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세븐의 '굴욕'인가, 진입장벽 낮아진다
상태바
버블세븐의 '굴욕'인가, 진입장벽 낮아진다
  • 최우성 기자
  • 승인 2008.06.30 1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버블세븐-비버블세븐 가격차 크게 줄어... 내림폭 큰 단지, 매수 노려볼 만

▲ 시세 기준일 2006년 12월 31일, 2008년 6월 28일. (북부지역 : 시세 기준일 대비 상승폭 큰 지역, 자료=스피드뱅크)
2006년 수도권 집값 상승의 진원지였던 버블세븐 지역이 어느새 하락세를 견인하며 소외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

30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수도권 내 집값 상승이 절정에 이르렀던 지난 2006년 12월을 기준으로 2008년 6월까지 수도권 매매가 변동폭을 조사한 결과, 1억원 이상 값이 빠진 단지들은 대부분 버블세븐지역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강남구 3.3㎡당 가격은 2006년 당시 3569만원 이였으나 2008년 현재 58만원이 내린 3511만원이다. 분당 역시 1915만원에서 42만원이 빠진 1873만원 선이다. 집값 상승에 대한 거품경고로 지정됐던 버블세븐 지역이 이제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 하락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다.

반면, 비버블세븐 지역 가운데 강북 및 경기 북부 지역은 2006년 12월께보다 가격이 크게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4월 '강북 집값 안정화 대책'의 주요 타겟이 됐던 노원구는 2006년(909만원)보다 무려 3.3㎡당 383만원이 상승해 1293만원이다.

이들 북부 지역은 각종 개발 호재 및 싼 가격 메리트로 인해 상승세가 커지면서 기존 버블세븐 지역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버블세븐 옛 명성 어디로= 버블세븐 지역이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이는데 반해 빠르게 가격 상승세에 합류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비버블세븐 지역의 행보가 눈에 띈다.

관리처분인가에도 사업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 진행이 더딘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영2차 62㎡(19평형)는 2006년 12월 당시만 하더라도 11억25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됐으나 최근에는 2억1500만원 떨어진 9억1000만원 선이다.

반면 비슷한 소형 재건축 단지인 중랑구 망우동 염광 72㎡(22평형)는 1억5000만원에서 5500만원 상승한 2억500만원이다. 2년 전 9억7500만원의 가격 차이를 나타냈던 이 두 단지들은 현재 7억500만원의 차이로 줄어들었다.

이는 재건축 및 고가주택 비중이 많은 버블세븐 지역이 정부의 세부담과 금융규제 영향권 안에 들면서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해 서울 강북 및 경기 북부지역은 싼 가격, 뉴타운 개발 호재, 경전철 연결 등 교통 여건 개선 사업들이 진행되면서 버블세븐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2006년 용인시 동백동 계룡리슈빌 109㎡(33평형)는 5억3500만원으로 의정부 신곡동 은하수 125㎡(38평형)과는 3억8250만원의 가격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1억5250만원이던 은하수의 매매가격이 두 배 가량 급격히 오르면서 현재는 5500만원 가량의 차이만 벌어질 뿐이다. 용인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격 거품이 심한데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저렴한 신규 공급에 수요를 뺏기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 버블세븐 지역과 북부 지역의 개별단지 간 가격 차이 비교. (자료 제공=스피드뱅크)
◆거품 빠진 버블세븐, 매수 타이밍은 언제=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단 팔고 보자는 식의 집주인들이 많다"고 전했다. 그만큼 가격 회복 기대감이 수그러들었다는 말이다. 정권 교체 후 고가아파트에 대한 규제완화 실망감이 더해지자 버블세븐 내 중대형 고가아파트들은 시세보다 싼 가격에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규제완화 기대감에 중개업소를 찾는 매수인들도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되더라도 장기간에 걸친 점층적인 상승을 보일 것이란 생각에 좀처럼 거래에 나서지 않고 있다.

게다가 호소력 짙은 대형 호재가 없는 이들 지역은 인근 판교 및 잠실 신규 입주를 앞두고 기존 매물을 처분하려는 급매물이 시장에 많이 쏟아지면서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명문 학군을 자랑하는 강남구도 방학철을 앞두고 소형 및 전세를 중심으로 소폭 반등을 꾀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락을 견인하는 중대형은 학군수요 만으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오히려 재산세 과세기준일(6/1) 이후 금융 부담 및 세금전가 가능성을 놓고 매수세가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침체의 원인인 대출규제 및 고가아파트에 대한 세제완화 기대감이 꾸준히 만연해 있어 언제든지 곧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는 점. 한강 이북지역 내 아파트 가격 상승으로 자금 여력이 생긴 투자수요자들이 강남 버블세븐 지역으로 재입성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현재 가격이 저점이 아니겠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다.

◆갈아타기 수요는 급매물 노려볼 만= 올해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입주물량이 예정돼 있는데 반해 개발재료의 부재로 좀처럼 매물 소진에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규제 대상인 고가 주택들에 대한 규제완화 방침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버블세븐지역의 부동산 시장은 당분간 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 서울 버블세븐 지역 내림폭 큰 주요 아파트 단지. (자료 제공=스피드뱅크)
이때 버블세븐 내로 입성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은 정부의 정책변동에 너무 민감하게 반응하지 말고 시세보다 15% 이상 싼 급매물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한 중개업소 공인중개사는 "투자 수요라면 재건축 사업 진행 여부를, 실수요자라면 추가 하락 시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급매물 가격에 중점을 두고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강남권 중대형 아파트들은 갈아타기를 시도하는 실수요자들에게 좋은 매입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중대형은 소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내림폭이 클 뿐만 아니라 세금 및 대출규제로 인해 진입 경쟁률도 낮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유하고 있는 주택의 처분 없이 무턱대고 투자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진입 장벽이 낮아진 만큼 매수세도 침체돼 있어 기존 주택의 처치 곤란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여기에다 강남 등 투기지역 안에서 6억원 이상의 주택은 대출규제 제한을 받아 자금을 끌어들이는데도 한계가 있으므로 기존 1주택의 처분을 통해 여유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우성 기자 rambo536@dailiang.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