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박근혜 '도곡동게이트' 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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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도곡동게이트' 격돌
  • 석희열 기자
  • 승인 2007.08.14 17: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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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사퇴하라" - 이 "정치공작"... 막판 경선정국 태풍의 핵

▲ 13일 검찰의 이상은씨 소유의 서울 '도곡동 땅' 차명 의혹 수사발표를 둘러싸고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14일 오후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합동연설회에서 혈전을 벌였다.
ⓒ 데일리중앙 석희열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새 변수가 나타났다. 이명박 후보의 맏형인 이상은씨의 '도곡동 땅' 차명 소유 문제가 막바지 경선 국면에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검찰은 13일 이 후보 차명 재산 의혹이 끊이지 않았던 이상은씨 소유의 '도곡동 땅'에 대해 차명 의혹이 짙다고 발표했다. 검찰 발표대로라면 문제의 도곡동 땅 실제 주인은 이상은씨가 아니라 이 후보일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이 후보 쪽은 "정치 검찰의 정치공작적 이명박 죽이기"라며 강하게 반발했고, 박근혜 쪽은 이 사건을 '도곡동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후보의 경선 사퇴를 거론하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명박 쪽 "정치 공작... 검찰총장 탄핵하겠다"

이명박 후보 쪽은 검찰의 수사 발표를 '정치 공작'으로 규정하고 검찰총장 탄핵 카드를 꺼내 보이며 검찰을 강하게 압박했다. 이 후보도 14일 오후 대구합동연설회 연설에서 "어설프게 (경선에) 끼어들면 가만두지 않겠다"며 검찰을 향해 경고를 날렸다. 

장광근 대변인은 "경선 6일을 앞두고 검찰이 중간수사 발표라는 형식을 빌어 이명박 후보에게 '도곡동땅 차명 의혹'을 부풀리는 듯한 모급을 보인 것은 과거 정치검찰 행태의 전형"이라며 "경선에서 이명박 승리가 확실시되지 현 정권이 '이명박 죽이기 플랜'을 다시 가동한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재오 최고위원 등 이 후보 쪽 국회의원 8명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이명박 죽이기는 '대한민국 죽이기'이며 검찰이 무슨 짓을 해도 정권 교체의 역사적 대의를 막을 수 없다"며 "검찰총장과 관련자들에 대한 책임을 한나라당 차원에서 반드시 묻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검찰의 수사발표에 항의하여 13일 밤부터 대검찰청 앞에서 밤샘농성을 벌인 뒤 정동기 대검차장과의 면담에서 "도곡동 땅의 실제 소유주가 이명박 후보와 무관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14일 오후 12시30분 농성을 풀었다.

박근혜 쪽 "도곡동 땅 차명 의혹은 게이트... 이명박 사퇴하라"

박 후보 쪽은 이날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확대선거대책회의를 열고 "당의 불행을 막고 정권 교체의 꿈이 무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명박 후보는 이 국면에서 용퇴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도곡동 땅 한 건만 해도 인신구속이 불가피한 범죄행위라는 법률팀의 유권해석이 나왔다"며 "용퇴를 말한 데에는 도곡동 게이트 외에 어쩌면 그보다 더 큰 파괴력을 가진 BBK, 산악회 등을 이 후보가 (본선에서) 절대로 극복해내지 못할 거라는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혜훈 대변인은 "도곡동 땅 게이트는 최소 징역 5년짜리 범죄행위라는 것이 법률지원단의 결론"이라며 "후보의 인신구속이 가능한 시한폭탄을 안고 본선에 돌입할 것인가 당원과 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박근혜 후보도 이날 오후 열린 대구합동연설회에서 "만약 도곡동 실제 땅 주인과  BBK의 실제 주인이 우려한 대로 밝혀지면 그때는 이번 대선이 어떻게 되겠느냐"며 "날마다 의혹이 터지고 그때마다 그게 아니라고 변명해야 할 후보로는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고 이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한편 이날 오후 60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대구체육관에서 펼쳐진 대구경북합동연설회에서 이 후보와 박 후보는 전날 검찰발표를 둘러싸고  서로 거친 말을 주고받으며 대혈투를 벌였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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