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서 북 경비병 총격에 50대 관광객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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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서 북 경비병 총격에 50대 관광객 사망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8.07.11 16:21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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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벽 해변 거닐다 군사지역 들어가... 가슴에 총탄맞고 숨져 속초병원 안치

▲ 북쪽 당국이 2005년 8월 남쪽 관광객에게 처음으로 개방한 금강산해수욕장에서 지우다우 주최 제3회 금강산 평화캠프에 참가한 대학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강원도 고성군 온정리 금강산으로 관광을 떠났던 박아무개(여·53·서울 노원구)씨가 11일 오전 5시께 금강산 북쪽 군사지역에서 경계병의 총격을 받고 숨졌다.

당국과 현대아산에 따르면, 박씨는 이날 새벽 4시30분 숙소를 나와 금강해수욕장에서 고성읍 쪽으로 해변을 따라 산책하다 민간인통제지역 울타리를 벗어나 북쪽 군사지역으로 들어갔다.

이를 본 북 초소 경계병이 "당장 멈춰 서라"고 정지 명령을 내렸고, 갑작스런 상황에 놀란 박씨는 경계병의 정지 요구를 무시하고 1km쯤 달아났다.

그러자 북쪽 경계병은 공포탄을 쏘며 경고 사격에 나섰다. 겁에 질린 박씨가 계속 달아나자 북 군사당국은 박씨를 향해 조준 사격을 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씨는 가슴과 엉덩이 쪽에 총상을 입고 그 자리서 피흘 흘리며 쓰러졌다.

지난 9일 일행 셋과 함께 2박3일 일정으로 금강산 관광에 나섰던 박씨는 이날 오전 4시30분께 숙소인 금강산 비치호텔 문을 나서는 모습이 호텔 폐쇄회로 TV(CCTV)에 의해 확인됐다.

북쪽은 이러한 사실을 남쪽에 통보했고, 현대아산 관계자가 오전 9시20분께 현장에 나가 박씨의 사망을 확인했다. 박씨의 주검은 이날 오후 1시 고성군 남북출입사무소를 나와 속초에 있는 한 병원에 안치됐다.

정부는 철저한 진상조사에 나서기로 하고 북쪽에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그러나 현재 북이 남쪽 정부와의 대화를 전면 거부하고 있어 정부 간 대화채널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정부는 판문점 연락 채널을 통해 북쪽에 공동 진상조사를 공식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이번 사건의 진상조사가 끝나고 금강산 관광객의 신변안전보장이 이뤄질 때까지 당분간 금강산 관광을 중단할 예정이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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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2008-07-12 01:50:21
이번 사건을 정략적으로 이용하면 안된다.
꼬이고 꼬인 정국을 푸는 수단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다.
북한을 이용하여 공안정국을 조성하여 공포정치를 해서는 안될것이다.
전두환 정권의 말로가 어땠는지를 반면으로 삼아야 한다.

원산지표시 2008-07-11 23:32:07
이명박 대통령이 못 끄는 촛불을 북한이 한방에 꺼버리는군.
이 엄중한 시기에 어찌 저런 총격사선이 일어났을꾜.
북풍이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사실 천우신조처럼 생각될거다.

이런이런 2008-07-11 19:44:04
대책없네 진짜.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비무장인 민간인을, 그것도 여자를 향해
총을 쏘다니 이해가 안된다. 지금이 6, 70년대 냉전시대도 아니고 이게 뭐야.

카르멜 2008-07-11 19:38:24
만약에 김영삼 노무현 김대중 정부 같앗으면 이런 일이 벌어졌겠나.
햇볕정책을 편 김대중 노무현 정부는 말할 것도 없고 남북 정상회담과
남북 관계 정상화를 위해 애썼던 김영삼 정부는 북이 이렇게 호전적이이 않았다.
남북 간에 적어도 동포애라는 게 있었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들어서는 동포애는 없어지고
미국과 무슨 이상한 관계를 설정해 놓고 나라를 완전히 쑥대밭으로 만들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