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원공제회, 국민 혈세로 1조6750억원 수익 '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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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공제회, 국민 혈세로 1조6750억원 수익 '꿀꺽'
  • 석희열 기자
  • 승인 2015.10.0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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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 민간사업 참여해 정부 재정부담 압박... 유기홍 의원, 개선방안 마련 촉구

▲ 한국교직원공제회가 SOC 민간투자사업에 참여해 그동안 국민 혈세로 1조6000억원 넘게 수입을 보장받아왔던 것으로 국회 국정감사에서 확인됐다. 공제회 쪽은 적극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 데일리중앙
[데일리중앙 석희열 기자] 한국교직원공제회(이사장 이규택)가 SOC 민간투자사업에 참여해 정부의 재정부담을 압박한다는 지적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나왔다.

5일 국회 교육문화관광체육위원회 새정치연합 유기홍 의원이 교직원공제회에서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천공항고속도로 등 교직원공제회가 투자한 SOC 사업장에서 보전받은 총액이 1조67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제회는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춘천고속도로, 우면산터널, 부산김해경전철, 광주제2순환도로(3-1구간) 등 총 9개 SOC 민간투자사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7개 사업장에서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를 적용하고 있었다.

그 중 5개 사업장에서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MRG)를 통해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부족분을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는 민간자본이 투입된 사업의 수익이 예상보다 적을 경우 그 적자분을 정부 또는 지자체가 세금으로 보전해주는 제도다.

통상 민자사업은 30년 간 운영권을 주기 때문에 30년 동안 막대한 세금을 공제회가 안정적으로 받아먹는 셈이다.

대부분의 민자 SOC 민자사업이 최초 통행량 예측과 달리 경쟁도로의 신설, 개발계획의 변경, 경기침체의 영향 등으로 실제 통행량은 크게 낮다. 이에 따라 정부 재정부담이 지속적으로 증가해 국민 혈세를 낭비한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 국회 교문위 새정치연합 유기홍 의원은 5일 교직원공제회의 SOC 민간투자사업 참여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개선방안 마련을 촉구했다.
ⓒ 데일리중앙
유기홍 의원실에 따르면 공제회의 해당 사업장 MRG 누적 보전액을 보면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서울춘천고속도로는 국토부로부터 각각 1조2891억원, 581억원 ▷부산김해경전철은 부산시와 김해시로부터 1996억원 ▷우면산터널은 서울시로부터 662억원 ▷광주제2순환도로(3-1구간)은 광주시로부터 639억원 등 5개 사업에서 모두 1조6750억원의 국민 혈세를 챙겼다.

2014년을 기준으로 투자수익률은 인천공항고속도로 15.3%, 광주제2순환도로(3-1구간) 14.5%, 우면산터널 9.1%, 서울춘천고속도로 6.6%, 부산김해경전철 5.8% 등 고수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기홍 의원은 "교육부 유관기관인 교직원공제회가 혈세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은 공제회의 설립 취지에도 맞지 않다"며 "교직원들의 생활 안정과 복리 증진을 위해 국민들이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도록 SOC 사업장에 대한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교직원공제회 쪽은 MRG 계약 변경 등을 통해 SOC사업장에 대한 개선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제회 관계자는 "공제회가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인천공항고속도로와 인천의 원적·만월산 터널 등에 대해서는 MRG 계약을 적극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고속도로의 경우 국토부와 협의해 올해 9월 1일부터 통행료를 1000원 내렸고, 인천의 터널은 MRG 계약을 지난해 폐지했다고 한다.

우면산터널 등 나머지 사업장의 경우 소액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다른 민간투자자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MRG 계약을 개선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또 2000년 초 처음 SOC 민간투자사업에 참여할 때는 정부의 투자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참여했고, 당시에는 국공채 금리도 8~9%나 돼 MRG가 문제가 안 됐다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 저금리 기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어 억울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석희열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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