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촛불, '민주주의' '이명박 사과' 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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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촛불, '민주주의' '이명박 사과' 외쳐
  •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 승인 2009.06.10 21:41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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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0민주항쟁 22돌 범국민대회 열려... 서울광장 10만명 민주주의 염원

▲ 6월항쟁 22돌인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에 참가한 수만명의 시민이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와 '이명박 사과'를 외치고 있다.
ⓒ 데일리중앙 이성훈
다시 서울광장에 거대한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수만개의 촛불이 민주화의 성지 서울광장을 환하게 비추며 민주주의를 염원하고 있다.

6월 민주항쟁 22돌인 10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는 '6월 항쟁 계승-민주회복 범국민대회'가 시민 10만여 명(주최쪽 15만명, 경찰 5만명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됐다.

지금은 배우 권해효씨 사회로 2부 순서인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및 민주회복 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두 달 가량 계속된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다. 대회 참가자들은 '민주주의' '이명박사과' 등을 소리쳐 외치고 있다.

집회 규모에 놀란 경찰의 과잉대응으로 이날 하루종일 곳곳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이날 오전 8시50분께 음향차 등 범국민대회 행사차량이 서울광장으로 들어가려 하자 경찰이 이를 저지하면서 경찰과 시민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경찰이 행사차량 견인에 나서자 주최 쪽과 시민들은 육탄 저지에 나섰다.

이 충돌로 민노당 이정희 의원이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는 등 수십명이 크고 작게 다쳤다.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1부 '6월항쟁 계승 민주회복 범국민대회'는 22년 전 6월항쟁의 도화선이 된 박종철, 이한열 열사의 부모님의 인사말로 막이 올랐다.

이한열 열사의 어머미 배은심씨는 "87년 6월항쟁 때는 군사독재 정권이 최루탄과 군홧발로 민주주의를 짓밟았다면 지금 이명박 정권은 미디어악법 등 언론 통제를 통해 국민의 눈과 귀를 막으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 정세균, 민주노동당 강기갑, 창조한국당 문국현,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 등 야4당 대표와 이강실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백승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의 정치연설이 이어졌다.

정세균 대표는 "이명박 정권은 MB악법 수십개를 추진하면서 퇴임 1년밖에 되지 않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았다"며 "공안통치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정치보복으로 노 전 대통령을 서거하게 만든 데 대해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사죄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노회찬 대표는 이명박 정권을 '패륜 정권'에 빗대며 "제2의 6월항쟁을 일으켜 우리 국민이 대통령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민은 독재자의 임기를 보장하지 않는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와 내각 총사퇴, MB악법 철회및 국정 쇄신을 요구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또 결의문과 민주회복 4대 요구안을 채택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 채택된 4대 요구안은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강압통치 즉각 중단 ▲국정기조 전환 및 반민생-반민주 악법 철회 ▲부자편향 정책 중단과 서민 살리기 정책 최우선 시행 ▲남북 간의 교전 반대 및 평화적 관계 회복 등이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이명박 정부는 국민에게 사과하기는커녕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소통 없는 일방적 국정운영 기조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운영 기조의 전면적 전환'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적극 수용하라"고 말했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 49재인 7월 10일까지 '민주회복을 위한 범국민 행동'에 나서 대통령의 사과와 근본적 국정쇄신 등 민주회복 4대 요구안을 내걸고 범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10만명이 모여 있는 서울광장 일대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경찰 242중대 2만2000명과 물대포차 8대가 배치돼 있다. 경찰은 시위대가 거리행진에 나설 경우 즉각 강제 해산에 나설 방침이어서 대규모 충돌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석희열 기자·이성훈 기자 shyeol@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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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츄 2009-06-11 12:16:05
10만명이 모였다면 큰 불상사가 날수도 있었을텐데
서로 자제하는 바람에 잘 마무리돼서 다행이다.
경찰도 어제는 평화롭게 뒤끝을 잘 처리했나보네.
저렇게 하면 경찰도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지 않을까.
무조건 몽둥이로 시민을 패야만 공권력의 권위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경찰 수뇌부가 이런 생각을 늘 갖고 공무를 집행했으면 좋겠다.
이것이 한결같은 시민들의 바람이다.

기양산 2009-06-10 23:56:56
이게 뭘 말하는지 청와대만 모르는것 같다.
한나라당도 마찬가지.
제발 정신 좀 차리라.

가을애 2009-06-10 23:28:38
이러다가 또 일어나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이명박 대통령의 불통이 문제를 키우는거 같다.
지금이라도 진정성을 갖고 국민들에게 사과하고
국정운영 기조를 바꾸면 되는데 그럴 의사가 전혀 없는거 같다.
정말 안타깝다. 그게 뭐 그리 어렵다고.
국민하고 기싸움 신경전 벌이는 대통령이
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답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