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시위대, 광화문에서 경찰과 밤샘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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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시위대, 광화문에서 경찰과 밤샘 대치
  •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 승인 2008.06.06 00:40
  •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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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진출 시도하며 경찰과 몸싸움하기도... 새벽 5시 넘어 귀가

[2신 : 6일 오전 6시]

시민들 광화문에서 자진 해산... 일부는 서울시청 광장으로

(진보신당 선전물 중에서)

"소위 광우병이 확산되는 데 대해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 제가 심혈을 기울려 복원한 바로 그 청계광장에 어린 학생들까지 나와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을 보고는 참으로 가슴이 아팠습니다." (5월 22일 이명박 대통령 대국민 담화문 중에서)

"이 말을 듣고도 욕이 나오지 않는다면 당신은 한나라당입니다." (진보신당 선전물 중에서)

▲ 앳돼 보이는 한 촛불소녀(중학생)가 청와대로 향하는 광화문 네거리에 경찰이 쳐놓은 차벽에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낙서를 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이처럼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분노는 크디큰 것이었다. 그러나 29번째 촛불집회는 시위대와 경찰 간에 별다른 물리적 충돌없이 10시간 만에 무사히 끝났다.

서울 세종로 광화문 일대에서 연좌농성을 벌이던 1만여 명은 6일 오전 5시10분께 자진 해산하기로 하고 대부분 집으로 향했다. 일부는 서울시청 앞 광장으로 몰려가 "이명박 물러가라"고 외치며 산발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특히 전날 오후부터 서울광장을 차지해 위령제를 올리고 있는 '대한민국 특수임무 수행자회' 소속 전직 북파공작원(HID) 등과 신경전을 벌이며 대치하기도 해 경찰을 긴장시켰다.

몇몇 시민들은 북파공작원 등을 향해 "이명박한테 일당 얼마받고 나왔냐"고 배후설을 강하게 제기하며 "진짜 북파공작원이라면 더 이상 순국선열들의 명예를 더럽히지 말고 당장 이곳을 떠나라"고 조롱을 퍼부었다.

그러나 북파공작원 등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아 우려한 충돌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2신 : 6일 오전 3시10분]

"공부는 못해도 이명박이 잘못하는 건 압니다"

"국민기만 서민말살 이명박을 탄핵하라" "시민의 힘으로 이명박을 끌어내자"
6일 새벽 3시 현재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시위대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6시간째 경찰과 대치하며 '즐거운 축제'를 벌이고 있다.

새벽 1시를 지나면서 상당수의 시민들이 집으로 돌아가고 지금은 1만여 명이 남아 철야 밤샘농성을 벌이며 자유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공고 3학년(18살)에 다닌다는 한 학생은 "저는 공부는 못해도 이명박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는 것은 압니다"라고 소리쳐 함성과 함께 큰 박수를 받았다.

이 학생은 이에 고무된 듯 "제가 공부는 좀 못해도 매일 뉴스를 보며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알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더 이상 국민들에게 고통을 주지 말고 그냥 물러나라"고 주장했다.

중학교 3학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강민채(서울 역삼동)양은 집에 있는 어머니에게 영상 편지를 띄워 눈길을 끌었다. 강양은 "엄마 보고 있지? 공부 안 해서 미안해. 하지만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 내가 지금 나라 살리느라 너무 바빠"라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시민들은 뜨거운 박수로 어린 '촛불소녀'를 격려했다.

또 어떤 사람은 무대에 올라 자유발언 대신 노래로 흥을 돋우기도 했다. '바위처럼'를 부르자 무대 아래 시민들은 흥겨운 율동과 함께 노래를 따라부르며 즐거워 했다.

"국민기만 서민말살 이명박을 탄핵하라" "시민의 힘으로 이명박을 끌어내자"

▲ 북파공작원 등 전직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된 '대한민국 특수 임무 수행자회'는 5일 오후부터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대한민국 특수임무 전사자 합동위령제'를 열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5시께 경찰이 강제해산에 나설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실제 시위대가 자진 해산하지 않을 경우 일출 전까지는 경찰이 해산 작전을 펼칠 가능성이 커보여 여명이 밝아올수록 광화문에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서울광장에는 전직 북파공작원 등 수백명이 음악을 크게 틀어 놓고 특수 임무를 수행하다 숨진 전사자 7726명의 영혼을 위로한다며 108배를 올리는 합동위령제를 계속하고 있다.

[1신 : 6일 오전 0시40분]

5만촛불 광화문서 경찰과 대치... 일부 시민-보수단체 회원 충돌

▲ 5만여 명의 촛불시위대가 5일 밤 서울 남대문과 을지로를 지나 광화문을 향해 거리 행진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촛불시위가 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밤새 이어지고 있다.

전국 18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7시부터 서울시청 맞은편 대한문 앞 12차선 도로를 완전히 점거한 채 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 촛불집회를 시작했다.

특수부대 출신들로 구성된 '특수 임무 수행자회'가 전사자 합동위령제를 지낸다며 이날 오후 서울광장을 선점하는 바람에 집회 장소를 건너편 덕수궁 앞길로 급히 옮긴 것이다.

29번째인 이날 촛불집회에는 5만여 명의 시민이 촛불을 밝혔다. 특히 이날 동맹휴업을 결의한 서울대를 비롯해 가톨릭대, 건국대, 경기대, 경희대, 고려대, 덕성여대, 동국대, 명지대, 서강대, 서울여대, 성균관대, 성신여대, 숙명여대, 숭실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성대, 한양대 등 서울지역 대부분의 대학에서 총학생회 깃발을 들고 학생들이 대거 참가했다. 송영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30여 명도 동참했다.

"친미하다 미친정권 이명박은 물러나라" "이명박의 쇠몽둥이 어청수도 물러가라"
집회 현장에는 '임을 위한 행진곡' '아침이슬' '광야에서' 등이 장중하게 울려 퍼졌다. 시민들은 촛불을 높이 들어 좌우로 흔들며 함께 따라 불렀다. 5만여 명의 합창이 초여름 서울 광화문 밤하늘을 수놓으며 길게 메아리쳤다.

"친미하다 미친정권 이명박은 물러나라" "이명박의 쇠몽둥이 어청수도 물러가라"

오후 8시30분. 4.5톤 방송차량을 앞세우고 청와대를 향해 거리행진이 시작됐다. 서울 도심을 환한 촛불로 뒤덮으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시위 행렬은 끝이 보이지 않았다.

5만 촛불시위대는 남대문과 명동을 지나 을지로, 종로를 가로질러 걸었다. "협상무효, 고시철회" "퇴진 이명박"을 목이 터져라 외쳤다. 인도에 나와 구경하는 시민들을 향해서는 "민주시민 함께해요" "6월 10일 시청 앞으로"를 홍보했다.

"이 차량은 불법 주차하였기에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의거 전 민중의 힘으로 견인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이렇게 큰 차량을 혼자 만의 힘으로 주차할 수 없다고 생각되기에 배후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습니다."
오후 9시20분. 이윽고 시위대는 광화문에 다다랐다. 내친 김에 청와대로 내달릴 기세였다. 그러나 경찰은 이미 대형 전경버스 20여 대로 겹겹이 차벽을 쳐놓고 앞길을 막았다.

그러자 시위대는 "차빼" "불법주차 견인하라"고 소리쳤다. 이어 "평화시위 보장하라" "이명박은 물러가라"고 주장했다. 버스 뒤에 몸을 숨기고 시위대의 행진을 방어하고 있는 경찰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시위대는 광화문 네거리에서 이순신 장군 동상을 마주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시민들은 이날도 경찰 버스에 어김없이 불법주차 딱지를 붙이며 "차빼라"를 외쳤다.

"이 차량은 불법 주차하였기에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에 의거 전 민중의 힘으로 견인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한 이렇게 큰 차량을 혼자 만의 힘으로 주차할 수 없다고 생각되기에 배후세력을 끝까지 추적해 처벌하겠습니다."

일부 시위대는 버스 위에 있는 전경을 향해 "얼굴 한 번 보자. 우리 친구하자.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기다릴테니까 나와라"고 조롱섞인 농담을 퍼부었다.

▲ 이날 촛불시위에 참가한 고등학생들이 광화문 네거리에서 촛불과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민들의 자유발언을 듣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10시40분께.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이 천영세 대표와 이정희 의원 등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전면 재협상을 주장하며 청계광장에서 8일째 단식농성을 해오고 있는 강 의원은 시민들 앞에서 짧은 연설을 했다.

그는 "국민은 위대하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오늘 여기 모인 여러분들이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이 무서운지 대한민국 국민이 무서운지 빨리 판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저기서 박수가 터지고 "강기갑"을 연호했다.

10시50분. 시위대는 두 패로 나눠 청와대와 경찰청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청와대로 향하던 시위대는 밤 11시20분께 서대문사거리와 독립문사거리를 지나 사직터널에서 멈췄다. 청와대로 통하는 주요 길목인 사직터널 입구에 경찰이 길을 막고 서 있었다. 시위대는 "이명박 나와라"고 외치며 연좌시위를 벌였다.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 도착한 시위대도 연좌시위를 벌이며 "어청수는 물러가라" "폭력경찰 물러가라"고 외쳤다. 이들 시위대는 자정무렵 다시 광화문으로 되돌아 왔다.

▲ 6일 0시10분께 전사자 위령제를 위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여 있는 전직 북파공작원 등과 일부 시민들이 서로 감정섞인 말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이자 경찰이 양쪽을 차단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한편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전사자 위령제를 올리고 있는 전직 북파공작원 등 보훈단체 회원들과 이에 항의하는 일부 시민들 사이에 6일 0시10분께 서로 감정섞인 욕설을 주고받으며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경찰이 즉각 개입하면서 진정됐지만 하마터면 큰 충돌로 번질 뻔했다.

석희열 기자·김주미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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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삿갓 2008-06-06 16:03:52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을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들리지 않나 보네.
물러나라고 외치는 시민들의 촛불시위가 보이지 않나 보네.
아무리 눈이 작다고 해도 전 국민이 다 보는 촛불시위를 자기만 못보는 모양이네.
이명박 대통령은 아직도 촛불집회에 배후가 있다고 생각하나.
전국적으로 쥐잡기 행사를 한다고 하니 참 볼만 하겠군.

조용은 2008-06-06 16:31:58
한나라당과 친반연대와 같은 극우 보수정당이 과반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니 탄핵안이 제출돼고 통과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니 10일 전국적으로 쥐잡기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여 몽둥이로 때러잡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다.

나름이 2008-06-06 16:39:20
1.국민적 저항에 더 이상 버틸 수 없게된 이명바기는 부시에게 전화를 건다
2.하지만 부시의 휴대폰에선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 됩니다`라는 통화음만 들린다.
3. 명바기는 음성 사서함에 `형님 도저히 안되겠어요, 죽는 놈 한번만 살려주는 셈치고 30개월 미만 허락해주세요`라는 메세지를 남긴다.
4. 그러기를 한달 기다리는 부시에게 전화는 안오고 사태는 점점 악화되어간다.

나름이 2008-06-06 16:40:46
5. 결국 명바기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결연한 의지를 불태우고 부시와의 담판을 위해 미국으로 날아간다.
6. 백악관에선 사전에 협의가 없어서 부시와의 만남은 어려울 것이라는 통보를 한다.
7. 미국까지 날라와서 빈 손으로 한국으로 돌아가면 맞아 죽을거라는 생각에 명바기는 백악과 앞에서 한달간 단식 농성에 들어간다.
8. 백악과 관계자가 명바기의 정성에 감동해서 부시와의 만남을 주선한다.

나름이 2008-06-06 16:41:50
9. 고대하던 부시와의 만남 명바기는 드디어 하고 싶던 말을 꺼낸다.
"형님 젭알 30개월 미만소로 협상을 다시해주세요. 도저히 안되겠어요"
10. 드디어 부시의 입이 떨어진다
"누구냐 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