왔다"며 '미친 소 너나 먹어'라고 외쳐 큰 박수를 받았다.

이화여고 3학년에 다니는 최은지(18) 학생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에 대해 친구들과 토론하며 그 심각성을 충분히 깨달았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위선적인 태도로 국민을 더 이상 속이지 말고 당장 미국과의 재협상에 나서 국민 여론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지자 분위기가 금새 무르익었다. 여기저기서 '미친 소, 미친 교육 반대'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협상 무효, 고시 철회"를 외쳤다.

"협상 무효! 고시 철회!" 외치며 타오른 5만개의 촛불

성공회대에 다니는 한 학생은 "오늘 청계광장의 촛불이 참으로 아름답다. 여기 계신 여러분이 너무도 자랑스럽다"며 "이렇듯 국민은 국민다운데 정부는 왜 정부답지 못하냐"고 꼬집었다.

30대의 직장인은 "이명박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하루 묵고 부시와 친구가 됐다고 했는데, 진정한 친구라면 어려울 때 도와줘야 되는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당장 부시한테 전화를 걸어 '진퇴양난에 빠져 있으니 도와 달라, 재협상 하자'고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유발언 참가자들의 촌철살인은 이뿐 만이 아니었다. 자신을 중학생이라고 소개한 한 학생은 일선 학교 교감 등 890여 명이 이날 현장에 나와 학생들의 신상 파악에 나선 것과 관련해 "쇠고기 검역은 안 하면서 왜 우리들만 검역을 하느냐"고 항변했다.

또 청소년 연극단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에 따른 인간 광우병 위험을 경고한 상황극을 즉석에서 선보여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 이날 촛불문화제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미친소는 싫다' '협상 무효' '청소년도 사람이다' 등이 적힌 빨간색 종이 손팻말을 들어 보이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강기갑 의원, 연일 '상한가' ... 청소년들에게 인기 '짱'

이윽고 "강기갑! 강기갑!" 귓전을 때리는 함성과 함께 연호가 터졌다.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실세를 잡으며 대역전극을 펼친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주가가 쇠고기 정국에서 연일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강 의원은 "행동하는 양심, 실천하는 양심의 촛불들이 여기 다 모였다"며 "학생들은 100을 알면 150을 실천하는데, 어른들은 100을 알면 50도 실천하지 못하고, 국회의원들은 20도 행동하지 못하는 것 같다. 더욱이 대통령은 거짓말도 많이 하고 모르기도 너무 모른다"고 강하게 깠다.

밤 10시. 양희은이 부르는 '아침이슬'이 나지막이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가운데 무대 위에는 앳된 모습의 이연우(16·국립국악고 1)양이 나와 끝까지 함께 촛불을 밝혀줄 것을 국민들께 호소했다.

이양은 "우리가 살아갈 이 사회가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이 나라의 정부가 국민을 속이면서 강대국에 굽실거리는 정부가 아니라 국민을 아끼고 위하는 정부, 당당하게 주권을 행사하는 정부가 되었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이양은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국민 여러분이 저희들의 손을 함께 잡고 촛불을 밝혀 달라"고 말하는 대목에선 감정에 복받치는 듯 끝내 울먹였다.

이어 이명박 정부를 향해 "미국 국민들도 먹지 않는 위험한 쇠고기를 우리 국민에게 먹이려 하지 마십시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거짓말도,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는 궁색한 변명도 하지 마십시오. 국민의 건강과 주권을 포기하고 얻을 국익은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담보로 한 죽음의 도박 이제 멈추십시오"라고 했다.

"함께 촛불을 들어 달라" 호소... "재협상을 시작하라" 한 목소리

▲ 청소년들이 자유발언 시간에 무대에 올라 촛불소녀라는 이름표를 단 피켓을 들어 자신들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이양이 눈물로 대국민 호소를 마치자 청계광장을 가득 메운 5만여 명은 촛불과 하얀색 종이를 번갈아 흔들며 "협상은 무효다, 재협상을 시작하라"고 외쳤다.

한편 이날 촛불문화제에는 블랙홀, 이승환, 트랜스픽션, 김장훈, 윤도현 밴드(YB) 등 대중가수들의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졌다. 오는 22일과 24일에도 청계광장에서 촛불문화제가 열린다.

국립국악고 이연우 학생이 읽은 대국민 호소문

광우병 위험 미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청소년과 네티즌이 국민여러분께 호소합니다   

오늘로 이곳에서 촛불을 든지 보름이 지났습니다. 저와 같은 학생들, 우리 엄마 아빠들 그리고 수많은 시민들이 이곳에서 한 마음으로 촛불을 들었습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건강과 안전입니다. 미국 국민들도 먹지 않는 위험한 쇠고기를 우리 국민에게 먹이려 하지 마십시오.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거짓말도, 국익을 위한 선택이라는 궁색한 변명도 더 이상 하지 마십시오. 국민의 건강과 주권을 포기하고 얻을 국익은 없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건강, 안전을 담보로 한 죽음의 도박 이제 멈추십시오.

우리 청소년들은 우리가 살아갈 이 사회가 교과서에 나오듯 정의롭고 아름다운 사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 나라의 정부가 국민을 속이면서 강대국에 굽실거리는 정부가 아니었으면 합니다. 국민을 아끼고 위하는 정부, 당당하게 주권을 행사하는 정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국민여러분,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저희들의 손을 함께 잡아 주십시오,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서로의 힘을 모아 촛불을 밝혀 주십시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상황실장이 읽은 대국민 호소문 

잘못된 협상을 무효화하고 국민의 건강과 검역주권을 지킬 힘은 국민에게 있습니다.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는 오만한 정권의 버릇을 고쳐 놓을 수 있는 힘도 국민에게 있습니다. 청소년들과 네티즌들이 밝힌 촛불이 국민의 가슴 가슴에 옮겨 붙고 있습니다. 지난 날 군사독재를 물리치고 민주화를 이룬 이사회의 40-50대들이 자녀들의 호소에 공감하고 함께 촛불을 들고 있습니다.

이제 국민의 승리가 멀지 않았습니다. 이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는 날까지, 재협상을 선언하는 날까지, 국민의 승리하는 그날까지 촛불을 밝혀 주십시오.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호소합니다. 아니 경고합니다. 국민을 이기는 정부는 없습니다. 이제 그만 독선과 오만을 꺾고 민심을 겸허히 수용하십시오. 국민의 눈을 속이는 기만을 대책이라고 호도하지 마십시오. 잘못된 협상 완전히 철회하고, 전면 재협상에 나서는 것만이 국민을 설득할 수 잇는 유일한 길입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구민을 버리는 이 정권을 이제 국민이 버릴 것이란 점을 촛불을 든 모든 국민의 목소리로 준엄히 경고합니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5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안티mb 2008-05-18 07:27:55
자기 국민에게 미친소 먹이는 대통령이 세상에 어디 있나.
이거 완전히 미국 갔다 오더니 미친소 먹고 미쳤나 보네.

이정비 2008-05-18 09:30:46
이명박 정부 그 사람들한테는
저런 목소리가 귀에 안들어오고 눈에도 안들어오나 봅니다.
오로지 미국과의 친분관계, 그런 것에만 관심이 있나 봅니다.
학생들이 저렇게 매번 나와서 밤늦게까지 촛불문화제 해도
들은체 만체 합니다. 이게 정말 정부가 할짓입니까?

오성아 2008-05-18 13:39:07
대단하군. 5만명이라. 그중 청소년들이 대부분이걸 보니
어른들을 참 창피하고 부끄럽게 하는군.
이연우양의 대국민 호소문도 참 어른들을 부끄럽게 하는군.
모두 잘 크서 이 나라의 큰 기둥이 되거라.

촛불소녀 2008-05-19 01:40:49
이명박 정부는 생각하는 머리는 없고
부지런한 몸만 있는것 같다.
그러니 아이들한테 저런 소리 듣지

블랙카지노 2013-08-06 17:54:55
로.얄 ㅂrㅋrㄹr o↖↖▦↖◀◀ S A B A 77.C 0 M ▶▶↗▦↗↗o

10%현.금 ol벤트 ▒▒▒▒▒▒▶ S A B A 77.C 0 M ◀▒▒▒▒▒▒

실 시 간 생 방 o↖↖▦↖◀◀ S A B A 77.C 0 M ▶▶↗▦↗↗o

블.랙.카.지.노 ▒▒▒▒▒▒▶ S A B A 77.C 0 M ◀▒▒▒▒▒▒

ㅂrㅋrㄹ▒룰.렛▒블랙잭▒식.보▒ 다양한 메뉴쉬운설명 즐거운취미▒

10%현.금 ol벤트 ▒▒▒▒▒▒▶ S A B A 77.C 0 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