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은 더욱 현란한 빛으로 채색되기 시작했고, 높은 산허리에서 내려다보는 산사는 포근한 햇살과 더불어 윤기를 회복한 솔잎으로 감싸여 더욱 정겹다.
물기 오른 잡목들이 회색빛 줄기에도 은은한 복사꽃 물감을 덧칠한 듯 꿈꾸는 색채들이 눈에 선연하게 비쳐든다. 오랜동안 감금되어 있던 금제의 빛깔이 터져나온 4월이 익어가고 있다.
당신이 그리운 날에는
나의 그리움을 백지 위에
까맣게 담아 띄우고
몹시도 보고플 때에는
애타는 가슴 속 도려내어
곱게 보자기에 싸 날려 보내고
당신께 향한 나의 마음이
터질 듯 터져버릴 듯 밀려올 때
나는 조용히 편지를 쓰리라
그립고
보고프다고···.
어느 아마추어 여류시인의 싯구절이다.
내 아음 속 온갖 사념의 산만함을 한점 그리움으로 차분히 가라앉은 목소리에 담아 형상화시키고 싶다.
문득 꿈을 꾸고 싶다.
쾌속으로 질주하는 세월이 아니어도 좋고
삼백 예순 날 하루 게으름없이 바람해왔던 종군 기자가 아이어도 좋다
다시 한번 슬픈 구도만 그리지 않는다면-.
데일리중앙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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