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병에 담은 뒤에도 와인 맛이 좋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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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병에 담은 뒤에도 와인 맛이 좋아지나
  • 데일리중앙 기자
  • 승인 2012.08.02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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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철(제이시 와인스쿨 원장)의 와인이야기

▲ 세계 각국의 유명 포도주(와인).
ⓒ 데일리중앙
많은 사람들이 포도주(와인)는 공장에서 저장하는 동안 숙성이 되고 일단 병에 담으면 그 때부터는 와인이 더 숙성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것은 대단히 잘 못된 생각이다.

와인은 병에 담아진 뒤에도 계속 좋아진다는 것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와인의 숙성은 발효가 끝난 뒤부터 바로 시작되며 탱크나 오크통에서 하는 숙성과 병에 담아진 뒤의 숙성으로 나눌 수가 있다.

공장에서 와인을 저장하는 동안 앙금 분리와 청징, 여과 등의 여러 가지 공정을 거치는 중 와인은 공기와 접촉을 하게 돼서 산화에 의해 숙성이 된다. 탱크 속에서는 산화될 기회가 적으나 오크통에 저장하면 오크통의 나무와 틈 사이를 통해서 공기가 출입해 산화에 의한 숙성이 더 많이 일어난다.

적당한 숙성기간이 지나면 와인을 병에 담고 이 병들을 저장실에 보관하다가 주문에 따라서 상표를 붙여서 출하하게 된다.

와인을 병에 담으면 처음에는 와인 병 윗부분의 빈 공간(헤드 스페이스)에 있는 공기 중의 산소가 와인을 산화시키고 그 다음으로 코르크 마개 속에 들어있는 공기 중의 산소가 와인을 산화시킨다.

그 다음에는 병 속에 산소가 거의 없으므로 산소가 없는 상태의 숙성 즉 환원 상태에서 숙성이 일어나게 된다.

와인 병을 보관하는 장소의 온도가 자주 변하는 경우에는 온도의 차이로 인하여 와인의 부피가 늘어나거나 줄어들게 되고 헤드 스페이스의 압력 차이로 외부의 공기가 들락날락하면서 와인이 산화된다.

▲ 김준철 와인 칼럼니스트.
ⓒ 데일리중앙
그러나 지하실의 경우 연중 섭씨 13~15도 정도로 상당히 일정하고 또 습도도 60~80%로 잘 유지된다.

따라서 산화 반응보다 주로 환원 반응에 의해서 숙성이 된다. 엄밀히 보면 작지만 계절별로 작은 온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미세한 온도의 차이로 인해 미세한 량의 산소가 와인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렇게 소량의 산소가 와인을 산화시키면서 와인이 숙성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이런 산화는 많지 않고대부분의 숙성은 환원 반응에 의한 숙성이라고 볼 수 있다. 맛이 강한 고급 와인들의 경우 숙성되는 데 10년에서 15년이 걸린다.

와인은 발효가 끝나고 대부분이 2년 전후에 병에 담아지므로 나머지 숙성 기간은 병 속에서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병 숙성은 대단히 중요하다.

공장에서의 병 숙성은 숙성 조건이 아주 양호하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집에서 와인을 보관하는 경우에는 보관 조건이 완벽하지 못하여서 잘 못하면 와인이 산화돼서 맛을 버릴 수가 있다.
 
혹시 구입한 것이든지 선물로 받은 귀한 와인 몇 병 가지고 있다면 잘 보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잘만 보관하면 와인의 가치는 금리보다 더 올라가기 때문이다.
 
꼭 기억할 것은 보관 조건을 잘 유지하는 경우에만 맛이 좋아진다는 것이다. 상당히 오랫동안···.

데일리중앙 기자 webmaster@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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