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 설치 둘러싸고 대치... 주민들, 쇠사슬 시위
이날 낮 12시께부터 밀양 송전탑 경과지 주민 50여 명과 연대 시민 20여 명, 그리고 고 유한숙 어르신의 유족(큰아들과 딸)은 고인의 영정을 들고 밀양시청을 방문했다. 고인의 분향소를 영남루 앞에서 밀양시청 앞으로 옮기고 밀양시장과의 면담을 위해 시청을 찾은 것.
밀양시는 묵묵부답이었고, 오후 1시께 주민들이 밀양시청 옆 잔디밭 공터에 고인의 영정을 놓고 향을 피우자 밀양시 몇 몇 공무원들이 달려들었다.
밀양대책위에 따르면, 이때부터 시작된 충돌이 서너차례 이어졌다.
특히 주민들은 몸에 쇠사슬을 묶은 채 저항했다. 그러나 경찰이 이들을 제압했고, 이 과정에서 유한숙 어르신의 큰아들 동환씨는 사지가 비틀려 끌려나간 뒤 땅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고인의 딸 선화씨도 경찰의 방패에 공격을 받아 목쪽에 상처가 났다.
이러한 상황은 5시간 넘게 계속됐다고 한다. 유한숙 어르신의 유족과 주민, 연대시민, 수녀 2명 등 50여 명은 경찰 100여 명에게 둘러싸여 고착당한 상태에서 저항했다. 사실상 용변도 볼 수 없는 감금 상황이 몇 시간째 이어졌다고 대책위 관계자는 전했다.
밀양대책위는 이날 상황을 공권력에 의한 인권유린으로 규정하고 국가인권위에 긴급구제신청을 냈다.
밀양 송전탑 주민들은 쇠사슬 시위를 벌이며 밤샘 농성에 나설 예정이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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