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흑자, 의료자본 먹잇감으로 던져줘선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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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흑자, 의료자본 먹잇감으로 던져줘선 안돼"
  • 김용숙 기자
  • 승인 2014.01.17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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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누적흑자 11조원... 무상의료운동본부 "흑자는 환자들을 위해 우선적으로 써야"

▲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작년 한 해 6조원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건강보험 누적 흑자가 11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데일리중앙
지난해 말까지 건강보험 누적 흑자가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건의료시민단체는 건강보험 흑자는 환자들을 위해 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작년 한 해 6조원의 흑자를 기록해 사상 최대의 건강보험 재정이 남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17일 논평을 내어 "국민건강보험은 한국의 핵심 사회보장제도로 단순한 기업 흑자처럼 볼 수 없다"며 "국민들이 아파도 참아서 만들어진 건강보험 흑자는 환자들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경자 무상의료운동본부 공동집행위원장은 "수년 동안 지속된 건강보험 흑자는 정부의 사회보장제도가 예측과 전망에서 너무나도 크게 틀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낮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것.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보장성은 56% 수준이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국민건강보험은 사회보장제도로서 재정 흑자 여부가 아니라 국민건강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경자 집행위원장은 "건강보험 흑자는 결국 국민들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해 생긴 미충족 의료의 결과"라며 "건강보험 흑자를 쓰지 않고 보유한다는 것은 사회보장제도로서의 기능 포기"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흑자는 가장 우선적으로 국민들이 아픈데도 경제적 이유로 병원에 갈 수 없게 하는 과도한 본인부담을 낮추는 데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건의료노조 등 노동시민사회는 그간 보장하지 못했던 비급여의 급여화를 비롯해 총체적으로 보장성을 높이는 데 지출해 국민들의 고통을 줄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또 박근혜 정부의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공약 이행은 건강보험 흑자 사용이 아니라 별도의 국고지원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경자 집행위원장은 "지금 박근혜 정부는 자신들이 한 공약조차 제대로 이행할 의지는 없으면서 건강보험 흑자를 이용해 공약을 '이행'한다는 모양새만 내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실제 건강보험 재정을 특정 질환자들을 위해 더 지출할 때 형평성 문제를 낳을 수 있다.

건강보험 11조원 흑자를 수가인상 같은 공급자 몫으로 전환해서는 결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들이 병원을 덜 가서 생긴 돈은 당연히 국민들을 위해 써야지 병원자본의 배 불리는데 전용돼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김 집행위원장은 "국민건강과 생명을 돈 벌이 수단으로 여기는 전면적 의료민영화를 추진하는 박근혜 정부가 건강보험 11조원 누적 흑자를 의료자본에게 먹잇감으로 던져 줄 거라고 걱정하는 것이 기우만은 아닐 것"이라며 의료민영화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국민의 고통에 귀 기울일 것을 촉구했다.

김용숙 기자 news7703@daili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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