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6만여채 아파트값, 3년 전 수준으로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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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6만여채 아파트값, 3년 전 수준으로 하락
  • 이성훈 기자
  • 승인 2008.11.19 1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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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496가구, 8.31대책 이전 수준... 버블세븐 10채 중 1채꼴로 내려

▲ 자료=스피드뱅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6만여 가구의 아파트값이 3년 전인 2005년 8.31대책 이전 수준까지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가 19일 수도권 250만5645가구의 아파트(재건축 및 주상복합 포함, 신규 입주 아파트 제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 2005년 8월 31일 당시 매매가격에 비해 내리거나 보합에 머문 아파트는 6만496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최근 IMF 외환위기 당시에 비견될 만큼 극심한 경기 불황의 여파로 매수세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최근 몇 년간 급등했던 집값이 깊은 하락세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해마다 물가 상승률을 포함한 기회비용까지 감안할 경우 사실상 실제 손실률은 더 커진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총 95만2751가구 가운데 2.5%인 2만3907가구, 경기도 역시 전체 100만7252가구의 2.5%인 2만5488가구의 아파트값이 8.31대책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어 새도시는 전체 22만6045가구 가운데 3.8%인 8624가구가 8.31대책 이전 수준으로 내려앉아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인천은 31만9597가구 가운데 0.8%인 2477가구만이 8.31대책 수준으로 내려가 침체 기조가 가장 덜했다.

특히 8.31대책 이후 급격한 가격 상승을 보이며 버블 경고를 받았던 '버블세븐지역'은 전체 아파트 가운데 8% 가량이 8.31대책 시점보다 가격이 떨어지거나 보합에 머물렀다. 10채 가운데 1채 가까이 3년 전 가격으로 회귀한 셈이다.

서울 송파구는 총 6만5758가구 가운데 21%에 해당하는 1만3982가구의 아파트 가격이 8.31대책 이전 수준으로 떨어져 하락 비중이 가장 두드러졌다. 분당새도시도 7만8918가구 가운데 11%에 가까운 8620가구가 2005년 8월 당시 가격으로 내려앉았다.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미리 185㎡의 경우 지난 2005년 8.31대책 당시 15억5000만원까지 호가했던 매매가격이 2억원 떨어져 현재 12억~13억5000만원을 형성하면서 2005년 5월 수준까지 내려가 있다.

재건축 아파트인 가락시영2차 62㎡는 8.31대책 당시 9억3000만원을 호가했으나 지금은 7억7000만~7억9000만원이고, 잠실주공5단지 119㎡ 역시 11억5000만원선이던 매매가가 10억5000만원선까지 떨어진 상태다. 3년전 10억원까지 호가했던 서초구 잠원동 한신21차 132㎡는 8억5000만원으로 내려앉았다.

분당 정자동 주상복합아파트 로얄팰리스 211㎡는 15억5000만원까지 호가했으나 지금은 11억~13억5000만원선이며 10억~12억원선이던 수내동 양지금호 165㎡는 7억9000만원에도 매물이 있다. 용인 수지구 성복동 LG빌리지3차 304㎡는 2005년 8월 당시보다 2억5000만원 하락해 13억5000만원선이던 매매가가 10억~12억원까지 낮아졌다.

지난 2005년 발표된 8.31대책은 참여정부가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집값 안정을 목표로 내놓았던 부동산 안정대책의 종합 결정판이었다. 주택 및 토지 투기 억제와 서민 주거 안정을 목표로 양도세 중과세 및 종합부동산세 등 세제를 강화하는 한편, 토지시장에 대한 규제책과 판교를 비롯한 공공택지의 공영개발과 분양가 규제 등이 포함됐다.

특히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 및 2주택자 양도세 중과 50%를 적용하기로 한 데 이어 공시가격 '9억원 초과 주택'이던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을 '6억원 초과 주택'으로 확대하고 과세 기준도 '인별'합산에서 '세대별' 합산으로 바꾸었던 것이 바로 이때였다.

이로 인해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난 고가주택 수요가 줄어들었고, 강남권을 비롯한 버블세븐지역이 타격을 입었다. 또 기반시설부담금제 도입 등 개발이익환수 장치로 수익성이 하락한 재건축도 8.31대책 직후 내림세를 보였다.

이성훈 기자 hoonls@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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