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신 : 11일 오전 9시25분]
서울의 경우 최대 50만명(주최측 추산 70만명, 경찰 추산 8만명)의 시민이 몰려 나와 태평로와 세종로 광화문 일대에서 밤 늦게까지 촛불을 흔들며 시위를 벌였다. 87년 6월항쟁 이후 최대 규모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마련된 무대를 중심으로 이날 오후부터 모여 든 수십만명의 시위대는 밤 9시10분 사회자가 "이제 미친 정권에게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고 외치자 세종로와 안국동, 독립문, 서대문 등 네 갈래 방향으로 행진을 시작하며 청와대 진출을 시도했다.
이들은 21년 전 6월항쟁 당시 시민들이 목놓아 부르던 '아침이슬' '임을 위한 행진곡' '광야에서'를 합창하며 큰 함성과 함께 청와대를 향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이명박 정권 퇴진' '민주주의'를 외쳤다.
광화문으로 행진하던 시위대는 경찰이 컨테이너 수십개로 요새처럼 성을 쌓아 만든 철제 바이케이드 앞에서 경찰과 대치했다. 안국동 쪽으로 행진하던 수만명은 경복궁 입구 동십자각 로터리에서 경찰과 맞섰다. 또 서대문 미근동 경찰청 앞에도 시위 행렬이 진출해 경찰과 대치하며 공방을 벌였다.경찰 저지선에 막혀 더이상 청와대 접근이 어려워지자 시위대는 종로와 을지로, 서대문 등 서울 도심 곳곳을 몰려다니며 산발적인 시위를 계속했다. 이날 시위에는 지난달 2일 첫 촛불집회 이후 가장 많은 1000여 개의 깃발이 나부꼈다. 출렁이는 촛불과 함께 대형 태극기도 공중에 펄럭였다.
자정을 넘기면서 수만명으로 줄어든 시위대는 광화문 네거리 경찰의 컨테이너 바이케이드 앞으로 몰려들어 자유발언과 시국토론을 이어가며 밤샘 시위를 벌었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저들의 술책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끝까지 평화시위를 해야 한다"는 평화론자와 "이럴려고 여기 나왔느냐. 바리케이드를 공격해 경찰 저지선을 넘자"는 행동파 간에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다행히 "비폭력, 평화시위"를 외치는 목소리가 워낙 커 경찰과 시위대가 직접 충돌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10일 오전부터 갑호비상에 들어갔던 경찰은 시위가 평화적으로 마무리되자 11일 오전 8시부터 광화문 네거리 컨테이너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교통 통제를 풀었다. 오전 9시 현재 이 일대 교통이 완전히 재개됐다.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번 촛불대행진에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인천, 춘천, 제주, 대구 등 전국 100여 군데에서 100만여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108일째인 11일 현재까지 41일째 촛불이 타오르고 있으며, 33차례 민주화 요구 촛불집회가 열렸다.
[3신 : 10일 오후 8시10분 ]
세종로 가득 메운 수십만명 촛불대행진 시작
"쇠고기 수입반대' '이명박 퇴진'... 경찰, 광화문에 저지선
집회 참가 인원은 갈수록 불어나고 있고 조금 전 영화배우 문소리씨가 자유발언을 했고 지금은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 박정기씨,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 등의 연설이 이어지고 있다.
수십만의 촛불시위대는 집회 중간중간에 사회자의 요구에 따라 '아침이슬'을 부르며 "이명박은 물러가라" "재협상을 시작하라" "민주주의"를 외치고 있다.
앞서 전국 17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오후 7시부터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 무대를 설치하고 세종로와 태평로 일대에서 '6.10 고시철회, 즉각 재협상과 국민무시 이명박 정권 심판 100만 촛불대행진'을 시작했다.
이곳에서 집회를 마친 시위대는 밤 9시께부터 종로와 을지로, 안국동, 서대문 등 서울 도심 곳곳을 거리행진하며 '협상무효, 고시철회' '이명박 정권 퇴진'을 외칠 예정이다.
시위대는 이어 자정무렵 세종로와 광화문을 행진하며 청와대 진출을 시도할 것으로 보여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의 물리적인 충돌이 우려된다.
한편 경찰은 시위대의 청와대 진출을 막기 위해 이날 새벽 세종로 광화문 네거리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 대형 컨테이너 상자 수십개로 차단벽을 만들어 1차 저지선을 쳐놓았다.
이날 촛불대행진에는 손학규, 박상천 민주당 공동대표와 강기갑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등 야당 정치인들도 대거 참가하고 있다.
[2신 : 10일 오후 8시]
정운천 장관, 시위대에 한때 포위... 급히 피신
정 장관을 보자 '뿔난' 시위대 100여 명이 일시에 몰려 들었다. 이들은 "매국노 물러가라" "정운천 물러가라" "이명박도 물러가라"고 격하게 구호를 외치며 정 장관을 포위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일부 시위대는 "비폭력" "비폭력"을 외치며 자제를 호소했다. 그러는 사이 정 장관은 집회 주최 쪽의 도움을 받아 급히 현장을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정 장관은 이날 국민들과의 직접 대화를 위해 세종로 촛불집회 현장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장관은 직접 시민들에게 사과하겠다며 무대에 오르려 했으나 주최 쪽이 접근을 막았다.
[1신 : 10일 오전 9시]
촛불과 맞불... 보-혁 맞대결 앞두고 정국 초긴장
'100만 촛불대행진' - '법질서 수호 국민대회'... 경찰, 갑호비상령
진보진영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주최하는 '전면 재협상,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한 100만 촛불대행진'이 오후 7시부터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인천, 춘천, 제주, 대구 등 전국 100여 곳에서 동시 펼쳐진다. 전국에서 100만개의 촛불이 타오른다. 1987년 6.10항쟁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서울에서는 학생과 노동자, 일반 시민 등 최대 50만명이 모여 서울광장이 있는 태평로 일대에서 촛불집회를 가진 뒤 광화문과 청와대를 향해 거리행진하며 반정부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시위대는 '협상무효, 고시철회' '이명박 정권 퇴진'을 주로 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대책회의는 앞서 6.10 총궐기 결의문을 통해 "노동자들은 일손을 멈추고, 학생들은 동맹휴업을 통해 수업을 중단하고, 상인들은 가게 문을 닫고 서울시청 앞으로 총집결하라"고 독려했다.
이에 따라 민주노총은 10~14일 전체 조합원을 상대로 총파업 찬반투표플 실시하는 한편 10만명 이상의 조합원을 촛불대행진에 집중하기로 했다.
각 대학에서도 동맹휴업을 통한 정치적 총파업이 확산되고 있다. 서울에서만 40개 이상 대학이 총학생회 깃발을 들고 거리시위에 나선다. 청소년들의 참가도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상당수의 고등학교에서 이날 오전 등교생들을 상대로 촛불대행진 참가 선전전이 벌어졌다.
이에 맞서 보수단체인 국민행동본부와 뉴라이트전국연합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광장에서 최대 5만명이 모인 가운데 '법질서 수호 및 FTA 비준촉구 국민대회'로 맞불을 놓는다.
이들은 태극기와 각종 구호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궐기대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특히 주최 쪽의 제안에 따라 촛불시위를 불법 난동으로 규정하고 국민대책회의를 좌익 선동세력으로 몰아 강력히 규탄할 것으로 보인다. 규탄대회 뒤에는 철야 기도회 등을 열며 밤새 서울광장을 떠나지 않는다.
국민행동본부는 대국민 호소문을 내고 "선동방송과 난동세력이 합세해 대한민국 심장부에 6.25 이후 처음으로 해방구를 만들어 멀쩡한 사람들도 광우병 선동에 넘어가고, 어린이들까지 몰려다니면서 악령에 사로잡힌 듯 섬뜩한 행동을 하고 있다"며 "난동세력의 목표는 유혈사태를 일으켜 정권과 체제를 뒤엎겠다는 것"이라며 주장했다.
앞서 서정갑 국민행동본부장은 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리의 공권력은 너무 물렁해 터졌다. 미국 같은 경우에는 공권력에 대항하면 현장에서 권총을 발사한다"며 극단적인 발언으로 보-혁 대결을 부추겼다.
이날 보-혁 간 대규모 장외 맞대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졸속 협상으로 촉발된 촛불 정국의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편 경찰청은 10일 전국 경찰에 갑호비상을 내리고 417개 중대 4만명의 전의경을 집회 현장 곳곳에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이날 새벽 시위대의 청와대 행진을 막기 위해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대형컨테이너 상자 20여 개를 동원해 1차 저지선을 만들었다.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
그많은 시민들이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도 100만명이 자발적으로 나오지 않앗나.
민주주의를 완성해 가는 대한민국 국민들 정말 위대하다. 감격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