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노사 협상 파행... 폐업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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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노사 협상 파행... 폐업 초읽기?
  • 이성훈 기자
  • 승인 2013.05.1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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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마감시한 열흘... 사 "폐업도 정상화방안의 하나" 사실상 폐업 수순

▲ 진주의료원 노사 협상이 합의점을 찾지못한 채 원점을 맴돌고 있는 가운데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지난 10일 진주의료원 대회의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민주당은 '을'을 위한 정당"이라고 선언햇다. 김한길 대표는 특히 홍준표 경남지사를 향해 "민주당은 끝까지 약자 편을 드는 정당"이라며 폐업 강행 움직임에 강력 경고했다.
ⓒ 데일리중앙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노사 간 특별교섭이 흐지부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4월 23일 홍준표 경남도지사와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만나 진주의료원 폐업을 한 달 유예하기로 하고, 노사가 특별교섭을 통해 쟁점을 타결하기로 합의했다.

경남도와 노조가 유예 하기로 한 한달 마감시한인 5월 23일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그동안 노사가 9차례 특별교섭을 했지만 사(경남도) 쪽의 불성실 교섭으로 쟁점 타결에는 완전히 실패했다.

노사 교섭대표는 13일 오후 진주의료원 회의실에서 다시 만났지만 하나마나한 대화만 주고받다 헤어졌다.

노조는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합의를 이룩하기 위해 59개항에 이르는 '진주의료원 정상화방안'을 제출했다. 또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3대 원칙, 3대 방안, 3단계 절차'를 제시하며 사 쪽의 정상화 노력을 촉구하고 설득했다.

그러나 사 쪽은 노조 쪽의 제안에 대해 성의있게 검토하기는 커녕 "폐업도 정상화방안의 하나"라며 노조의 요구안을 짓뭉갰다. 또한 "노조측이 획기적인 경영개선안을 제출해야 한다"며 노조의 강도 높은 양보를 압박해왔다.

이날 9차 교섭에서 노조 쪽이 "사측이 성실하게 노조측의 정상화방안을 검토하고, 사측의 정상화방안을 준비해 제출하라"고 요구하자, 사 쪽은 "도에게 내놓을 정상화방안은 없다"며 사실상 교섭을 파탄으로 몰아갔다.

노조는 "이것은 대화와 교섭을 통해 합의점을 찾겠다는 것이 아니라 폐업을 강행하고 노조를 굴복시키겠다는 태도"라고 강력 비난했다.

더욱이 사용자 쪽은 노사 교섭이 진행되는 중간에 조합원들을 상대로 명예퇴직-조기퇴직 시행 공고를 내 또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왼쪽)은 지난 10일 진주의료원에서 열린 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진주의료원 정상화에 정치권이 힘을 모아줄 것을 호소했다.
ⓒ 데일리중앙
이에 대해 노조는 "성실한 대화와 교섭으로 조속한 정상화방안을 찾으려하기 보다는 명예퇴직금-조기퇴직금이라는 미끼를 던져 조합원들을 매수하려는 치졸한 작태"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사 쪽은 명예퇴직-조기퇴직 시행 공고를 낸 것을 두고 "급여를 받지 못하는 등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의 사정을 고려한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노조는 "정말 생계의 어려움을 겪는 직원들을 위해서라면 8개월치 체불임금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부터 하라"고 반박했다.

이주호 보건의료노조 전략기획단장은 "8개월치 체불임금 때문에 고통겪는 조합원들에게는 한 푼도 지급하지 않으면서 명예퇴직자와 조기퇴직자, 사직자들에게는 66억원의 막대한 도 예산을 풀어 지급하는 행태는 지금 경상남도가 얼마나 기만적이고 불성실하게 교섭하는지 단적으로 드러내준다"고 말했다.

이날 9차 교섭에서 노조는 "5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지역거점병원 공공성 강화 지원 예산 11억원이 증액되어 통과됐다. 국회는 이 예산을 통과시키면서 '진주의료원에 대해 우선 지원한다'는 부대의견을 달았다"며 "이 예산을 진주의료원 정상화와 발전을 위한 경영컨설팅 예산으로 노사 공동으로 요청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사 쪽은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한다. 국회와 정부가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해 재정지원을 해주겠다는 데도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병원정상화에는 도통 관심이 없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사 쪽의 교섭대표로 나오고 있는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의 대표성도 논란이 되고 있다. 노조는 박 직무대행을 그저 경남도의 꼭두각시 정도로 여기고 있다.

실제로 박권범 직무대행은 노조와 교섭에서 "정상화와 폐업 여부는 경남도지사와 진주의료원 TF에서 결정된다. 나는 전달자일 뿐"이라며 아무런 결정권도 책임권한도 갖지 못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한다.

▲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일 진주의의료원 병실을 찾아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등 병원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입원 환자를 위로하고 있다.
ⓒ 데일리중앙
노조는 따라서 "박권범 진주의료원장 직무대행은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대화의 당사자로서 부적격하다"며 홍준표 지사가 직접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밤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진주의료원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이고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14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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